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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북한 환경 프로젝트, 역량강화 집중한 신협력모델 찾다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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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국경을 넘어 상생 … 동북아 환경협력의 길

북한 환경 프로젝트

역량강화 집중한 신협력모델 찾다

펠릭스 글렝크 / 독일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북한담당 매니저

한스자이델재단의 북한 산림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된 북한 평안남도 대동군에 위치한 상서리 양묘장의 모습(2017년 9월) ⓒ독일한스자이델재단

한스자이델재단의 북한 산림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된 북한 평안남도 대동군에 위치한 상서리 양묘장의 모습(2017년 9월) ⓒ독일한스자이델재단

독일 한스자이델재단(HSS, 이하 재단)은 현재 북한과의 환경 분야 협력 사업을 중단 없이 이어오고 있다. 특히 동·서해안을 따라 산림 조성과 습지 관리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업의 전반적인 모습을 소개하고 북한 나아가 동북아 차원의 초국경 환경협력 추진 과정에서 시사점을 드러내 보고자 한다.

재단은 지난 2015년부터 북한 나선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이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났고 공식적으로는 4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실제로는 훨씬 더 큰 피해가 있었다. 실제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며 1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고 농지가 침식되었으며 관련 시설들이 모두 휩쓸려 나가는 가운데 인근 지역이 완전히 황폐화되었다.

북한 산림·습지보호 프로젝트, 환경과 인간안보를 묻다

당시 인근 중국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북한에서는 발생해 큰 피해를 입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이유는 분명했다. 중국에서는 풍부한 산림이 있었기 때문에 수목이 폭우를 흡수했고 북한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없었다. 북한에서는 지속적으로 산림이 파괴되고 있었다. 겨울철 난방용 등 에너지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무분별한 벌목이 이어졌고 이것이 매해 반복되며 지속적인 산림 파괴가 발생했기 때문에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재단은 EU로부터 후원을 받아 북한의 산림 재조성 관련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가치를 부여했던 점은 1회성 지원을 넘어 역량강화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북한에 나무를 심어주는 물리적인 행동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산림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방법론을 교육하고자 했다. 따라서 평양에 산림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전문 센터를 만들었고 세계 각국의 산림 전문가를 모아 국제회의도 개최했다.

또한 일본과 몽골의 여러 관련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북한은 정권 차원에서 해외 출간물을 관리하고 제약하기 때문에 해외 문건을 곧바로 제공할 수는 없었고, 산림 관리나 양묘장 운영 등과 관련한 지식이 담긴 문서를 번역하여 공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재단은 산림 외에도 북한의 습지 및 철새 보호와 관련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람, 철새, 생태와 종의 다양성이 균형 잡힌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인간안보의 신장을 이룩하려는 작업의 일환이다. 이에 지난 3년간 습지 보호와 관련한 국제회의와 여러 워크숍을 진행하고 북한의 환경 전문가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북한의 토지 및 환경보호 공무원들의 역량을 증대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국제사회에는 유엔 주도의 습지보호 협약인 일명 ‘람사르협약’이 있는데, 올해 5월 북한이 가입하여 170번째 정식 회원국이 되어 지난 10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13차 람사르협약 총회에서 문덕과 나선철새보호구의 습지 정보 54곳을 공개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이러한 국제적 체제에 북한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 추진과 실효성 측면에서 난항을 겪었으나 이제는 북한이 국제 환경보호 매커니즘에 안에 들어옴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작업이 가능한 환경을 맞았다.

재단이 북한과 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실제 현장에서 확인한 점은 바로 협력 대상자에 대한 진지한 고려와 대화의 중요성이다. 지금 북한은 자국이 맞닥뜨리고 있는 환경을 포함한 여러 문제에 대해 여타 국가들과 진정으로 협력하기를 원하고 있다. 북한의 국토환경보호성에서는 현재 자국의 「환경보호법」을 어떻게 개정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지에 대해 재단 측에 끊임없이 자문을 구하고 있다. 북한이 의지를 보이고 있는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국가와 민간을 포함하여 다층적인 수준에서 이뤄지는 대화의 노력이다.

다음으로 대중들의 인식이 제고될 수 있도록 여러 조치들이 병행되어야 한다. 재단은 문덕철새보호구에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을 때 공무원들과 교류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현지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려고 노력한다. 철새의 이동경로와 습지 보호의 필요성, 생태계 보전과 주민 삶의 연계성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강조하는 과정을 통해 현지 주민들이 삶을 영위하는 터전의 주인으로 경각심을 갖고 보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북 환경외교, 초국경·다국적 협력 견인 가능성 발견해

환경을 보호하는 문제는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초국경 다국적 협력을 견인하기 위한 과정에서 환경 이슈는 향후 보다 다양하고 많은 분야에서 이를 가능하도록 하는 최적의 기제로 활용될 수 있다. 남북한과 한반도 그리고 세계 차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로 주제를 폭넓게 가져가면서 대화의 접점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서로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는 북한과의 환경협력 이슈를 재단은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여러 정치적 의제와 관계없이 원활하고 심도 깊은 교류를 이어나갈 것이다.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시급하고도 매우 중요한 환경 문제를 인간안보 차원에서 해소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상호 신뢰구축 및 안정적인 관계가 형성된다면 이것이 환경 분야를 벗어나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바탕이 될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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