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3월 1일

기획 | 미국, 아시아 복귀…중국과 실용적 협력 천명 2011년 3월호

기획 | 미국 대북정책 방향 전환?

미국, 아시아 복귀…중국과 실용적 협력 천명

이상현 /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KR_201103_23

지난 1월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문제 등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미디어 추가

미국의 대북정책이 방향전환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와 관련, 북한의 추가도발이 없어야 한다는 점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가 말해주듯이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개점휴업 상태인 6자회담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회담 재개의 모멘텀을 찾으려고 암중모색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해 작년 말 미국의 대북정책이 소위 ‘전략적 인내’에서 관여정책으로 바뀔지 모른다고 가 보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미국 당국자는 북한을 다루기 위해서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실행해봐야 한다고 언급해, 당장 전략적 인내 기조를 바꿀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의 향후 행보를 전망하려면 우선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기조와 어젠다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방대한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아시아와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역외균형자(off-shore balancer)로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라 할 수 있다. 미국의 동아태 전략 보고서인 ‘EASR(East Asia Strategy Report)’이 1998년에 마지막으로 발간된 이래 동아시아 지역에는 현격한 전략환경의 변화가 있었다.

오바마,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국가”

무엇보다도 최근 10여 년 사이에 아·태지역의 정치경제적 위상이 크게 강화되었다. 그리고 중국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현실이 대두되었고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을 중심으로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위협이 현격히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다자주의 혹은 다자적 협력에 대한 역내의 관심이 크게 증대했다.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중·일 순방 중 도쿄 산토리홀에서 한 연설은 미국의 아시아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연설에서 그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라고 선언했다. 아시아와 미국은 태평양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태평양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오바마는 이 연설에서 중국에 대해 상호 관심사에 관하여 실용적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21세기의 문제는 어느 국가도 홀로 대처할 수 없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 합력하여 대처할 때에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을 억지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과의 깊은 관계가 미국과의 양자 동맹의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010년 10월 28일 아시아 지역 순방에 앞서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미국의 대(對)아시아 전략을 주제로 연설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급속한 경제 발전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미국은 미래에도 역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중대한 안보 및 정치·경제적 이슈들이 논의되고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이해를 연관시킨다면, 미국은 그런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며 아시아에 대한 적극적인 관여(engagement) 정책을 밝혔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미·중관계를 한쪽이 이기면 다른 한쪽은 지는 ‘제로섬’ 셈법에 비유하는 것은 미국의 입장이 아니며, 21세기에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을 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누구의 이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들이 말해주듯, 미국의 대 아시아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대 중국 정책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부상이 향후 수년간 미국의 외교에 가장 중대한 도전요인이 될 것으로 보며, 미·중관계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한 중국을 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중국을 국제체제 속으로 더 깊이 끌어들여 정치, 경제, 환경, 안보 등 전 분야에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중관계의 전반적인 유화적 기조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미국은 중국의 급격한 군사현대화 추세를 우려하고 있다.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중국의 군사·안보 발전 평가 연례보고서>는 중국이 항모공격용 미사일, 공격용 핵 잠수함 증강, 항공모함 개발 등 소위 접근차단(anti-access) 전력에 집중 투자하고 있고, 군사 분야의 투명성 결여는 오판과 오해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관계의 향배는 한반도에도 분명한 안보적 함의를 갖는다. 특히 우리의 입장에서는 한반도에 드리운 중국의 그림자를 고려한 대북정책을 구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중국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도발에도 불구하고 북한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

더 나아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자신의 ‘핵심 국가이익’으로 선포하고 해양으로의 팽창 의도를 감추지 않는다. 작년 센카쿠열도 인근에서 발생한 일본 순시선과 중국 어선의 충돌사건 처리과정은 중국의 패권적 행태를 잘 보여주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중국외교가 ‘도광양회’에서 ‘유소작위’로의 변화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이제는 ‘돌돌핍인(逼人)’이라는 말로 중국의 행태를 묘사하기도 한다. 돌돌핍인은 ‘기세등등하게 힘으로 몰아친다.’는 뜻이다.

중국, 기세등등하게 힘으로 몰아친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도발 이후 중국의 태도에서 짐작하듯이 북한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향후 대북정책에서는 김정일 방중 이후 긴밀해진 북·중관계의 틀 속에서 대북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한국이 취할 전략은 미국과 공조하고 중국과 협력하는 다층적 접근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게 미국과 중국은 둘 다 중요한 상대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모두 중요하다고 해서 그 의미가 완전히 동일하거나 대칭적인 것은 아니다.

그래서 ‘비대칭적’ 연미연중(聯美聯中)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연미화중(聯美和中)’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한국은 중층적·복합적 네트워크 창출을 통해 한·미동맹과 한·중관계가 배타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댓글 0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