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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지금 이 순간, 다시 독일 통일이다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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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지금 이 순간, 다시 독일 통일이다

독일의 통일은 그 과정에서 보여준 배울 점과 통일 이후 ‘후유증’의 반면교사라는 점에서 수많은 담론을 생산하여 온 참조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반도의 통일을 논하면서 독일의 통일을 참조한다는 것이 새로운 그 무엇을 던져줄 수 있는지, 그리고 역사적 고찰의 지점이 더 남아있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할 만큼 조금 진부해진 감이 없지 않다.

이러한 시점에 참으로 오랜만에 ‘독일 통일을 다시 보자’는 책이 출간되었다. 오랜 기간 국제문제 전문 대기자로 활동해 온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혜안을 담았다. 저자는 통일이 그저 민족 내부 간 관계가 아니라 매우 치밀하고 끈질긴 외교적 수완과 평화지향적 철학을 굳건히 지닌 리더십의 결합이 필요한 문제임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독일 통일과 국제질서의 관계 및 외교적 노력 등을 다룬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독일 통일의 교훈은 서독과 동독 간의 교류와 협력, 이른바 기능주의적 통합의 필요성에 착목해오거나 급속한 흡수통일이 가져오는 민족 내부 간 갈등의 위험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에 반해 저자는 서방정책과 동방정책, 그리고 동서독 간의 협상을 긴 역사적 시간 속에서 폭넓고 균형감 있게 다룸으로써 제목 그대로 베를린 장벽의 장구한 ‘서사’를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작업의 결론으로서 저자는 통일의 외적 조건과 내적 조건을 동시에 균형 있게 사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베를린 장벽 붕괴를 전후로 한 단기적 분출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장구한 서사를 만들어간 노력이라는 차원으로 다시 봄으로써, 한반도 통일에 대해서도 그러한 노력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역내 국가들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에 비추어 볼 때 남북한의 통일 환경을 어떻게 균형 있게, 그리고 꾸준히 설득하면서 밀고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점에서 독일 통일을 장구한 ‘통일의 외교사’라는 차원에서 다시금 새롭게 독해해보는 작업은 우리에게 너무도 큰 현실적 중요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어떤 역사를, 어떤 서사를 써나갈 것인가? 이를 위해 다시 독일 통일을 들여다보자.

한재헌 / 평화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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