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3월 1일

연구보고서 | 경제적 실리보다 전쟁방지 위해 통일 필요 2011년 3월호

연구보고서<한국인의 통일의식 장기 변화>

경제적 실리보다 전쟁방지 위해 통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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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에게 통일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분단 고착화에 따라 관심이 퇴조하고 있지만, 사회적 차원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일비용 증가 등으로 통일 가능성, 시기, 당위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고 있으며, 통일과 북한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남북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남북관계와 정비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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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관심 줄고 우려 높아져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 2월 8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주최로 열린 ‘제12차 통일학 기초연구 학술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인의 통일의식과 태도의 장기적 변화 분석(1985~2010)> 보고서를 발표했다.

분단의 역사가 오래되면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다음 <표>는 2005년과 2010년 등 최근 두 시기에 걸쳐 우리 국민의 통일에 관한 관심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5년 동안의 변화이기 때문에 변화의 폭은 크지 않지만, 현재 한국인의 통일에 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시사하고 있다.

전 국민의 1/4 이상은 통일에 대해 여전히 매우 관심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전 국민의 1/2은 통일에 대해 매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관심이 있는 편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혀 관심이 없거나 별로 관심이 없는 국민보다 통일에 대해 관심이 있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 관심이 어떤 관심인지는 모른다. 통일여부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고, 통일에 따르는 비용부담 등 통일과 연관된 관심일 수도 있다. 또는 최근 북한의 사정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급격한 붕괴가 일어나고 한국도 독일처럼 예상치 못한 시점에 통일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점에서 비롯된 관심일 수도 있다.

어쨌든 현재 남과 북이 분단되어 있고, 통일이 안 되면 분단비용이, 통일이 되면 통일비용이 개개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일에 크든 작든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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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으로서의 북한 재발견

남북관계가 냉전기였다고 할 수 있는 1985년부터 1986년까지는 한국인들 사이에 어떤 체제가 될지 몰라도 통일을 빨리 이루어야 한다는 태도를 지닌 비율이 전체 국민의 1/5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색된 남북관계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는 1988년부터는 남북한이 무조건 빨리 통일되어야 한다는 태도를 나타내는 국민들의 비율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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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 북한 적대대상 인식 높아져

대신 통일을 위한 여건이 성숙되어야 한다든지, 북한을 자유민주주의로 전환한 후 통일해야 한다는 식의 신중한 태도가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또한 분단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남과 북의 격차가 커지면서 통일하는 것보다 현재와 같이 분단 상태로 머무는 것이 낫다는 태도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분단이 고착화되고 통일이 쉽지 않은데, 설혹 통일이 되는 경우 물리적 통일뿐만 아니라 완전한 통일에 이를 때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는 한국인이 점차 통일을 거북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1987년을 지나면서 통일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응답하는 국민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와 함께 남북통일이 가능하다고 예상하는 시기도 매우 짧아진다. 국민 가운데 남북통일이 5년 이내 혹은 10년 이내에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1987~1988년을 즈음하여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1995~1996년을 지나면서 남북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시기는 다시 점차 길어지기 시작한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의 조사 결과는, 이 기간 동안 한국인의 통일 가능성에 대한 예상이 매우 부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심지어는 남한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져도 남북통일이 가능한 시기는 앞당겨지지 않는다. 한국인은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남북통일이 가능한 시기를 매우 늦춰 보고 있으며, 남북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하에서 햇볕정책이 실시되면서 전쟁 발발 가능성 및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이 낮아지고 남북통일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다. 비록 남북 간에 전쟁이나 분쟁 가능성은 낮아졌을지 모르지만 국민은 통일가능성의 시기가 오히려 더 멀어지고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예상이 실제로 남북통일 가능성에 대한 예상인지, 아니면 통일이 부담스럽게 느껴져 통일이 안 되거나 혹은 좀 더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반영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어쨌든 일관성 있게 남북통일 가능성의 시기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인 사이에 통일이 필요한 이유로는, 여전히 같은 민족이 분단된 남과 북으로 떨어져 있어 재결합을 위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이유가 가장 강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같은 민족이니까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어야 한다는 태도는 조금씩 약화되고 있다.

이산가족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어야 한다는 태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중요한 이유가 아니었다.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되어야 한다는 정서적 이유 외에는 전쟁을 방지하고 한국이 선진국 진입을 위해 통일이 필요하다는 서로 다른 실리적 이유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한국이 선진국 진입에 남북한 통일이 필요하다는 경제적 이유가 더 강해졌었지만, 남북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최근에는 경제적인 실리적 이유보다도 남북 간에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위협을 없애기 위해 통일이 필요하다는 실리적 이유가 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인식은 1980년대 후반에 극적인 변화를 경험하였다. 축구경기를 가정한 상황에서 미국이나 일본보다 북한을 응원하겠다는 비율이 1980년 후반에는 한 해가 지날수록 급속히 증가하였다. 이런 결과는 남북관계가 냉전기를 지나면서 같은 민족으로서의 북한을 재발견한데서 유래했다고 보여진다.

남북관계 따라 대북인식 변화

1990년대까지는 북한에 대한 인식은 경계대상이거나 적대대상으로 보는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햇볕정책이 실시되고 남한과 북한 사이에 경색 국면이 조금씩 해소되면서 일반 국민의 북한에 대한 인식도 경계대상에서 협력대상으로 급속히 변화하였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2009년 이후에는 다시 북한을 협력대상으로 보는 비율이 감소하고 대신 경계대상이나 적대대상으로 보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일반 국민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변한다. 의식이나 태도는 고정된 것이 아니고 늘 변할 수 있는 것이고, 남북관계의 상황에 따라 국민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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