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어요 | “일본군위안부 문제, 장기적 마스터플랜 짜야죠” 2013년 12월호
만나고 싶었어요 | 윤종휴 여성가족부 복지지원과 사무관
“일본군위안부 문제, 장기적 마스터플랜 짜야죠”
Q. 여성가족부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정책 경과는?
A. 1992년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증언했죠. 이후 정부에서는 ‘정신대문제실무대책반’을 만들었고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실태조사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과 기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993년에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등록을 받기 시작했어요. 1993년 제도 도입 당시 방송·신문 등을 통해 집중 홍보하고, 지자체 민원실에 별도 창구를 마련하여 접수를 받았어요. 그 결과 지금까지 237명이 등록하게 되었고요.
2001년에는 그 동안 국외거주 피해자 등록이 국내거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고 판단하여 국외거주 피해자 발굴에 집중하여 10명의 국외거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발굴하여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등록하신 분들 중 181명이 돌아가시고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은 56명(국내 51명, 국외 5명)뿐이라는 점이죠. 평균 연령이 88세에 최고령은 97세고요, 최연소는 79세입니다. 1993년 이래로 신규 등록한 피해자에게는 주거안정 일시금과 매월 생활안정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 치료사업, 2006년부터 간병비를 지원해 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Q.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지원은 어떻게?
A.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 및 건강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신규등록 시 주거안정지원금 4,3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원하고, 생활안정지원금으로 매월 98만2천원, 간병비로 연간 1,430만원을 지원하고 있어요. 개인별 특성에 맞는 종합건강검진과 건강치료 및 정서안정치료지원도 병행하고 있죠. 건강치료지원은 의료보호가 적용되지 않는 의료수요를 파악하여 실질적인 의료지원을 실시하는 것인데요. 비급여치료비, 치과치료비, 한방치료비, 한약조제비, 상비약품비, 노인성 질환 관련 용품비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에요.
정서안정지원은 미술치료, 노래치료, 서예, 요가 등 각종 취미활동과 사회·문화적 변화들을 체험하고 사회생활에 대한 적응력을 유지하여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주는 사업입니다. 올해는 희망하시는 분들에게 종합건강검진을 실시하였고요. 2차 진료가 필요하신 분들에 대한 지원을 하여 피해자 분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오는 2014년부터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 ‘우리 집’ 운영비를 지원할 계획이며, 명예회복과 손해배상 청구 등에 필요한 법률상담 등에 대해서도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Q. 기념사업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A.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관련 자료를 조사·수집하고 체계적으로 분류, 관리하여 국가기록물로 지정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특히 유네스코 등재 추진은 관련 국가의 NGO와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특별기획전을 지난 11월 12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개최하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널리 알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범국민적 관심을 촉구하고자 해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국민이 동참할 수 있도록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사이버역사관(e-역사관) 및 영어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고요. 올해 6월에는 일본어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페이스북을 개설하여 e-역사관과 연계하여 온라인 홍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재능기부 자원봉사자를 활용하여 각종 콘텐츠의 외국어 번역 등을 추진하고 있어요. 내년에 기록사료 조사 및 체계적 분류사업이 완료된 후 e-역사관에 게재하여 위안부 관련 전문가, NGO 등과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계획입니다. 지난 6월에는 관계부처, 역사학자, 법률학자, 문화계, NGO 대표 등 15명으로 구성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진상규명 및 기념사업 추진 민관 TF’를 발족하여 만화·동영상을 제작하고, 관련 자료 조사와 수집 등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왜곡 등에도 자문을 하면서 위안부 문제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죠.
Q. 국제사회와 연계된 활동이 효과적일 텐데?
A. 그렇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려 문제해결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얻어 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 8월 28일에는 36개국, 여성리더 550여 명이 참석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에서 ‘일본군위안부 특별세션’을 개최하여, 위안부 피해자 전시회 및 위안부 피해자 증언 등을 통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렸고요. 특히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10월 11일 UN총회 제3위원회 연설을 통해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주무부처 장관으로서는 최초로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문제해결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호소하였어요. 뿐만 아니라 2014년 1월에는 세계 최대 만화축제인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하는 전시를 개최하여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알릴 예정이고요. 이에 국내 유수의 작가진을 섭외하여 50여 점의 일러스트와 만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어요.
Q.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
A. 지난 6월부터 조윤선 장관은 국내에 생존하고 계신 모든 피해자 할머니들을 방문하고 계세요. 그런데 피해자 분들은 가족이 드물고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경우도 있잖아요. 요양병원 등 병실에서 생활하고 계셔서 외로운 분들이 많이 있죠. 평소 듣고 말하기가 어려운 할머니들께서 장관 방문에 기뻐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어요. 심지어 평소 말을 거의 못하시는 분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보람과 동시에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한 감정을 느꼈죠. 그 분들도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을 많이 느꼈어요. 최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국민의 요구사항이 많아짐에 따라 업무가 다소 가중되었지만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늘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면 다소 힘들기는 해도 보람이 더 큰 것 같아요.
Q. 최근 일본 정부의 급격한 우경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A.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일본 정부의 우경화 행보에요. 지난해 8월부터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등 일본 유력 정치인들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망언을 하더니만, 최근에는 일본 정부 차원에서 노골적으로 “한·일 간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었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이를 일본 교과서에 실어 공식화하고자 하고 있잖아요. 우리 정부에서는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우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역사교육을 바로 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최근 불거진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 TF위원들의 자문을 받아 일본군위안부 문제 기술에 대한 수정, 권고사항을 전달한 바 있죠. 앞서 언급한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개최하는 위안부 피해자 특별기획전도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을 하는 데 그 뜻이 있고요. 앞으로도 다양한 역사교육 콘텐츠를 개발하여 청소년들에게 교육할 계획입니다.
2014년에는 위안부 피해자 실태를 정확히 조사·분석하여 정부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고요. 이런 활동들을 바탕으로 일본 정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에요. 위안부 피해자 생존 시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여 일본 정부에 제의하고 일본 정부가 이에 불응할 경우 장기적인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고요. 일본 정부로 하여금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에서 문제해결에 접근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면서 국제사회에서 압박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Q. 향후 계획에 대해?
A. 최근 일본 정부의 태도로 보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요. 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봐요. 우선 2014년에 위안부 피해자 실태에 대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정부보고서로 발간할 계획이고요. 이를 토대로 일본 정부에 대응하고자 합니다. 국가 간 대응은 물론 국·내외 홍보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고요. 앞서 말씀드린 여러 프로젝트와 함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구술증언집을 제작하여 후대에 전하고 다큐멘터리 등 위안부 문제를 지속적으로 알려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계획을 갖고 있고요. 지금 추진하고 있는 기록사료 조사사업이 완료되면 국가기록물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여 자료를 보존·관리하려고 해요.
물론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UN 등 국제기구, 엠네스티 등 국제 NGO 등과 공조를 강화해 일본정부에 압박을 해 나가도록 협조를 구할 것이고요. 더불어 국내 NGO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해외 활동 및 위안부 피해자의 해외 증언활등을 지원하여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지지를 확산해 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동훈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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