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9월 1일

특집 | 북한 핵실험·미사일발사 유예, 실마리는 대외관계 개선 2011년 9월호

특집 | 한반도 정세 5대 쟁점 해부

북한 핵실험·미사일발사 유예, 실마리는 대외관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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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0일 평양에서 개최된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 행사에 김정일과 후계자 김정은을 비롯한 군부 인사들이 참석해 열병식을 지켜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08년 8월 김정일의 갑작스런 건강이상 발생 상황은 북한정치에서 후계계승의 정치를 작동시켰다. 수령유일지도체제의 정치체제에서 권력승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발생한 최고지도자의 유고상황은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얘기는 이후 북한 당국이 모든 것에 우선하여 권력승계의 문제에 집중해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당국은 그것이 곧 북한 체제의 생존의 길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초부터 북한 군부가 주도하는 김정은 후계계승의 정치가 시작되었다. 선군사상은 주체사상과 동격으로 국가의 지도사상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고, 선군정치는 모든 영역으로 확대·심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예상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무릅쓰고 2009년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어 5월에는 제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후 북한은 김정일의 소위 선군혁명 영도의 최대 업적으로 ‘핵 보유국’ 지위를 공공연하게 거론해오고 있다.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후계계승의 정치관점에서 보면 북한 군부로부터 김정일의 선군혁명 영도업적의 충실한 계승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 셈이다.

이점은 앞으로도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문제는 김정은 후계계승의 정치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진단하는 문제 역시 김정은 후계계승 정치와 연계해서 살펴볼 수밖에 없다.

핵실험·미사일발사, 권력승계와 연관돼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서 공식적인 후계자 반열에 올랐다. 북한 군부의 지지 속에 인민군 대장 지위를 가지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위에 선임된 것이다. 지난해는 김정은 후계계승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대단히 중요한 한해였다.

2009년 말에 무리하게 강행한 화폐개혁 조치의 부작용으로 경제난이 악화된 가운데 민심이 크게 동요하는 상황에서 후계체제를 공식 출범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선군혁명 영도의 계승자로서 북한 군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했던 셈이다. 북한은 대내외 정세를 긴장시키는 모험적인 대남군사 도발을 선택했다.

올해 들어서서 북한 당국의 최대 과제는 김정은 후계계승의 정치를 안착시킬 조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북한이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제기한 것처럼 소위 ‘인민생활 향상’이 최대의 국가적 과제로 부각된 것이다. 주민들의 실생활 개선 문제야말로 체제 엘리트들의 결속을 이끌어내고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후계자로서의 실질적 정통성 구축의 핵심과제인 셈이다.

북한 당국은 대외관계 개선의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정상회담 제의를 비롯한 대남관계 개선 시도를 해왔으며, 미국과의 관계개선의 길을 모색해오고 있다.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과 배후지지 세력인 러시아의 전략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정상방문 외교행태도 보여왔다.

대남관계를 비롯한 대외관계를 개선해야만 경제회생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만족스럽지는 않으나 적잖은 소득을 거두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김정은 승계체제에 대한 용인입장을 이끌어냈으며, 나아가 정치·경제·안보적인 차원에서 중·러의 전략적인 대북 지원책도 유인해내고 있다.

대미관계에서는 관계개선의 길로 나아갈 것과 대화 지속에 합의했다. 남한과의 관계에서도 대화의 접점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북한 당국은 지난 8월 7일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명의로 “(우리 군대와 인민은) 화해와 협력의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을 복종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밝혔다.

그런데 이러한 대남관계를 포함한 대외관계 개선 노력들의 기본전제가 있다. 북한이 모험적인 추가 대남 군사도발을 비롯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도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남한을 비롯한 주변국 모두가 이 점을 북한당국에 강력히 주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북한당국이 지난 3월 러시아 보로다브킨 외무차관이 북한 측에 밝힌 6자회담 재개과정에서 북한이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임시 유예선언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공개리에 보도했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다.

이처럼 지금의 북한 정세 속에서는 북한의 추가적인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억제시키는 환경적 조건들이 형성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북한의 대외관계 개선 노력들이 한계상황에 봉착하고, 북한 내부정세의 불확실성이 증가되는 경우, 북한 군부의 영향력이 보다 강화되면서 김정은 승계체제는 모험적인 위기조성 전술을 되풀이 할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북한의 추가적인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유예시키고, 나아가 난제이나 그 궁극적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으로 하여금 보다 확장된 대외관계 개선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러측 핵실험·미사일발사 유예 언급
북한 공개적 보도 주목

현재 한반도 정세는 전반적인 안정화의 흐름 속에 놓여있다. 미·중·일·러 모두 한반도 정세의 안정화 기조 위에서 적극적인 대북 개입정책 행태들을 보여주고 있다. 남북한도 남북관계의 재개국면을 만들어내기 위한 다양한 수의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을 타개하고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나아가 한반도에서의 소망스런 정세발전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소위 ‘북한 문제’에 대한 의제선정과 협상공간을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우리의 지도적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한다. 지금은 북한 발 도전요인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남북관계의 환경적 요인들에 대한 냉철한 상황인식이 필요하고, 통합적인 리더십에 기반한 지혜로운 대북 통일정책으로 북한 발 도전요인들을 한반도 정세발전을 위한 기회요인으로 변화시키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노력이 절실한 때다.

김연수 / 국방대 안보정책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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