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5월 1일

기획 | 백두산 화산분출 가능성 신속히 평가해야 2011년 5월호

기획 | 시사초점

백두산 화산분출 가능성 신속히 평가해야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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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9일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열린 백두산 화산 협의에서 유인창 남측 수석대표(오른쪽) 윤영근 북측 단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두산은 기원전 1120년, 기원후 1050, 1215, 1413, 1597, 1668, 1702년 등 수차례 폭발한 전력이 있는 화산이다. 가장 최근에는 1903년에 분출한 바 있다. 특별히 1000년 전의 폭발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화산 폭발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분출한 화산쇄설물양은 96~120km3에 달하며, 멀리 일본 열도에 5cm가 넘는 화산퇴적층을 만들어 냈다. 지난 5000년 간 여러 차례의 폭발로 백두산 정상부에는 지름 5km의 분화구가 형성되었고 분화구 내에는 최대 수심 370m, 가로 4.4km, 세로 3.3km의 크기의 천지가 생성되었다. 이 천지의 담수량은 약 20억t에 이른다.

이런 백두산에 또 다시 화산 분출의 증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먼저 2002년 6월 이후의 급격한 지진발생 수의 증가가 꼽힌다. 2002년 여름엔 하루에만 30회 이상의 지진이 관측되기도 하였다.

두 번째로 백두산 지각과 상부 맨틀에서 지진파 저속도층이 관측되는 점이다. 이 저속도층은 천지를 중심으로 횡적으로 광범위한 범위에서 퍼져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관측 결과는 지전류 탐사를 통해 밝혀진 저비저항층 관측결과와 일치한다. 뿐만 아니라 원거리 지진파 분석을 통해 저속도층이 지각하부와 상부 맨틀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측되었다.

세 번째로 1990년대 백두산 지역을 촬영한 인공위성 자료를 활용한 간섭영상(DInSAR) 분석을 통해 백두산 정상부가 매년 평균 3mm씩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관측되었다.

네 번째로 80°C에 이르는 뜨거운 온천수도 백두산 주위와 정상부 등지에서 관측이 되고, 이 온천수에는 맨틀 기원 가스의 성분 농도가 높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여러 관측결과들이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지시하는 대표적 징후들로 제시되고 있다.

백두산, 100년 전 분출한 활화산

하지만 화산 폭발 임박 가능성의 증거로 제시되는 이러한 관측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먼저 다른 활화산 지역의 지진발생 빈도에 비해 백두산 지역의 지진발생빈도가 낮은 편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2002년부터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 지진발생빈도 역시 2006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또한 지진파 분석에서 나타나는 저속도층이 항상 마그마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진파의 속도는 매질의 구성성분과 온도, 압력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관측된 지진파 속도 분포로 마그마 방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백두산 하부 지각의 구성성분, 온도, 압력 조건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로 인해 지진파 해석에 있어서도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백두산 정상부의 부품 현상에 대해서도 엇갈린 관측 결과가 존재한다. 1990년대 백두산 정상부 인공위성 관측 영상을 활용한 간섭영상 분석에서 관측된 백두산 정상부가 솟아오름 현상이, 200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간섭영상 분석에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엇갈린 분석 결과는 백두산 폭발 임박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엇갈린 분석에도 불구하고, 백두산 주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은 백두산이 활화산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시기를 확정할 수 없을 지라도 미래에 폭발이 있을 것임에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그럼 미래의 백두산 화산 폭발 규모는 얼마나 될까?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한 피해 정도는 화산 분출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소규모의 분출일 경우, 피해는 국지적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분출규모가 크게 되면 피해는 한반도를 비롯해 중국, 일본을 포함하는 동북아 지역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특히 백두산 하부 마그마는 점도가 큰 안산암질 마그마로서 화산 분출 시에 강력한 폭발력을 동반한 다량의 화산쇄설물 분출이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항공기 운항 및 물류 대란, 호흡기 질환, 농작물 냉해, 정밀기기 산업 피해 등 인명피해와 함께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동북아 지역이 세계 경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보면, 백두산 화산 분출이 전 세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백두산 천지의 20억t의 물은 화산 폭발 규모에 따라 다양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백두산은 가까이는 100년 전에 분출한 전력이 있는 활화산이며 미래에 분출이 예상되는 화산이다. 화산 분출 가능성과 분출 시기의 예측은 우리 민족뿐 아니라 인류 번영을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백두산의 지정학적 위치와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해 한국 과학자들의 백두산 화산 연구에는 많은 제약이 있었다. 이로 인해 중국이나 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 결과를 통해 백두산 화산에 대한 간접적인 연구만을 할 수 있는 실정이었다. 우리의 백두산 화산에 대한 과학적 이해도가 낮아진 것은 불문가지다.

남북 당국 전폭적 지원 필요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의 백두산 화산 남북한 공동 연구를 위한 협의 제의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북한의 백두산 화산 관련 남한과의 교류 요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은 이미 2007년 12월 개성에서 열린 남북 보건환경회담에서 백두산 화산에 관한 연구를 위해 남한에 협력을 요청한 전력이 있다. 남북한 민간 전문가들은 지난 3월 29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1차회의를 가졌고, 뒤이어 4월 12일에 개성에서 2차 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를 통해 남북한이 백두산 화산연구에 대한 공동연구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협력하기로 한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이 회의로 인해 5월 초에 평양 또는 편리한 장소에서 전문가 학술회의를 갖고 6월 중순께 백두산 현지답사를 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앞으로 실무협의 등을 통해 세부사항을 조율해 나가야 하겠지만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워진 셈이다.

이번 남북한 민간 전문가 간 공동연구를 통해 백두산 화산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수행해야 할 뿐 아니라 화산 분출 가능성에 대한 신속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유관 분야 남북한 전문가 간의 긴밀한 유기적 협력과 연구가 필요할 뿐 아니라 남북한 당국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백두산 화산 분출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다. 반만년 우리민족의 얼이 깃들어 있고, 우리 후손에게 대대로 물려줄 우리 민족의 땅 백두산 화산의 신비가 풀릴 그 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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