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조명철 통일교육원장 | ‘통일공포증’ 해소해 ‘통일희망’ 키우겠습니다. 2011년 9월호
특별인터뷰 조명철 통일교육원장
‘통일공포증’ 해소해 ‘통일희망’ 키우겠습니다.
2만명이 넘는 국내 탈북자 가운데 고위 공무원은 이번이 처음이고, 남북한 양 체제를 경험하였기에 좀 더 폭넓고 실질적인 통일교육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가 큰데, 북한 출신의 통일교육기관 수장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먼저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6월 8일 취임한 이후 주변의 많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만, 그 부담감조차도 제게는 감사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통일교육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결코 제 개인에게 주어진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 땅에서 어려운 정착과정을 거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군사분계선 너머에 있는 북한주민들에게도 희망의 신호를 보내는 상징적 의미가 있으며, 이와 더불어 통일교육에 있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다층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교육원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북한 학자 출신으로서 우리 국민들의 통일의식을 평가한다면. 또 재임기간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싶은 것은
저는 1994년에 탈북하여 자유로운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17년간 이 땅에서 살아오면서 느꼈던 의문은 이렇게 좋은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살면서 사람들이 왜 불만이 많은가와 통일에 대한 무관심이 증가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원인을 통일교육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통일교육원장에 지원하게 된 동기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중점을 두고 있는 통일교육의 목표는 무엇보다도 통일미래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듯이 통일은 언제 올지 알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통일은 독일이 그랬듯이 급작스레 우리에게 닥칠 수 있습니다. 독일이 오랜 기간 동안 통일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일 이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는 더욱 철저히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데, 통일교육이 통일미래 준비의 선두에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교육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국가정체성을 확립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인식시키며, 통일을 대비하는 우리 국민의 자세를 함께 공유하고 통일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통일교육의 주요 요소는 무엇이고 이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는지
통일교육의 3대 기본방향은 ‘균형잡힌 북한관’, ‘건전한 안보관’, ‘미래지향적 통일관’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균형있는 북한관’은 북한사회 실상을 어느 일면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고, ‘건전한 안보관’은 국가의 유지·보존을 위해 우리의 소중한 물질적·정신적 부를 지키려는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며, ‘미래지향적 통일관’은 단순한 분단극복의 차원을 넘어 민족공동체의 발전과 도약에 기여하는 밝은 통일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통일교육은 그 목표를 뚜렷이 하여 어떠한 상황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일관된 교육을 실시하면서 국민들에게 찾아가는 통일교육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 따라 통일교육의 방향, 내용, 형태가 달라져 교육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데
통일교육은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바탕으로 ‘통일교육 지원법’에서 규정한 통일교육의 목표와 원칙에 따라 실시됩니다. 통일교육은 그 어떤 외부 상황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며, 이를 통해 제대로 된 통일교육, 바른 통일교육이 가능할 것입니다.
즉, 북한과 통일에 관한 문제에 대해 어떤 것을 감추거나 더하지 않고, 편향된 이념적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를 국민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그런 교육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분단과 통일을 바라보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통일의 문제는 분단된 조국에서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느낀 한반도의 역사, 그리고 개개인의 삶과 항상 함께 했기 때문에 균형된 시각을 갖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는 가운데 이루어나가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통일은 갈등과 분쟁이 아닌, 조화와 통합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통일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많은 논점들, 즉 북한에 대한 관점, 우리 내부의 다른 시각에 대한 관점 등에 대해 통일미래의 모습이 한민족 모두에게 발전과 번영을 가져다주어야 한다는 통일원칙을 분명히 이해하고 인식하지 않는다면, 통일은 될 수 있을지언정 조화로운 통일을 통한 한반도 번영과는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찾아가는 교육, 맞춤형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먼저 찾아가는 교육은 그동안 국민들이 통일교육원에 찾아와서 교육받는 초청연수 중심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통일교육의 혜택을 보다 많은 국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각계각층으로, 통일교육이 미치지 못했던 곳까지 직접 찾아가서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찾아가는 통일교육’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지역통일교육센터, 통일교육위원지역협의회 등 지역적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고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풀뿌리 통일교육’이 실시될 수 있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맞춤형 교육이란 지역, 성별, 연령, 세대, 학력, 직업, 정치적 성향 등 다양한 각 사람들의 특성에 맞게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통일교육은 지루하다, 재미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앞으로는 통일교육이 담고 있는 내용들을 각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추어 교육하려고 합니다.
특히, 청소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확충하고 사이버교육 강화를 통한 접근성을 높여나가는 계획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통일후계세대인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인데, 이들에게 가장 가르치고 싶은 내용은
현재 많은 청소년들은 통일을 막연하게 싫어하고 회피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이대로 살면 되는데 왜 굳이 통일을 해서 북한 사람들까지 먹여 살려야 하느냐는 식의 단편적, 이기주의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통일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근거없는 ‘통일공포증’을 해소하고 밝은 통일미래를 보여주는 ‘통일희망’을 키워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잘못된 인식, 특히 통일 이후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과 편익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을 것입니다.
‘통일비용은 유한하나, 통일편익은 무한하다’는 것, 그리고 그 통일편익은 바로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시키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학교에서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이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들 가운데서도 통일교육을 위해 애쓰시고 계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선생님들의 노고에 힘이 되고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통일교육원이 더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들께서는 한반도의 통일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자부심과 통일한국의 리더들을 양성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통일교육에 더욱 매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북한이탈주민 2만명 시대에 이들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 과제인데
북한이탈주민이 그동안 살아온 체제와 전혀 다른 체제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정착지원은 이미 정부에서 제도화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정착교육을 통해 많은 부분이 해소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착교육 외에 또한 필요한 것이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입니다.
북한이탈주민은 통일한국에서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될 통일의 역군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우월성에 대한 바른 이해 등 남북 간 체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통일을 위해 필요한 노력 등을 구체적으로 교육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한의 교량역할을 할 수 있는 재외동포사회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통일문제, 남북관계는 국제 사회의 지지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통일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동포는 물론, 주변국 등 국제사회와 통일의 필요성, 통일미래의 가치를 공유해야 합니다.
앞으로 현지에서 통일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외 통일교육위원을 위촉하고, 해외 지역협의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통일교육위원이 위촉되고 지역협의회가 구성되면 다양한 통일교육 활동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남북한 양 체제를 경험한 입장에서 통일의 당위성을 얘기한다면
남북 간의 체제경쟁은 이미 끝이 났습니다. 남북 간 경제력 격차가 1990년에 11대 1이던 것에서 2009년에 37대 1까지 벌어진 것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더 이상 통일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과 대한민국 중심의 통일 노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현재 많은 북한의 주민들은 만성적인 식량난과 심각한 인권탄압에 고통 받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북한은 내외로부터의 변화가 요구되는 등 갈수록 체제위기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일은 한민족 모두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며 번영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토대로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의한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북한이탈주민으로서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북한이탈주민은 통일을 가장 희망하는 집단입니다. 탈북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하는 가족과 재결합할 수 있고, 북한에 남아 있는 주민들의 자유와 생존권을 회복하는 민족공동체를 완성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