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5월 1일 0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 최근 국제 고유가와 러시아 경제의 명암 2011년 5월호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5

 최근 국제 고유가와 러시아 경제의 명암

 

2010년 하반기 세계 경기 회복과 함께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국제 유가가 2011년 중동 정정 사태로 인한 석유시장의 불안정과 투기적 가수요에 의해 더욱 치솟고 있다.

이에 맞춰 투자회사들은 천연자원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와 투자에 대해 핑크빛 전망을 내놓고, 최근 IMF도 러시아 경제성장률을 당초 4.5%에서 4.8%로 0.3%p 상향조정하였다.

이제 2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던 2009년 상반기 국제유가는 전년 대비 절반 가격으로 떨어졌고 러시아의 주가지수도 전년 고점 대비 1/5 수준으로 폭락하고 말았다. 그해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7.8%라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였다.

이렇듯 대외 거시 변화와 유가 변동에 따라 울고 웃는 러시아 경제에게 고유가란 호재일까 아니면 악재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국제 고유가는 러시아 경제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도대체 러시아 경제와 국제 유가는 어떠한 연결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제 시간을 거슬러 10년 전으로 되돌아가 보자.

러시아는 2000년 이후 당시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중앙집권정책을 통한 정치적 안정,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토대로 최근 9년 간(2000~2008년) 연평균 약 7%의 고성장을 달성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석유 수출을 통한 오일달러의 유입 증가로 재정상태가 양호해졌고 외국인 투자도 증가하였다. .

세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주식시장은 그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성장세를 시현하였다. 그렇게 증시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러시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이 석유가스 관련 기업이었기에 가능했으니 러시아 주식시장도 국제 유가 상승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국제 유가 변동에 웃고 울다

그러한 러시아 경제 성장세도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과 함께 찾아온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에서 빠져나갈 재간이 없었다. 연일 급락하는 증시와 함께 국제 유가도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러시아 경제도 똑같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하였다.주가와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러시아의 금융시장도 패닉에 가까웠다.

그리고 2011년 4월 현재, 상승 요인이야 어찌됐든 국제 유가 상승 속에 러시아 경제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재정적자 규모가 당초 전망보다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외환보유액도 3월말 기준 5,024억달러로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가(4월 15일 기준)는 2009년 저점 대비 약 307%, 연초 대비 14.7% 상승하였고 2011년 2개월 간 무역흑자도 2008년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였다. 이처럼 러시아 경제는 본격적인 성장세를 실현한 2000년부터 지금까지 국제 유가의 변동 속에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한 세월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지금의 국제 고유가는 러시아 경제에 호재인가, 혹은 악재인가. 앞서 기술했듯이 국제 고유가는 재정수입 및 외환보유고 증대, 무역 흑자, 주가 상승, 경제 성장 등 러시아 경제에 여러 측면에서 분명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오일달러 유입이 증대되어 루블화의 지나친 평가절상이 초래되고, 에너지 생산 및 수출 증가에 의한 가계 수입 증대가 소비지출 확대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승시킬 수 있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또한 석유·가스 기업의 비중이 높은 러시아 주식시장에 핫머니가 대량 유입되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경제 현대화 정책’의 적극적인 경제 개혁 동기를 상실함으로써 정책 추진이 답보 상태에 빠질 우려도 제기된다.

산업구조의 다변화, 기술혁신 산업 육성 등 경제 현대화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을 경우 에너지 산업의 높은 의존도가 비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켜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경제성장 부진을 초래하는 이른바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에 대한 우려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러시아 경제는 여기서 주저앉게 되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여러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가 선진 경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필자는 러시아 경제에 대해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근거로 다음의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경제구조 개혁 지속 … 외국인 투자 확대

첫째, 경제 현대화 정책의 추진이다. 에너지 효율화, 원자력, 우주과학, 의료기술, IT기술 등을 핵심 산업으로 지원하고 산업 다각화를 도모하는 것이 바로 경제 현대화 정책이다. 이 정책은 현 정부가 강력한 의지와 정책 필요성을 토대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기에 내부적으로도 고유가에 의한 정책 추진의 동기 상실 가능성에 대해 바짝 긴장하는 느낌이다.

비록 2011~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큰 틀의 러시아 경제정책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속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어떤 식으로든 경제구조의 개혁정책은 앞으로도 꾸준히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와 함께 3국 관세동맹을 출범시킨 상태이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앞으로 러시아는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교역 및 투자 환경을 조성할 것이고, 이는 장기적이며 안정적인 외국인 투자 확대를 이끌어낼 것이다.

2011~2012년도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고유가 속에 앞으로 러시아 경제가 지난 금융위기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힘찬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인가는 온전히 러시아 정부의 손에 달려 있다. 즉 경제 구조개혁 정책, 정부의 추진력과 그 실효성이 관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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