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3월 1일 0

시론 | 한반도 평화.통일 핵심은 북한 내 민주정권 등장 2011년 3월호

시론

한반도 평화.통일 핵심은 북한 내 민주정권 등장

남북 분단 이후 60여 년 동안 남북 간 적대적 대치와 전쟁재발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절대다수가 원하는 것은 무엇보다 남북 간 평화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평화정착과 남북의 공동번영 그리고 평화적 민주적 방법에 의한 자유민주통일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북한의 노골적이고 계획적인 잇따른 무력도발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극도로 긴장·악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 국민의 이러한 염원은 더욱 절실하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의 이러한 소원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평화 그리고 통일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수히 많다. 그런데 오랫동안 주변국들의 대한반도정책을 비롯한 대외적 요소가 지배적인 것이었던데 반하여 근래에는 대내적 요소, 즉 한국과 북한의 정책과 능력 그리고 남북한 간의 관계가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어 있다.

대외적 요소보다 남북관계가 더욱 중요

사실 남북한이 쌍방 간의 공존·공영 관계의 발전과 평화통일에 합의하고 공동으로 노력한다면 주변국들의 동의나 협조 여부와 큰 상관없이 한반도에서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불행한 일이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러한 합의와 공동노력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남북 간에 이러한 합의와 공동노력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한국과 북한의 사상과 이념의 상이성에도 연유하지만 그보다는 한국과 북한이 추구하는 통일목표와 통일방안이 상치되기 때문이다.

남북한이 각기 자기 측의 이념과 체제를 상대방에 강요하려 하지 않고 상호 간의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상이한 이념과 체제에도 불구하고 신뢰·공존·공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이 자유민주체제의 유지와 자유민주통일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의 통일방안을 수용할 수 없고 북한이 공산체제 유지와 공산화 통일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국의 통일정책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의 통일정책의 핵심은 ‘선평화·후통일’ 기조에 따라 남북 간의 공존·공영관계를 기반으로 평화를 정착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평화적·민주적 방법으로 통일을 이룩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통일정책으로 한반도에서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자유민주 통일을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한국의 이러한 통일정책에 동조하는 경우 공산화 통일은 고사하고 북한 공산체제의 존립도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반대한다. 북한은 공산체제의 유지와 공산화 통일이라는 기본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폭력·무력통일 정책 및 ‘연방제 통일방안’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의 이러한 상치되는 기본목표와 기본정책으로 인하여 남북 간의 교류·협력관계의 발전, 북한의 핵무기 개발, 북한의 개혁·개방문제를 비롯한 거의 모든 문제에 있어서 대립과 갈등을 보이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 북한민주화 가능성 희박

북한이 공산체제의 유지와 공산화통일이라는 기본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이러한 무기개발은 1차적으로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평양정권이 이 두 가지 기본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이 북한에 대규모 경제지원을 제공하면 북한도 한국에 대한 적대정책을 지양하고 한국과의 평화공존과 개혁·개방정책을 추구할 것이라는 기대는 어리석은 것이다. 왜냐하면 평양정권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개혁·개방과 평화지향적 대외정책을 추진할 경우 공산체제의 소멸과 한국에 의한 흡수통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간에 공존·공영관계의 발전을 통한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이 이루어지려면 무엇보다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북한 지배층 내에서 민주세력의 등장이나 주민들의 민주화운동에 의한 민주정권의 등장이 핵심요소이다. 그런데 3대 권력세습 체제가 강행되고 있는 북한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오히려 ‘강성대국’ 건설의 허망한 꿈이 깨지고 ‘김일성 왕조’가 막다른 골목에 몰릴 경우 평양정권은 동족을 상대로 “너 죽고 나 살자.”가 아니라 “너 죽고 나 죽자.”식으로 “핵 억제력에 기초한 성전”을 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5천만 국민과 7천만 민족의 안전과 자유와 번영을 기약·보장받기 위한 평화정착과 자유민주통일의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하지만 우리가 기어코 가야할 값진 길임은 물론이다.

전정환 / 국방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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