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 북한 경제개발 10주년 계획 채택…개혁.개방이 관건 2011년 3월호
집중분석
북한 경제개발 10주년 계획 채택…개혁.개방이 관건
북한경제는 식량난, 에너지난, 생필품난, 외화난 등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2009년 기준으로 북한의 명목 GNI는 224억달러로 남한의 1/37.4에 불과하며, 1인당 GNI는 960달러로 남한과는 18배 차이난다.
북한은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자립적 경제발전의 한계에 직면하고, 경제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개발 10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월 15일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관한 내각결정을 채택했다.”고 보도했으며,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따라 하부구조 건설과 농업, 전력, 석탄, 연유, 금속 등 기초공업, 지역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경제개발의 전략적 목표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10개년 전략계획은 2009년부터 북한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 매체가 그 내용과 실행기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경제개발 10개년 계획은 국가경제의 혁신적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선진기술 도입(Advanced Technology), 과학적인 경영관리 기법(Scientific Management), 해외 투자자본(Capital Investment)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생산기지를 구축하여 국가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북한 자립적 경제발전 한계에 직면
경제개발 방향은 크게 자원개발 및 산업단지 조성 등 산업측면, 인프라(SOC)개발측면, 금융 및 투자측면 등의 분야로 구분된다. 구체적인 사업 분야는 모두 12개이며 총 투자 규모는 1,000억달러로 알려지고 있다.
▲전반농업개발, ▲8대 경제특구(라선, 신의주, 남포, 평양, 함흥, 원산, 김책, 청진), ▲석유에너지 개발, ▲2천만t 원유가공, ▲전력 3천만㎾ 생산, ▲지하자원 개발, ▲고속도로 3천㎞ 건설, ▲철도 현대화 2천600㎞, ▲공항·항만 건설, ▲도시 개발 및 건설, ▲국가개발은행 설립, ▲제철 2천만t 생산이며 이 가운데 최우선 과제는 농업개발이다.
이를 위한 경제개발조직을 구체화했다. 국가경제개발 전략대상들을 실행 총괄하는 정부적 기구로 국가경제개발총국을 설립하기로 했다. 또 “국가경제개발 전략계획에 속하는 주요 대상들을 전적으로 맡아 실행할 것을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에 위임했다.”고 밝히며, 이번 10개년 계획의 추진 주체를 분명히 했다.
조선대풍국제그룹은 대외경제협력기관 국가개발은행에 대한 투자유치 및 자금원천을 보장하는 경제연합체로 활동하게 된다. 국제 금융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수출입 등의 업무를 각각 담당하는 6개 부서(전략기획실·재정융자부·자원산업부·대외법률사업부·종합관리부·수출입부)로 조직돼 있다.
국가경제 혁신 목표 … 개발조직 구체화
북한이 이 시점에서 경제개발 10개년 계획을 발표한 것은 경제난 해결을 위한 국가 차원의 로드맵을 주민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정은 3대 세습호’가 순조롭게 안착하려면 경제 업적으로 민심을 잡아야 하는 만큼, 경제난 해결에 ‘올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북한은 경제개발 10개년 계획으로 “당당한 강국으로서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국제경제관계에서 전략적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으로 들어설 기틀이 마련되고, 2020년에는 앞선 나라들의 수준에 당당하게 올라설 수 있는 확고한 전망이 펼쳐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을 넘어 2020년을 새로운 목표로 내세운 것은 당장 내년에 경제 강성대국 문턱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외자 유치 등을 통해 경제 회생의 돌파구를 찾으려 애쓰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모든 지원·협력이 중단된 상태다. 평양 10만호 주택 건설도 만성적인 자재난과 전력난 등으로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어 주민들에게 선전할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고 북한에 대한 투자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야심찬 ‘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 당국이 이 같은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경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느끼고 있는 절박감만 보여준 꼴이 됐다.
국제보험회사 … 분쟁조정기구도 만들어
다만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통해 일부 사업 정도는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나서 지난해부터 중국과의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나선특구를 비롯한 지하자원 개발 등 중국의 대북 투자가 본격화 될 예정이다. 제재 국면에서 외자유치가 쉽지 않은 만큼 중국 상대의 사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겠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나선특구법 개정과 종합개발 계획 등과 같은 경제개발 10개년 전략의 후속 조치들을 계속 내놓을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에게 안정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싱가포르에 조선국제보험회사를 설립하고, 국제분쟁조정기구도 출범시킨다는 소식도 들린다. 대남 경제협력 재개를 위한 북한의 대화 손짓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지 않고서는 거창하게 세운 경제개발 10개년 계획도 장밋빛으로 끝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북한으로서는 ‘신기루’ 같은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 보다 빈사상태에 놓인 경제상황을 돌파할 현실적인 타개책을 내놓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따뜻한 봄이 오면 북한의 경제회생을 위한 전정한 태도 변화를 기대해 보자.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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