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3월 1일

시사초점 | 서북해역사령부 창설…합동성 강화 시험대 2011년 3월호

시사초점

서북해역사령부 창설…합동성 강화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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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4일 경기도 포천시 영포면 승진훈련장에서 육군항공대의 500MD가 목표물에 사격을 하며 훈련시범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북한의 서북 5개 도서(백령도·연평도·대청도·소청도·우도)에 대한 추가도발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말 흥미로운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백령도에서 불과 50~60km 떨어진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에 고속 상륙침투가 가능한 새 공기부양정 70여 척을 배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 중이라는 것이었다. 공기부양정은 물 위에 낮게 살짝 떠서 비행기처럼 이동하기 때문에 여느 상륙함정보다 4~5배 이상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갯벌에서도 고속 주행이 가능해 서해안에 침투하기 쉽다는 것이 강점이다. 북한이 총 260여 척의 상륙함정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습침투 상륙의 핵심 전력으로 공기부양정이 꼽히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北 용연군에 공기부양정 배치
30~40분 이내 서북5도 상륙

북한은 ‘공방’급(級)이라 불리는 공기부양정 130여 척을 건조, 동·서해안의 기지에 배치해 놓고 있다. 공방급은 30~50명의 병력을 태우고 시속 70~90km의 고속으로 적 해안에 상륙할 수 있다.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공기부양정은 수척에 불과해 공기부양정도 북한이 절대 우위에 있는 비대칭 위협 중 하나다.

지금까지 북한 서해안의 공기부양정 주력 기지는 백령도 등 서해 5도에서 300km 이상 떨어진 곳에 있었다. 여기선 백령도 등 서북 5도에 도착하는 데 4시간 가량 걸린다.

하지만 현재 건설 중인 새 기지에선 불과 30~40분만에 서북 5도에 도착할 수 있다. 북한 공기부양정의 서북 5도 기습공격 시간이 종전 4시간에서 30~40분으로 크게 단축되는 셈이다. 이는 유사시 우리 육지에서 공군 공격기나 공격용 헬기가 긴급출동해 서해5도에 도착하기 전에 북 공기부양정이 서북 5도에 상륙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새 기지에 공기부양정이 70척 가량 배치돼 모두 출동한다면 최대 2,100~3,500여 명의 북한 특수부대원이 한꺼번에 기습 상륙할 수 있게 된다.

군(軍), 국산 함대지 순항미사일 천룡 실전배치

북한은 해상침투 특수부대로 2개 해상저격여단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공기부양정과 고속 상륙정, 잠수함정 등을 통해 최대 1만여 명이 동시에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우리 군당국에선 평가하고 있다.

북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능력에 대해선 미군도 매우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해상침투 특수작전부대의 위협은 매우 실제적이고 상당하며 위험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도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 중이다. 북한 공기부양정을 잡는 데엔 주한미군 AH-64 ‘아파치’ 공격용 헬기가 가장 효과적이고 위력적인 무기로 꼽힌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2006년 이후 한국군에게 해상침투 특수부대 저지임무를 넘긴 뒤 더 이상 아파치 헬기를 이 임무에 투입하지 않고 있다. 한국군은 AH-1 ‘코브라’, 500MD 공격헬기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파치 헬기보다 공격 능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우리 군에서 공군의 국산 KA-1 경공격기를 공기부양정 공격 임무에 투입하고 있다. KA-1은 KT-1 기본훈련기에 로켓탄, 기관총 등을 달아 경공격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이다.

그러나 공군 KA-1이나 육군 코브라 헬기로는 북한의 대규모 공기부양정 기습상륙을 완전히 저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북한의 새 공기부양정 기지에 건설에 따라 육지에서 KA-1이나 코브라 헬기가 출동할 경우 대응이 늦기 때문에 육군의 500MD 공격헬기 몇 대를 백령도에 긴급 배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MD는 70년대 이후 도입된 구형 헬기이지만 유사시 기관총, 로켓탄 등으로 공기부양정을 공격할 수 있다. 군 당국은 또 한·미 공동으로 개발 중인 70mm 유도형 로켓 ‘메두사’를 공격용 헬기나 KA-1에 장착, 공기부양정을 저지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2013년쯤까지 개발될 이 로켓은 유도장치가 달려 있어 미사일처럼 정확히 공격할 수 있어 ‘비용 대 효과’면에서 공기부양정 공격에 효율적인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리 군에선 서북 5개 도서를 지키고 있는 해병대 병력과 장비를 보강하고 서북해역 사령부 창설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이 생기기 전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대 6여단과 연평도를 지키는 연평부대는 병력 5,000여 명에 K-9 자주포 12문, 105㎜ 견인포 6문, 90㎜ 해안포, M-48 전차, 벌컨포, 4.2인치 박격포, 81㎜ 박격포 등이 고작이었다.

K-9 자주포는 백령도에 6문, 연평도에 6문만 배치돼 있었다. 군당국은 앞으로 K-9 자주포 1개대대(18문)를 비롯, 국산 ‘천마’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신형 대포병 레이더 등을 추가 배치키로 했다. 또 사정거리 25km로 북한 해안포를 정확히 때릴 수 있는 이스라엘제 ’스파이크’도 도입해 배치한다.

해병대 병력도 1,200~2,000여 명 증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해병대 병력은 2만7천여 명 수준이다. 군 당국의 이 같은 검토는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의 건의와 이명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해병대를 3천명 가량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군 당국에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 당국은 육군 정원을 줄여 해병대를 늘려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3천명까지 늘리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군 당국이 해병대 병력을 보강키로 한 것은 서북도서 작전개념을 지금까지 북한군의 기습 상륙저지라는 소극적·방어적 개념에서 공세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 당국은 오는 4월쯤부터 창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서북해역사령부의 사령관도 해병대 장성이 맡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동안 해군이 맡을지, 해병대가 맡을지에 대해 군내에서 논란이 적지 않았다. 해병대는 물론 해군, 공군, 육군 장교들로 구성될 서북해역사령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제기돼온 군의 합동성 강화 문제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군(軍), 서북도서 요새화도 조기 추진

국방부는 서북해역사령부 창설과 더불어 서북도서의 요새화도 조기에 추진키로 했다. 군 소식통은 “대만 금문도처럼 완전 요새화하기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돼 현대식 대피시설을 갖춘 스위스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정거리 500km 이상의 국산 함대지 크루즈(순항) 미사일 ‘천룡’의 서해상 함정 배치도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력증강이다. 천룡 미사일은 해군 함정에서 북한의 지휘소 등 전략 목표물은 물론 서해안의 지대함 미사일 기지도 정밀 공격할 수 있다. 군 당국은 금년 중 서해상에 배치된 4,500t급 한국형 구축함 등에 이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대지 미사일은 지상발사형에 비해 광범위한 지역을 이동하며 쏠 수 있어 사정권이 넓으며, 천룡 미사일은 서해상은 물론 동해상에서도 서해안의 북한 지대함 미사일 기지 등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다.

특히 현재 개발 중인 3천t급 중잠수함에서도 발사할 수 있어 생존성이 뛰어나다. 함대지 크루즈 미사일이 배치되면, 연평도 포격도발과 같은 북한 도발 때 공군 전투기들을 동원하지 않고도 북한 해안포나 지대함 미사일 기지 등을 우리 함정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다.

그동안 황해도 해안 등에 배치된 북한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최대 사정거리 95km) 발사 징후가 있을 경우, 우리 해군 함정들은 북 미사일 사정권 밖으로 피하곤 했으나 이제는 북 미사일 사정권 밖에서 북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용원 /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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