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3월 1일

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호랑이인 냥 으쓱? 눈물 쏙 뺀 야옹이 201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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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호랑이인 냥 으쓱눈물 쏙 뺀 야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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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옷을 입었던 야옹이> 中

 

<호랑이 옷을 입었던 야옹이>는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영화창작단에서 2002년에 제작한 16분 길이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다. 야옹이(고양이), 멍멍이(개), 병아리, 알락이(수탉), 말, 여우, 토끼 등 다양한 찰흙인형이 등장한다. 야옹이가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쓰고 호랑이 노릇을 하려다가 봉변을 당하는 이야기로, ‘여우가 호랑이의 위엄을 빌어 위세를 부린다.’는 사자성어 ‘호가호위(狐假虎威)’의 내용을 담고 있다. “동무들의 사랑과 존경은 생김새로 위선을 부린다고 받는 것이 아니라 제 할 일을 잘할 때 받는 것”이라는 주제를 전달한다.

옛날 어느 산골마을 포수 할아버지 집에는 야옹이와 멍멍이, 병아리, 알락이를 비롯한 동물들이 의좋게 살고 있었다. 새벽사냥을 나갔던 포수 할아버지가 돌아오자 동물들은 반갑게 할아버지를 맞이하였다. 그날은 마침 병아리의 생일이었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밌게 놀자는 할아버지의 말에 모두 기뻐하였다.

그때였다. 들쥐가 나타나 병아리를 몰래 잡아가려다가 알락이와 멍멍이에게 들켰다. 멍멍이와 알락이는 들쥐를 물리치고 병아리를 구했다. 멍멍이는 ‘야옹이만 있었어도 들쥐 녀석이 다시는 오지 못하게 혼쭐내주는 건데…’라고 생각했다. 포수 할아버지도 근래 통 모습을 보이지 않는 야옹이를 찾았다.

그러자 쥐에게 잡혀 갈 뻔 했던 병아리가 울면서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야옹이는 쥐를 잡아달라는 산토끼들의 부탁을 받고 산토끼 동산에 다녀온 이후로는 집에서 나오지도 않고 멋을 내느라 정신이 없어요.”

호랑이 흉내만으로 친구들 환심을 살 수 없어

야옹이는 하루 종일 방 안에서 그물침대에 누워 게으름을 피우거나 거울을 보면서 치장만 했다. 거울을 보던 야옹이가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내 몸이 호랑이와 비슷하단 말이지?” 그 모습을 지켜보던 멍멍이가 “거울 그만보고 할 일 좀 해.”라고 충고했지만 야옹이는 코웃음을 치면서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날 낮에 야옹이는 쥐를 잡아달라는 토끼의 부탁을 받고 토끼동산에 갔었다. 야옹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던 토끼 형제는 숲에 있던 야옹이를 호랑이로 착각하고는 무서워서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나중에 야옹이를 알아본 토끼들은 “고양이는 호랑이의 사촌이니까 우리가 놀랄 수밖에 없지.”하고 말했다. 야옹이는 자신이 호랑이의 사촌이라는 말에 신이 났다. ‘그래서 나만 방에서 자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구나. 더 이상 쥐를 잡지 않아도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토끼의 말을 들은 이후 야옹이는 스스로 으쓱하면서 마치 자기가 호랑이인 냥 꾸미기만 했던 것이다. 그런 야옹이에게 ‘쥐잡이를 잘 해야 친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멍멍이의 말이 먹힐 리 없었다.

야옹이는 호랑이처럼 수염도 붙이고, 머리털도 붙이고 한껏 멋을 부리고는 병아리의 생일을 축하하러 갔다. 동물 친구들은 야옹이의 모습이 우스웠다. 병아리는 “쥐도 안 잡는 너의 축하는 안 받아.”라며 야옹이의 선물을 거절했다. 야옹이는 “너 내가 호랑이의 사촌이라는 건 아니?”라면서 화를 냈다. 하지만 병아리는 “호랑이의 사촌이든 뭐든 쥐를 잡지 않는 야옹이는 쓸모없어.”라고 대답했고, 멍멍이도 야옹이에게 병아리의 말을 새겨들으라고 충고하였다.

무안을 당한 야옹이는 화가 나서 병아리에게 복수할 기회를 엿보았다. 멍멍이가 담장 주위를 돌보러 나가면서 병아리들에게 “아무 데도 가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멍멍이가 잠시 외출을 나간 사이에 야옹이는 병아리들에게 “정말 내가 필요 없겠느냐.”면서 따졌다. 그러자 알락이는 “왜 병아리들을 겁주느냐.”고 나섰고, 말도 병아리 편을 들었다. 야옹이는 동물들이 모두 멍멍이편만 든다고 생각했다. 한편 집 주변 담장을 둘러보고 온 멍멍이는 담장에 들쥐가 판 구멍을 발견하고 큰 돌로 막았다. 그리고는 당분간 들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마을에 다녀오겠다고 집을 나섰다.

멍멍이가 나간 사이에 여우가 나타나 집주변을 어슬렁거렸다. 다행히 망을 보고 있던 알락이가 이를 보고는 “여우가 나타났다.”고 소리쳤고 이를 들은 병아리들은 놀라서 숨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야옹이는 여우의 탈을 쓰고 병아리들을 놀라게 해서 복수할 계획을 세웠다. 창고에서 여우 가죽을 찾아낸 야옹이는 여우탈을 쓰고 마당으로 나왔다. 여우탈을 쓴 야옹이를 본 병아리들은 모두 놀라서 숨었다. 하지만 이때 마을에 갔던 멍멍이가 몽둥이를 들고 쫓아왔다. 야옹이는 놀라서 여우탈을 뒤집어 쓴 채 나무를 타고 담장을 건너 도망쳤다.

집으로 돌아온 야옹이는 멍멍이까지 놀라게 할 방법을 찾았다. 그러다 창고에서 호랑이 가죽을 발견하고 여우 가죽을 입은 채로 호랑이 가죽까지 뒤집어쓰고는 다시 마당으로 나갔다. 동물들은 호랑이 탈을 쓴 야옹이를 몰라보고 모두 숨었다. 멍멍이도 무서워서 감히 나서지 못하고 물러섰다.

친구들 사랑은 제 할 일 잘할 때 받는 것

호랑이탈을 쓴 야옹이가 멍멍이에게 다가가는 순간 포수 할아버지가 총을 겨누었다. 총을 본 야옹이는 “할아버지 나예요. 야옹이요.”하고 소리쳤지만 방아쇠는 이미 당겨졌다. 쓰러진 호랑이 가죽 속에서 여우가 튀어나오자 이번에는 멍멍이가 몽둥이로 내리쳤다. 그제야 여우 가죽 안에서 야옹이가 나왔고 모든 일이 밝혀졌다.

멍멍이는 야옹이에게 “동무들의 사랑과 존경은 제 할 일을 잘할 때 받는 것”이라고 충고하였다. 야옹이도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앞으로는 쥐를 잡는 본분에 충실하고, 생김새로 위선을 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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