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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핵심은 지속가능성 … 다자협력 경험 축적에 집중해야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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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국경을 넘어 상생 … 동북아 환경협력의 길

핵심은 지속가능성

다자협력 경험 축적에 집중해야

최현정 / 아산정책연구원 글로벌거버넌스센터장

지난해 8월 25일 제19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가 열린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라마다 프라자 수원 호텔에서 김은경 당시 환경부 장관(가운데)과 리간제 중국 환경보호부 부장(왼쪽), 나카가와 마사하루 일본 환경성 대신이 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합의문에 각각 서명하고 있다. ⓒ연합

지난해 8월 25일 제19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가 열린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라마다 프라자 수원 호텔에서 김은경 당시 환경부 장관(가운데)과 리간제 중국 환경보호부 부장(왼쪽), 나카가와 마사하루 일본 환경성 대신이 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합의문에 각각 서명하고 있다. ⓒ연합

최근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각 분야의 교류가 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정치적 협상들이 계속되고 있고 유엔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환경 분야 교류는 가장 선행될 수 있는 남북 간 신뢰회복의 기회들을 제공할 수 있다. 비전통적 안보 이슈인 ‘환경’ 분야의 교류와 협력은 남북한 간은 물론, 유럽의 통합적 가치보다는 지정학적 논리가 팽배한 동북아의 신뢰구축에 매우 큰 계기가 될 수 있다.

환경협력이 과거의 사례처럼 수목 및 수질 관리 등에 국한된 협의의 환경보호 측면을 넘어서 기후변화 시대에 인간안보 차원에서 보다 근본적인 생존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환경 이슈는 다른 분야와 독립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전환까지 연계되어 다루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동북아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환경을 토대로 한 가장 현실가능성이 높은 협력은 과거 백두산 화산 공동대응과 관련한 문제 등이 있었다. 물론 이것이 주로 기술적인 부분에서 초국경적으로 협력하는 비교적 간단한 차원이었다면 특히 요즘은 신재생에너지 문제를 통해 한국과 몽골, 일본까지 아우르는 동북아슈퍼그리드 논의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북아 6개국을 포함하여 상호 전력망을 연계하는 동북아슈퍼그리드 모델은 실제로 성사될 수 있다면 이 지역에서 가장 궁극적인 선진적 협력 형태로 남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협력과 지원, 정확한 개념 구분해야 갈등 방지 가능

이러한 상황에서 동북아 환경협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면서 이를 한반도 평화정착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가? 우리는 환경협력의 ‘내용’과 ‘형식’에 따라 다음의 문제들을 반드시 고려해야만 한다.

‘내용’의 측면에서 그 목적에 따라 ‘협력’(cooperation), ‘지원’(assistance) 혹은 단순한 ‘교류’(exchange)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류의 내용으로 볼 때 ‘협력’과 ‘지원’은 반드시 구분될 필요가 있다. 국제관계에서 ‘협력’은 갈등상황을 인지한 당사국들이 선호하는 공동 혹은 상호이익을 위해 상대의 정책적 조정(policy coordination)을 기대할 때 가능하며, 실제로 그러한 정책적 조정이 이루어질 때 지속될 수 있는 교류다. 국제적 협상에 있어서 협력이라는 것은 원칙이 있고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협력에 참여하는 당사자국 간에 서로 공통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문제에 대해 관련국 간 갈등관계에 있다는 것과 함께 이를 성공적으로 해결한다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협력의 시발점이다.

다음으로 협력의 과정에 있어 반드시 상호 공동의 이익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결국 이러한 협력의 형태에서는 복수의 국가가 참여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정책적인 조정(policy coordination)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3가지 원칙과 조건이 완성될 수 있을 때 협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지원’은 수원국(recipient)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지원국(donor)들의 인도주의적 외교의 형태다. 이익이나 정책적 조정을 교류의 목표로 삼지 않는다. 지원이라고 하는 것은 가장 많이 알려진 형태가 바로 개발협력, 즉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인데 표기 그대로 혜택을 받는 수원국의 개별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환경 분야의 이론적 전문가나 기능 및 실무진에서 이러한 개념의 명확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하기 때문에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협력과 지원 개념에 모호한 구분을 갖고 있다면 사업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결정적인 취약점을 갖게 될 수 있다.

즉, 내용은 ‘지원’이지만 ‘협력’의 이름으로 교류가 이루어질 때, 그 관계와 정책의 국내외적 정당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따라서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대북 교류에 있어서 국내외 정치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협력과 지원의 구분은 전략적으로도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환경 분야 남북교류에서 단순 산림복구 지원 사업 이외에도 상호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협력모델 개발을 위한 전략적 지혜가 필요하다.

환경 분야, 상호이익 도모할 협력모델 개발에 지혜 모아야

‘형식’의 측면에 있어서, 동북아 환경협력은 양자관계뿐만이 아니라, 다자관계의 틀에서 이루어져야만 보다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결국 국가 행위의 규범과 질서는 다자협력체제의 거버넌스를 통해서 규정되며, 양자협력은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진화해왔다. 동북아에서는 이 지역에 속한 남북한과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의 다자협력 경험이 축적되지 못한 세계 유일의 광역지대라는 점에서, 비전통 안보 분야인 환경 측면에서 다자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교류의 노력은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본격적인 환경협력의 틀을 구축해 나갈 때에는 작은 규모의 다자협력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결실을 맺고 이러한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갈등의 정치적 긴장관계가 오래 지속되었던 남북 간 교류의 역사를 볼 때 항상 정치·군사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인 고려가 협력과 대화의 기대보다 우선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동북아 지역국가 간 정치적 갈등을 극복하여 교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제기구나 지역기구를 통한 다자협력체제 채널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측면에서 동북아 공통의 환경 문제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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