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어요 | “학생들 통일 무관심은 들을 기회가 적었던 탓” 2014년 3월호
만나고 싶었어요 | 정지희 학교통일교육강사협회장
“학생들 통일 무관심은 들을 기회가 적었던 탓”
A.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여 학생들을 지도했어요. 주변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소개받아서 무료수업도 진행해 왔고요. 학생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던 중에 탈북 가정의 학생들을 알게 되었는데요. 학습뿐만 아니라 생활적응에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탈북 학생들을 만나면서 북한주민들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10여 년간 북·중 접경지역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해오신 이모부님을 통해 북한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온 것도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이후 통일기금 모금에 앞장서 온 나도균 사회통일전문강사님으로부터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학교통일교육전문강사반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응모하여 지도경력을 인정받아 전문적인 강사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죠.
Q. 학교통일교육강사협회는 어떻게 결성되었는지?
A. 학교통일교육강사협회는 통일부 통일교육원의 학교통일교육전문강사반을 수료하고 실력을 인정받아 전국 초·중·고의 학생들에게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통일한국의 미래비전’을 주제로 강의하고 계신 남북한 강사님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통일교육원에서는 2010년부터 매년 30여 명의 전문강사들이 배출하고 있는데, 남북의 강사들이 함께 모여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더 좋은 강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강사로서의 자질을 높이며, 통일교육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통일준비에 앞장서고자 학교통일교육강사협회를 만들게 되었어요.
Q. 학교통일교육강사협회의 주요 프로그램?
A. 학교통일교육강사협회에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고 현실적이며 미래지향적인 통일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에도 특강식 통일교육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식 통일교육, 남북통일 토크쇼, 통일동아리 활동, 통일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죠. 체험식 통일교육에는 여러 강사님들의 현장 강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즐겁게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놀이식 통일교육 프로그램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통일교육 이외에도 학부모, 교사들,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 유치원생들을 위한 나라사랑 통일교육, 대학생들과 함께 하는 통일준비 참여활동 등 여러 가지 활동들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어요. 통일교육 현장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발전시키고자 강사들의 워크숍을 통한 사례발표를 실시하고 있고요. 통일교육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여 강사뿐만 아니라 통일교육과 통일준비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과 일반시민과도 함께 하고 있죠.
Q. 요즘 학생들의 통일의식, 학교 현장에서 보면 어떤지?
A. 학생들이 통일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원인은 학생들이 통일문제와 북한의 동포들에 대한 소식을 들을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전국의 학교들을 방문하다 보면, 어떤 학교는 통일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서 질문도 많이 하고 강의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오는 학생들이 있어요. 그것은 평소에 학교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이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얘기들을 해주고 소개하기 때문이죠. 반면에 어떤 학교에서는 심지어 교장선생님께서 “통일되면 안됩니다. 우리 사위가 독일사람인데, 통일 이후에 아직도 세금을 너무 많이 내고 있답니다. 우리도 그렇게 될 것인데 통일되면 더 힘들어 질테니 통일에 반대합니다.”라고 공공연히 말씀하셨던 경우도 있었어요. 당연히 그 학교의 학생들은 통일교육 시간을 쉬는 시간 쯤으로 여기고, 대부분이 손에 책을 들고 오거나 핸드폰으로 다른 일을 해서 강의에 집중시키기 힘들었던 경우도 있었죠.
강의 전과 후에 학생들에게 ‘통일에 찬성하는 이유와 반대하는 이유’를 꼭 물어봐요. 강의 전에는 ‘통일이 되면 살기 힘들다’, ‘취직하기 어려워진다’, ‘북한사람들은 그냥 무섭다’,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강의를 통해서 북한의 주민들이 우리와 같은 한민족으로 재능 있고 실력 좋은 사람들도 많다는 것, 소모성 분단비용의 폐해와 투자성 통일비용의 가치, 무한한 경제발전 가능성, 무엇보다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없애기 위해서, 또한 우리가 세계에 하나뿐인 분단국가이고 한민족이었기 때문에 남과 북이 함께 더 잘 살 수 있도록 통일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최근의 동영상 자료들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면 학생들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통일에 대한 생각들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많이 경험했어요.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공모전, 이벤트, 체험활동 등 관련 프로그램들을 많이 제공하여 학생들이 재미있게 참여하고, 성과도 누리고,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최근 학교 현장에선 체험식 통일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많은 수의 학생들에게 강의하기 위해서는 특강식 통일교육이 효과적이었다면, 체험식 통일교육은 북한의 동포들과 통일준비, 통일과정, 통일 이후의 문제들에 대해서 학생들이 함께 생각해 보고 의견을 발표하며 참여방법을 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훨씬 재미있고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게하는 데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해요. 결국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경험 많은 강사들이 더욱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고요. 학교통일교육강사협회의 강사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 생각해요. 통일동아리, 통일캠프, 남북통일 토크쇼 등의 프로그램 속에서 학생들이 형처럼, 누나처럼 젊고 실력 있는 강사들과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고 물어보며, 스스로가 통일준비에 동참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Q. 보람 있었던 일과 가슴 아팠던 일?
A. 통일문제에 무관심할 것만 같고 반대했던 학생들이 그들과 똑같은 북한 학생들의 모습들, 북한 주민들의 생활모습을 보고, 듣고, 알게 되면서, 동질감을 느끼고 통일비전에 대해서 공감하며 통일에 찬성하는 모습들을 보여줄 때 많은 보람을 느껴요. 또 어느 중학교에서 강의 후에 ‘미래 통일한국의 소망과 꿈’에 대해 발표했을 때, “통일한국의 역사학자가 되어서 중국과 일본에 빼앗기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겠다.”, “통일한국의 의사가 되어서 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돌보겠다.”, “통일한국의 요리사가 되어서 남북한의 음식을 세계에 알려 한류열풍을 일으키겠다.”, “통일한국의 법학자가 되어서 남북한법을 연구하겠다.”, “통일한국의 관광가이드가 되어서 백두산에 여행 오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겠다.” 등등의 통일한국을 바탕으로 미래를 꿈꾸고, 계획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큰 보람을 느꼈죠. 반대로 함께 강의하러 간 탈북강사님에게 예의 없이 행동하는 학생을 볼 때면 속상하죠.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하여 여러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오신 탈북강사님들의 생생한 증언을 숨죽여가면서 경청하고, 함께 눈물 흘리기도 하며, 그 분들이 열심히 노력하여 남한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강사로서 멋있게 활동하고 계신 것에 박수를 보내요. 그러나 가끔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어서 가슴 아플 때가 있어요.
Q. 비전과 향후 계획?
A. 학교통일교육강사협회의 전문강사님들은 대부분 20~30대로 학부에서 통일, 북한, 교육 관련 학과를 전공하였고, 통일부기자단, 민주평통자문의원, 통일교육위원등을 겸임하며 통일준비 관련 활동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석사 및 박사과정을 통해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수년간 전국의 초중고,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신나고 재미있는 통일교육을 하고 있죠. 앞으로도 더욱 많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통일한국의 씨앗을 심어주어 통일준비와 이후 더 큰 통일한국의 주인공들이 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 통일교육에 앞장서도록 할 겁니다.
이동훈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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