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사건, 북한 책임 추궁해야 2011년 9월호
특집 |한반도 정세 5대 쟁점 해부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사건, 북한 책임 추궁해야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국가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안보’라는 가치일 것이다. 국내외의 위해로부터 국민의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라는 정치적 단위체가 무엇보다도 보장할 수 있어야 하는 지고지선의 목표이다.
우리는 지난해 북한으로부터 천안함 격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 두 차례의 군사적 도발행위를 겪으면서 다시 한 번 우리의 안보위해 세력과 안보태세를 점검할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북한은 한 번도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았고, 최근 또 다시 서해상으로 포사격을 하는 등 군사적 공격행위를 계속하고 있는데도 벌써 우리 사회는 망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과 및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이라는 우리 정부의 대북 3대 원칙은 천명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권 등으로부터의 압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적당한 기회에 명분을 주면서 흐지부지되고 말 것이라는 인상이 짙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조건 대화에 나서라는 무모한 주장도 있다.
모든 정책이 금과옥조처럼 원칙만으로 적실성을 가질 수는 없지만 천명된 원칙이 납득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다면 혼란만 부추긴다.
통상 안보 가치가 손상을 받을 수 있는 국면에서 고려되어야 할 정책적 요소는 상대방의 정향 지속성, 내부적 균형, 외부적 균형, 편승전략 수준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안보침해, 협상 대상 아니다
우선 유엔군사령부 집계에 따르면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1994년 4월 말까지 북한이 협정사항을 위반한 건수는 무려 42만5,271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통계는 작성되지 않고 있지만 제1·2차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북한의 도발행위는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정전협정 제1조 6항에는 “적대 쌍방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또는 비무장지대로부터 또는 비무장지대를 향하여 어떠한 적대 행위도 감행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수많은 도발과 정전협정 위반 사례가 발생했으나 북한 측은 휴전 직후 발생한 단 2건의 위반사실만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모두 유엔군 측이 제시한 뚜렷한 증거자료에도 불구하고 항시 날조행위라고 주장해왔던 것이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특대형 모략극”이라며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이익을 얻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미국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서도 “남측이 먼저 우리 영해에 포탄을 발사한 것에 따른 자위적 조치”였다고 주장하고, 민간인 피해에 대해서도 “포진지 주변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만든 비인간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렇듯 우리의 안보를 위해할 상대방 북한이 군사적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항존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이 포용적 성격을 지닐 수가 없다. 이는 안보적 위험에 직면하여 적대국가의 위해행위 근절가능성에 대한 확실한 담보를 가질 수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내부적 균형으로는 국민적 합의와 대응, 국방력 등이 중요한 변수인데, 두 차례의 피폭사건을 겪으면서 우리 정부는 우선적으로 국방개혁 기본계획(2011~2030년) 목표를 천명하였다. 이에 따라 현존 전력 극대화 원칙 아래 국지도발과 비대칭 위협의 우선적 대응과 작전 위주의 전투조직을 위한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강조하였지만, 아직 법제화되지 못하고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그만큼 대응 국방력이 미흡하다고 할 것이다. 국민적 합의라는 내부적 균형도 두 차례의 피폭사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 간, 지역 간 확연한 대북인식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외부적 균형이란 우리의 안보 위해 상황에 대한 주변국들의 대응방식을 지칭하는 것인데, 특히 주변국들은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정부가 천명한 ‘즉각 타격론’을 한반도 안정 저해 정책으로 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이를 변경하도록 권고하는 형세이다. 즉 외부적 균형점을 확보해야 하는 우리 정부의 전술적 대안이 넓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편승전략은 미국과는 동맹전략을 활용하고, 북·중동맹을 통해서는 중국의 대북 지렛대(leverage)를 활용하는 것인데, 결국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이 비토권을 행사하여 오히려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를 막은 것은 정말 실망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 또한 북한의 안보위해 행위에 대한 효율적 편승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원칙 철회 요구·안보 위해론일 뿐
이처럼 대북 안보 억지력 확보를 위한 우리의 전략적 대안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대북정책의 변경과 두 차례의 피폭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북 천명 원칙의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들의 주장은 대승론, 결자해지론, 인도적 지원론 등의 명분으로 출발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지나친 낙관론과 명분론에 근거한 안보 위해론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면서 기존 10년 간의 정부와 차별화된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천명한 바 있다.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한반도의 국내외적 정치 환경에서 원칙을 지키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
렇지만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북 요구사항은 안보적 침해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이기에 일반적인 협상의 잣대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할 수 있으나, 두 사건에 대한 엄격한 책임추궁이 결코 철회될 수는 없다.
북한에게 대남도발이 또 다른 협상전술을 유도하는 ‘기회의 창’이 아니라 막다른 궁지임을 알려주는 ‘취약성의 창’임을 각인시켜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원칙이란 ‘안보’에 대한 배타적인 국민적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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