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5월 1일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 지방병원 지원 모델 창출…프로미에 위르정스 2011년 5월호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지방병원 지원 모델 창출…프로미에 위르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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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 병원시설에 구비되어 있는 낡고 비위생적인 수술도구의 모습




프랑스 비정부기구인 프로미에 위르정스(Premi뢳e Urgence)는 1992년 구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계기로 설립되었다. 프로미에 위르정스의 활동 목표는 ‘각종 자연재해와 인재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직접적인 원조를 제공하여 이들이 독립성과 존엄성을 되찾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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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병원 내부

 

1992년 유고 내전 때 설립

현재 전 세계 17개 국가에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2002년 대북지원 사업을 시작하였다. 2006년부터는 유럽연합 프로그램 서포트(European Union Program Support, EUPS) 소속 6개 유럽 NGO 중 유닛 1(Unit 1) 이라는 이름으로 북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료진과 깨끗한 타일벽’. 우리에게 익숙한 병원의 이미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남한에서도 병원 내 감염이 큰 사회문제로 부각됐듯이 환자들이 쏟아내는 온갖 병균에 노출된 병원은 그 어느 곳보다 감염의 위험이 높은 시설이다.

때문에 선진국의 병원들은 소독, 멸균에 대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위생 교육을 실시하는 등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철저한 관리로도 병원 내 감염을 근절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의 병원이 이럴진대, 1990년대 경제난으로 보건의료시스템이 거의 붕괴되다시피 한 북한의 상황은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서두에 소개된 북한 병원의 실상은 프로미에 위르정스가 목격한 몇몇 지방병원에 한정되지 않는다.

필자가 소속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지난 6년간 지원해 온 평양 조선적십자종합병원도, 북한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종합병원이라지만, 지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병동의 상황은 위의 묘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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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수를 마친 수술장 모습

 

병원 내 수액생산시설·수술장 개보수 지원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열악한 병원시설을 개선하여 북한 주민들이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북한 병원현대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립 10주년이 되던 지난 2002년,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북한 지원사업을 시작하였다. 당시 북한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국제 NGO들이 농업, 식량, 취약계층 등 식량안보 또는 영양사업에 치중했던 데 비해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사업 초기부터 보건의료, 특히 병원현대화사업에 집중하였다.

프로미에 위르정스의 병원지원사업은 크게 지방병원 내 소규모 수액(링거액) 생산시설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와 수술장 개보수지원사업으로 나뉜다.

북한 5세 미만 아동들의 가장 큰 사망원인인 설사병은 수액제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이렇듯 수액제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의약품이다.

그러나 경제난 이후 중앙으로부터의 의약품 공급이 끊기면서 북한의 지방 병원들은 직접 수액제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투여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정수되지 않은 물과 비위생적인 조제설비로 만들어지는 수액제는 약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2002년 사업 개시 이래 총 8개도 12개 지방병원에 수액 생산시설을 지원하였다. 사리원병원의 경우 매일 300개의 수액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체 12개 병원에서 생산되는 수액제는 연간 50억개에 달한다.

프로미에 위르정스의 수액 생산시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규모 자동화 시설이 아니다. 오히려 냉장설비와 전력이 부족한 지방 중소병원의 사정을 고려하여 수동식으로 설계하여 운영되고 있다.

수액 생산설비 지원과 함께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수술실을 개보수하고 수술기구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병원의 모든 시설과 집기들은 위생적으로 관리돼야 하지만 가장 고도의 시술이 행해지는 수술실은 최고의 위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비위생적인 수술 환경은 감염으로 이어지며 이는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3개년 병원현대화사업 착수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2010년 초까지 남포시 인민병원, 평안남도 평성시 인민병원, 황해북도 토산군 인민병원, 그리고 평양시 구급병원의 수술실 내부를 개보수하고 무영등(수술등), 수술대, 각종 수술기구 등을 지원하였다.

하지만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일회적인 위생 상태 개선이 아니라 의료진들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때문에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수술장 스테프들에 대해 정기적인 위생, 무균 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2010년 4월부터 새롭게 3개년 계획의 병원현대화사업에 착수하여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미에 위르정스의 평양사무소에는 외국 직원 2명, 북한 현지 직원 6명이 근무하고 있다. EUPS 소속의 다른 NGO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다.

이렇게 작은 NGO가 2002년 이래 지속적으로 대북 지원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 지방병원의 현실에 맞는 지원사업의 모델을 개발하고, 이후 WHO 등과의 연대를 통해 이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미에 위르정스는 2006년부터 북한 보건당국에 소규모 수액생산시설 지원사업의 효과성을 확인시키며 이 사업이 다른 지방병원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꾸준히 설득하였다. 그 결과 이 프로젝트는 지방병원 지원사업의 주요 모델로 인정받았고, 2008년부터는 북한 보건당국과 WHO가 이 사업을 이어 받아 타 지역의 병원들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나의 NGO가 한 국가의 보건의료시스템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단체의 규모가 작다면 더욱 힘든 일이다. 그러나 NGO들은 늘 현장과 소통하며 현장의 작은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가장 필요한 사업을 개발한다.

이렇게 구체화된 사업은 연대를 통해 확산되고 시스템을 바꾸는 작은 단초가 된다. 프로미에 위르정스의 북한 병원현대화사업은 이의 전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 작은 NGO가 큰 변화를 위한 단초들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

이예정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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