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한반도평화구상과 남북경제연합, 평화통일 향한 실천적 로드맵 2012년 11월호
특집 | 문재인 후보
한반도평화구상과 남북경제연합, 평화통일 향한 실천적 로드맵
문재인 후보 통일외교안보 정책을 큰 틀에서 핵심기조로서 표현하는 용어는 ‘평화선도외교’라 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 평화질서의 근간이 되기 위해서는 남북 협력성장과 공생발전을 통해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한국은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평화를 조성하는 책임을 갖고 평화를 선도해야 한다. 또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교량국가의 역할을 적극 추진하고 세계적 공생발전에 기여하는 모범국가로서의 입지를 확장하는 외교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균형·능동외교와 통상국가 지향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주요한 정책기조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균형외교’는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을 통해 한국의 안보를 확고히 하면서도 동북아에서 다자협력네트워크 중심의 새로운 지역질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균형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미·중 간의 역학구도에서 충돌 국면에서는 완충자(absorber)로, 협력 국면에서는 촉진자(facilitator) 역할과 함께 6자회담의 상설화와 제도적 심화 등 동북아 다자안보대화에 적극 참여하고 주도하려는 계획을 담고 있다.
다음으로 ‘능동외교’다. 세계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외교적 전략을 의미하며, 유엔평화유지군(PKO)의 적극참여, 북유럽 및 호주 등 기존 중견국가들과의 연대 추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과정에서의 평화선도국가 이미지 강화, G-20, 기후변화, 핵안보정상회의 등 글로벌 거버넌스에의 적극 참여와 새로운 어젠다 개발 및 주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경제발전모델, 개발원조, 동아시아 통합, 환경 안보 등의 영역에서 한국의 역할과 대외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한다. 또한 공공외교의 강화를 통하여 720만 해외동포 자산을 활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교민청을 설립하거나 한류에 대한 적극 지원을 통해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통상국가’ 전략이다. 책임 있는 통상국가의 역할을 국제 금융 및 통화질서에서 강화함과 동시에 그러한 통상의 이익이 국민 다수에게 분배되도록 국내적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미 FTA를 포함 FTA의 국내적 파급 영향에 대한 보완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며 경제민주화를 반영하는 통상전략 개발 및 중소기업 해외진출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핵심기조와 정책기조의 방향설정 속에서 문재인 후보는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한반도평화구상’과 ‘남북경제연합’이라는 두 가지 정책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구상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정책 구상이며, 남북경제연합은 통일을 위한 정책 구상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구상은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어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실천적인 전체 로드맵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적 평가에서 출발한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로 남북 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 사문화되었다. 5·24조치로 개성공단사업을 제외한 남북경협이 중단되고 남북관계는 단절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북한의 핵실험, 우라늄농축시설 공개, 장거리로켓 발사,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으로 한반도 정세는 더욱 불안정해졌고,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심화되었다.
‘한반도평화구상’을 위한 주요 정책은 첫째,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병행 전략’이다. 이명박 정부의 핵문제 우선해결론의 비현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 추진하는 전략적 수정을 필요로 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6자회담에서 합의한 ‘동시행동원칙’을 위해 단계적 일괄타결을 모색하고자 한다. 6자회담을 상설화하여 북핵문제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전략대화(다자 및 양자회담)를 진행하고, 궁극적으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기구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핵화와 평화체제구축 병행추진
둘째, ‘한반도평화구상’ 로드맵은 한반도 평화를 근본적으로 위협해온 북핵문제와 정전체제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문재인 후보의 제안이다. 이것은 북한의 핵포기와 함께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정착하기 위한 장기 구상을 현실화시켜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논의된 로드맵의 개요는 ‘한반도평화구상’(초안) 확정(인수위) → 한·미, 한·중 정상회담에서 조율(2013년 상반기, 1차 수정안) → 남북정상회담에서 담판(2013년 하반기, 2차 수정안) → 각국과 조율(2013년 하반기 ~ 2014년 상반기, 최종안) → ‘한반도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6개국 정상선언’ 도출(‘한반도평화구상’) → 정상선언 이행 위한 기구설치 및 가동(2014년말)이다.
이 계획의 완성단계인 2016년에는 동북아 평화·번영 협력회의를 개최하고 그 사무국과 동북아 분쟁예방센터를 비무장지대(DMZ)에 유치하여 동북아 다자협력기구의 제도화를 실현하고자 한다. ‘한반도평화구상’의 실현을 위한 추진체계로 미래캠프 내에 전략적 판단과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인사를 중심으로 ‘한반도평화구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또 다른 정책구상인 ‘남북경제연합’은 한반도평화구상과 상호보완적인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는데, 한반도평화구상이 주변국과의 평화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면, ‘남북경제연합’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통일을 위한 초석을 쌓으려는 계획이라 할 수 있다. 남북경제연합은 경제분야에서 먼저 사실상의 통일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으로 한반도 경제시대의 개막을 통해서 한국경제의 제2의 도약을 실현하고, 평화-경제-안보가 선순환하는 남북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해를 분쟁의 바다에서 평화의 바다로!
주요한 정책으로 ‘남북 호혜적 번영을 위한 경제연합 토대 구축’, ‘한반도 공동시장을 발판으로 한 북방경제권 개발’, ‘대북한 지하자원 투자전략’을 들 수 있다. 남북한은 이미 6·15 공동선언에서 남북연합의 방향으로 통일을 지향하기로 합의한 바가 있는데, 남북연합을 달성하기 위한 전 단계로 임기 중에 남북경제연합의 토대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특구를 남북 접경지역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설치를 구상하고 있다. 금강산관광특구의 원산지역 확대와 설악산 지역과의 관광특구 협력 등을 추진하여 설악산-평창-비무장지대-금강산을 연결하는 친환경 국제관광지대를 만들어 환동해권을 물류, 관광, 에너지 협력지대로 발전시키고, 환서해경제권도 인천-개성공단-해주 삼각지대를 ‘남북공동 경제자유구역’으로 추진해서 서해를 분쟁의 바다에서 평화의 바다로 만들어야 한다고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 무관세 거래 확대를 통한 경제 협력의 확대와 공공부문에서 민간기업과 국제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반도인프라개발기구(KIDO)’의 설립, 민간부문이 북한의 자원을 개발하려는 대북투자를 유도하는 ‘북한개발투자공사’의 설립 등을 구상하고 있다.
남북경제연합의 실천은 ‘남북 협력성장을 위한 5개년 계획’의 수립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한국경제의 성장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고, 북한경제에도 실리를 주는 자원개발을 남북협력 성장의 우선사업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남북한 경제연합의 물적 기초가 되는 남북한 철도,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개발과 자원개발은 남북 공동탐사와 개발과정에서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을 활용하고 이를 한국 시장에 접목시키려는 방안이며, 전기, 전자, 기계, 섬유 등 남북협력 산업단지 설립과 연계되어 설계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은 경제성장의 동력을 얻고 북한은 완성품의 제3국 수출 등을 통해서 남북경제가 모두 선순환하는 구조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남북경제연합은 선 공공투자로 기반을 조성한 후에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도록 할 것이다. 특히 남북경제연합은 남북관계의 단절로 북한의 대중국의존도가 심화되는 시점에서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차창훈 / 부산대 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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