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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중국은 단둥을 어떻게 활용하나? 2014년 1월호

기획 | 단둥의 창으로 북녘을 보다 下
중국은 단둥을 어떻게 활용하나?

2010년 12월 31일 '조·중(북·중)압록강다리' 착공식이 중국 단둥시에서 열렸다.

2010년 12월 31일 ‘조·중(북·중)압록강다리’ 착공식이 중국 단둥시에서 열렸다.

랴오닝성의 동남부에 위치한 단둥시는 중국의 국가급 변경도시로서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으며, 한반도와 중국 동북지역이 연결되는 동북아경제권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이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중국정부가 동북진흥전략을 추진해 오면서, 특히 2009년 7월 ‘랴오닝 연해경제벨트계획’을 국가급 프로젝트로 격상시키면서 단둥은 다롄과 더불어 동북지역 주요 출해통로이자 대북교역의 최대 중심지 역할을 담당해 왔다.

단둥시를 중심으로 중국측 총 300여 개의 무역업체와 1만 명 이상의 대북무역 종사자들이 북한과의 무역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3~4천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현지 음식점, 봉재가공업체 등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남북한 교역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단둥지역에서는 이처럼 중국의 대북지원 및 교역이 보다 활성화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랴오닝 연해경제벨트계획’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 정부는 북·중교역의 확대추세와 이로 인한 물동량 증가에 대비하여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단둥시를 중심으로 내부적 교통물류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 개선조치는 물론이고 신의주와의 연계교통물류망 확충을 위한 노력을 전개해 왔다. 또한 단둥시 차원에서도 철도, 도로, 항만 등에 대한 집중적 투자를 통해 교통물류체계를 완비한 후, 이를 북한 교통 인프라와 연계하는 ‘단둥 물류운송 중심도시’ 계획을 추진해 왔다. 중국 정부는 ‘랴오닝 연해경제벨트계획’의 대외개방 확대의 조치로서 북한의 신의주와 인접한 단둥지역에 한국은 물론이고 홍콩, 미국, 러시아 등의 투자유치를 통하여 산업단지를 조성 중에 있으며, 특히 단둥-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도로대교의 신설과 황금평·위화도 개발을 통해 북·중 접경지역의 초국경 연계개발을 추진해 왔다.

중국, 단둥을 대북물류·유통 거점도시로 육성

압록강도로대교의 신설과 관련해서는 북·중 간 오랫동안 논의가 진행되어 왔으나, ‘랴오닝 연해경제벨트계획’이 국가급 프로젝트로 비준된 직후인 2009년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관련 협정이 체결되었다. 또한 2010년 2월에는 북·중 간 ‘압록강도로대교 공동 건설, 관리, 유지보수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었고, 동년 12월에 압록강도로대교 착공식이 거행되어 2014년 9월에 개통될 예정이다. 북·중 간 황금평·위화도 공동개발과 관련해서는 2010년 5월과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논의가 진행되어, 동년 12월에 관련 협정을 체결하고, 2012년 8월에 공동관리위원회가 설립되는 등 일정한 진척이 이루어져 왔다.

단둥은 북·중 접경지역 가운데 대북한 지원물자와 임가공 물동량 처리 규모가 가장 큰 지역으로서 향후 양자 간 교역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삼각무역의 중심지로 부각될 가능성이 농후한 지역이다. 중국은 중앙과 지방정부 차원에서 각자 단둥시를 대북 물류·유통의 거점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철도, 도로, 수로, 항만 등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압록강도로대교 신설에 따른 북·중 간 교통물류체계의 연계 강화는 2005년 이후 중국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한 ‘육로-항만-구역 일체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랴오닝성의 성장축을 변경지역으로까지 확대함으로써 황금평경제지대의 건설과 연동하여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인하는 데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이미 개통된 랴오닝 연해도로와 연계하여 단둥-신의주로 이어지는 접경지역 도로 인프라의 확충을 통해 단둥-신의주(황금평)의 연계개발이 본격화되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교역과 투자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주요 간선(신의주-평양-개성) 확보를 통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단둥, 남·북·중 삼각교역 중심지로 부상 가능성

단둥항

단둥항

이처럼 중국은 대북교역의 중심지이자 한반도와 동북지역을 잇는 창구로서 단둥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북한을 중국식 개혁·개방모델로 이끄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여 왔다. 또한 이러한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과 방식은 인프라 연계를 통한 접경지역 개발이며, 나아가 북한의 주간선에 해당하는 개성-평양-신의주와 중국의 단둥-선양-베이징으로 이어지는 인프라의 건설과 연계를 통해 북·중 간 경제통합을 이룬다는 지경학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북·중 변경지역 공동개발 프로젝트의 북한측 책임자였던 장성택의 숙청으로 양국이 공동으로 추진해온 황금평 개발사업이 일시 중단된 상태이며, 단둥을 중심으로 한 북·중 간 접경지역 연계개발의 미래가 다소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중 간 교역의 중심지인 단둥의 현대적 개발을 중심으로 북한과의 인프라 연계 및 공동개발을 통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지경학적 접근과 의도가 일정한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장성택 숙청이 결정된 2013년 12월 8일, 오히려 북·중 간 국제컨소시엄을 통해 신의주-평양-개성간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현재 북·중 간 무역에도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중국과의 경협이 필수불가결한 생존조건일 수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 중국과의 경협의 진행은 다소간의 굴곡이 있다하더라도 계속 추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2014년 새해는 단둥을 거점으로 북한과의 경협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이 더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압록강도로대교의 신설이 완료됨에 따라 북·중 간 교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황금평지역의 공동개발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계획에 일정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신의주-평양-개성으로 이어지는 북한 내 주간선의 확보에 치중하면서 경협을 통한 북한체제의 안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원동욱 / 동아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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