자세히보기 2018년 12월 3일

기획 | 남북 철도 연결,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회복하라!

기획 | 대륙이 열린다 남북 교통망 연결과 통일미래

남북 교통망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은 동·서해안 비무장지대(DMZ) 지역의 통합적 개발 전략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동북아 공동번영과 다자안보의 기초를 닦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한반도의 끊어진 혈맥을 다시 연결하고 대륙 진출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이를 통해 향후 발전적인 방향에서 우리의 노력과 전략이 모아져야 할 점은 무엇인가? 남북 교통망 연결을 주제로 지난 11월 14일 대전 충남대에서 진행된 제21차 통일한국포럼의 발표 및 토론 내용을 정리해 게재한다. ※편집자주

남북 철도 연결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회복하라!

지용태 / 한국철도공사 남북대륙사업실장

지난 9월 19일 개성까지 이어진 경의선 철도(위쪽이 개성방향) 임진강역에서 문산~임진강 구간 전철화 공사 관계자들이 철로 및 승강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

지난 9월 19일 개성까지 이어진 경의선 철도(위쪽이 개성방향) 임진강역에서 문산~임진강 구간 전철화 공사 관계자들이 철로 및 승강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

북한에는 아직 고속차량이 도입되어 있지 않지만 화차와 객차는 남한보다 훨씬 많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화물의 대부분을 철도 운송으로 소화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남북한 철도 인프라를 살펴보면, 남한의 철도 영업거리는 약 4,077km 수준이다. 북한은 남한보다 약 30% 정도 높은 5,226km 정도의 영업거리를 가지고 있다. 전철화 측면에서는 남한이 약 70%를 상회하고 있고 북한은 80%에 육박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전철화율이 높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에서 효율적인 철도 교통수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 평양에서 나진까지 철도로 이동할 때 약 48시간이라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이는 주요 거점마다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4~5시간씩 서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전력사정이 여의치 않은 북한의 사정상 높게 설정된 전철화율이 오히려 철도 운용에 취약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북한 철도, 전반적인 환경 열악에 유지보수도 어려움 겪어

철로의 복선화율은 남한의 경우 63% 가깝게 이뤄졌지만 북한은 3% 정도로 매우 낮다. 평의선의 경우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연결되어 있고 여기서 중국 단둥과 선양을 거쳐 베이징까지 가는 주 2~4회의 국제열차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 노선의 일부 구간에 복선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유지보수가 어려워 제대로 관리가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유지보수의 방법을 보더라도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있는 다른 선로의 것을 뜯어와 보수하는 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일부 구간에서 잦은 단선 현상이 나타났고 열차 운영에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궤간과 궤간 사이를 보면 남한처럼 콘크리트 침목은 보통 60cm를 유지하고 나무 침목의 경우 70cm 정도를 유지한다. 그런데 북한은 2m 가량 침목이 벌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열차의 속도를 보장하지 못한다.

앞서 유지보수에 대한 언급을 했지만 나무 침목을 관리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나무 침목은 기름을 주입하는 방식을 통해 관리하는데 관련 재료를 확보하는 데 장애가 있어 보통 산에 있는 낙엽송을 베어 일부 궤간을 놓는다. 낙엽송은 건조한 상황에서는 강도를 보장할 수 있지만 비를 맞는 등 습기에 노출되면 1년이 채 되지 않아 부패하기 때문에 취약점을 안고 있다.

한반도의 철도는 동쪽과 서쪽에서 X자 형태로 가로지른다. 분단으로 인해 남북의 경계가 이뤄진 곳이 바로 X자의 축이 만나는 접점 지역이고 이것이 ‘잃어버린 연결고리(missing link)’가 된다. 따라서 X자의 축이 만나는 선을 다시 연결하는 작업이 바로 남북 철도를 하나로 잇는 것이고 곧 대륙의 시베리아 및 중국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고 TCR(중국횡단철도)과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을 통한다면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큰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다만, 한국이 선제적으로 나서 북한에 일정 수준의 개량화 등을 약속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선포하면서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것보다는 북한 철도의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한 뒤 실질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하는 것에 맞춰 협력 사업을 펼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남북이 이러한 문제를 놓고 대화하는 기회를 보다 많이 만들어야 한다.

향후 남북 간의 철도 사업 추진과 관련해서는 상호 논의하고 협의해야 할 의제가 수두룩하다. 남북 철도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문제, 남북 철도의 현대화에 대한 문제, 고속철도 건설의 여부, 이에 수반되는 비용과 조달 및 상환 방법, 운영 주체 등이 상호 간에 논의 및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단 남북 철도의 연결만 해당되는 것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국제적 협력도 동시에 병행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 관련국의 철도 전문가들을 상호파견하고 교류협력의 기회를 가지고 있다.

INFO2

철도의 미래가치 확신 갖고 실질적 협력 견인해야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철도의 주권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예를 들어 인접국이 엄청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지고 북한을 재건하는 과정에 동참하는 가운데 철도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순간이 되면 비록 미래에 통일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역량은 지금처럼 도라산에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한국이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철도의 미래가치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우리의 기술력과 실력으로 북한 철도의 재건에 실질적인 협력을 이뤄낼 수 있다면 역량이 신의주와 두만강까지 뻗을 수 있다. 그래야만 우리의 역량이 중국 지린성을 거쳐가고 러시아 하바로브스크까지 닿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고, 이것이 실질적인 통일한국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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