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6월 1일

기획 |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빈곤의 늪 … 지속성장 담보 못해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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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제3차 통일한국포럼] 7차 당 대회로 본 북한의 미래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빈곤의 늪 지속성장 담보 못해

이번 7차 당 대회 경제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경제 전반을 활성화하고 경제부문 사이 균형을 보장하여 나라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그 목표를 밝혔다. 이에 전력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됐으며, 석탄공업과 금속공업, 철도운수부문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강국의 건설을 위해 제시된 또 다른 과제는 대외경제관계의 확대발전이다. 대외무역에서 신용을 강조하며 가공품 수출과 기술무역, 봉사무역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에서 무역구조 개선을 주장하고, 합영·합작을 주체적 입장에서 실리있게 조직하여 선진기술을 받아들여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한은 과거 당 대회를 열 때마다 구체적인 수치를 담은 장기 경제계획을 발표해왔다. 1980년 6차 당 대회에서도 전력 1천억Kw, 석탄 1억2천만t, 알곡 1,500만t 등의 목표가 담긴 ‘1980년대 사회주의 건설 10대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7차 당 대회에서는 구체적 수치로 표현된 목표가 전혀 제시되지 않아 과거 당 대회보다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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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문제 최우선 해결과제 구체적 목표는 제시되지 않아

북한이 5개년 계획이 아니라 ‘전략’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계획은 국민경제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반면 전략은 국민경제의 일부 영역만 포괄하는 것으로 특정 산업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계획과 전력 모두 단기, 중기, 장기를 대상으로 하는데, 계획의 최소 단위가 월·년이 되는 반면 전략은 보통 3년 이상의 기간을 대상으로 한다. 또 국가 경제관리의 경우 종전에는 계획 수립에 기초하여 실현했으나, 이제는 전략 수립에 기초하여 경제관리를 실현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즉 국가의 경제운영, 특히 거시경제적 차원의 경제운영은 종전에는 계획이 출발점이었으나 앞으로는 전략이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김정은 시대 들어 추진하고 있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와 함께 관찰이 가능하다. 이 제도는 계획권, 생산조직권, 관리기구 및 노동력 조절권, 새 제품개발 및 품질관리권, 판매권, 무역 및 합영·합작권 등 기업에 대해 자율성과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특히 이렇게 거의 모든 기업경영분야에서 자율성을 대폭 확대한 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원칙적으로 설비, 원자재, 자금을 제공하지 않고 오로지 현금으로 조세 및 준조세를 납부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번 당 대회에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사회주의책임관리제와 함께 제시했다는 것은 이러한 이원적 국민경제 운영 방식을 공식화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김정은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는 계획지표의 대폭 감소, 일부 기업에 대한 지령형 계획화 폐지, 기업 자율성 확대와 인센티브 제공 등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개혁과 공통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 구별되는 점도 있다. 기업에 대한 지령성 계획화의 축소 및 폐지는 중앙정부의 의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계획경제가 와해된 현실에서 사후 인정·수용 차원이라는 점이나, 경제개혁을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고 제도화의 수준이 낮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조치들은 ‘북한식 경제개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번 당 대회에서 ‘북한식 경제개혁’이 최고 수준의 권위와 공식성을 부여받았음을 의미한다.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평양역 앞에 노동당기들이 장식돼 있는 모습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평양역 앞에 노동당기들이 장식돼 있는 모습 ⓒ연합

북한식 경제개혁 시장화속 돈주 역할 대폭 확대될 것

그렇다면 당 대회 이후 북한의 경제는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까. 이번 당 대회에서도 확인되었듯이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은 김정은 시대의 국가전략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따라서 여전히 경제가 정치의 강한 영향력에 놓이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나 ‘경제에 올인’하기만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통해 시장과 관련된 불법적 활동의 상당 부분을 합법화하고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또한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은 북한의 시장화에 다시 한 번 날개를 달아주는 효과를 갖는다. 특히 북한의 민간 돈주들, 부유한 권력층의 역할이 대폭 확대될 것이다. 중국처럼 공개적인 차원에서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시장화를 촉진하지는 않을 것이나 현재는 북한 당국이 시장화를 끌어가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북한식 시장화, ‘북한식 경제개혁’의 특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북한의 산업구조는 경제위기 이후, 전형적인 후진국형 산업구조로 뒷걸음질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 붕괴에 따라 그 비중은 대폭 축소되고 있으며, 플러스 성장 기조는 유지될 수 있어도 빈곤의 늪에 빠져 이른바 지속가능한 성장은 담보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도 이러한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시장 물가와 환율은 2013~2015년 들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북·중무역은 2014년부터 주춤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대중수출, 외화수입의 감소폭에 대해서는 쉽게 예측하기 곤란하다. 광물수출 감소로 인한 외화수입 감소분을 여타의 외화벌이사업을 통해 얼마나 메울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아울러 북한 시장의 위축 여부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시장의 경우 북한의 부유한 권력층, 이른바 돈주의 향후 행보가 중요한 변수이다.

7차 당 대회 이후 북한 경제의 미래는 시장화, 외화벌이사업, 대북제재라는 변수들의 움직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시장화, 외화벌이는 북한 경제를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 것이고 제재는 부정적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이 상반된 힘들이 어느 쪽으로 더 움직이느냐에 북한의 미래가 달려있다.

양문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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