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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 “북한 농촌, 친환경·지속개발 가능하도록” 201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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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 10차 통일한국포럼

북한 농촌, 친환경·지속개발 가능하도록

지난 2013년 5월 13일 북한 개성시의 협동벌에서 주민들이 벼 모내기를 하고 있다. ⓒ연합

지난 2013년 5월 13일 북한 개성시의 협동벌에서 주민들이 벼 모내기를 하고 있다. ⓒ연합

평화문제연구소(이사장 신영석)가 주관하고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서울사무소 대표 베른하르트 젤리거)이 협력해 지난 2015년 12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출범한 통일한국포럼(회장 손재식)이 “북한 농업의 현실태와 남북의 협력 방향”을 주제로 지난 6월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비공개로 제10차 포럼을 진행했다.

신영석 평화문제연구소 이사장은 “평생 농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역량을 보여준 평양과학기술대학의 김필주 교수를 모셨다.”면서 “북한의 최근 농업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어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손재식 통일한국포럼 회장은 “지금의 남북 간 정치·군사적 위기는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면서도 “남북이 서로 해법의 활로를 찾고 진정으로 협력 방향의 길을 열 수 있게 되어 오늘 토론하고 논의된 내용이 향후 남북 협력을 포함해 여러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 시장, 다양하고 선도 높은 상품 유통

본격적으로 포럼이 시작되며 김필주 평양 과기대 교수는 유통 측면에서 현재의 북한 상황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고 있듯 최근 북한의 시장에는 매우 다양한 상품이 유통되고 있다.”면서 “없는 것이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물론 외부에서 들어온 제품들도 있지만 북한 내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물건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면서 “옷가지나 신발부터 학용품, 전구를 포함해 상추, 감자, 오이, 호박 등 농수산물 등이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 유통 과정 중에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참가자들의 질문에 “과거에는 기술이 낙후되어 유통 중에 상하거나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선도가 매우 양호한 상태로 판매되고 있다.”면서 “북한 전역에서 온실재배가 늘어나 1년 내내 신선한 채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된 점도 그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평양 내 상점의 분위기도 전했다. 김 교수는 “평양 내에는 외화만 받는 상점, 내화와 외화를 같이 받는 상점, 내화만 받는 상점이 있다.”면서 “보통 내화를 환전해서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1달러에 8천원을 준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 상점에서도 국내산과 중국산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면서 “지금 북한 주민들은 농산물에 대해서는 대부분 중국산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농산물 중에서는 중국산이 상당히 많이 들어와 있다.”면서도 “시장에 가면 ‘중국 것 아니고 우리 것입니다.’라고 강조하며 판매에 나서는 상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북한 농업의 전체적인 운영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협동농장 규모가 ‘리(里)’ 단위로 편성되어 있다.”고 했다. 농장의 크기와 구성원에 대해서도 “약 200정보 크기의 작은 규모부터 3,500정보의 큰 농장까지 다양하고 적게는 약 4천여 명부터 많은 경우 6천여 명이 속해 있다.”면서 “협동농장 안에는 농장원들이 있는데 전체 인원의 약 1/3 수준이고, 나머지는 협동농장 관리자, 의사, 우체부 등 공무원들과 기타 가족들로 구성되어 있는 하나의 지역사회 단위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농지 정리에 대해서도 과거의 낙후한 상황에서 많이 탈피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4~2015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농지 정리가 진행되어 현재는 논의 경우 1~2정보짜리가 생길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됐다.”고 밝혔다.

농수·식수 부족은 여전히 큰 난제

김필주 평양과기대 교수가 지난 6월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개최된 제10차 통일한국포럼에서 “북한 농업의 현실태와 남북의 협력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필주 평양과기대 교수가 지난 6월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개최된 제10차 통일한국포럼에서 “북한 농업의 현실태와 남북의 협력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북한의 농업 실태가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우선 북한의 관개수리 시설에 대한 문제점을 꼽으며 지속적인 외부의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북한이 그나마 에너지가 풍족했던 시절에는 전기를 활용한 양수기를 운용해 지하수나 저장된 물을 끌어올려 대는 방식으로 농사를 지었지만 경제가 어려워지고 에너지난이 심화되면서 이는 더 이상 효율적인 방법이 되지 못했다.”면서 “따라서 북한은 자구책으로 자연 흐름에 따라 물을 대는 방식, 즉 비가 내리면 산 위에서부터 아래로 흐르면서 농지에 공급되도록 관개수로를 신설·정비하는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러한 방식이 비록 에너지 활용 측면에서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지만 안정적인 생산량 유지 측면에서는 보완점이 필요한 접근이라고 전했다. 그는 “물론 지난해에는 비가 제법 내렸기 때문에 농지의 수량 확보 측면에서 어려움이 없었고 수확량도 성공적인 수준으로 평가됐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수리 방식은 자연적인 강우량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언제든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라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비단 농업용수뿐만 아닌 전반적인 물 부족과 연계되어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지금 북한에서는 식수 부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지하 150m 지대로 내려가면 활용할 수 있는 물이 많기는 하지만 평양 등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지하수가 있어도 실제로 우물을 팔 수 있는 능력이 구비되어 있지 않아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 식량 안정이 필요하고, 따라서 영양 개선도 이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근본적으로 식수 개발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비료 문제 역시 고질적인 난제로 꼽았다. 작물의 생장에 비료는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과도한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인한 토질 황폐화와 남한의 대북 비료 지원 시기에 대한 아쉬움이 동시에 지적되었다. 김 교수는 “종자의 경우 지난 2008년까지 외부에서 여러 차례 직접적 차원에서 종자 개량에 대한 부분과 기술 지원이 동시에 이뤄졌고, 이와 함께 북한 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아율을 높이는 노력을 병행해 상당 부분 진척을 이뤘다.”면서도 “그러나 비료의 경우 화학비료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 전반적으로 토질이 상당히 악화된 측면이 있고 동시에 활성 물질 함유량이 낮은 요소비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생산 효과도 높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북 비료 지원의 시기적 측면 잘 고려해야

포럼에 참가한 통일한국포럼 회원들이 김 교수의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포럼에 참가한 통일한국포럼 회원들이 김 교수의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또한 비료의 대북지원 측면에서 “남한에서 북한에 많이 보내는 종류가 복합비료인데 6월 중순 이후로 넘어가게 되면 비료로서의 효과가 상당히 반감된다.”면서 “남한에서는 자체적으로 비료를 수요량만큼 계산하여 소진한 다음 잔여량과 정치적 과정을 고려하여 대북 비료 지원을 결정하게 되는데 보통 3~4월에 지원 결정이 내려지면 5~6월에 보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복합비료의 효과는 20~3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수량으로 봤을 때 지금까지 북한에 상당한 수준의 복합비료를 지원했지만 효과성 측면을 고려한다면 기술적으로 극복하고 보완할 방안이 별도로 준비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향후 농업 분야에 대한 대북지원이 재개된다면 수혜자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긴급한 것에만 우선순위를 부여해 지원에 나서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그리 권장할 만한 방식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물론 현재 북한은 농업 기자재에 대한 공급이 절실하고 생물비료를 활용한 토질 개선도 시급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책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가 수확 이후 손실량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 즉 도정에 대한 부분이나 생산물 저장 시설에 대한 확충 측면, 농가에 부족한 전력을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보완하는 부분, 영세 농장에 필요한 융자를 충당하는 방식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교수는 통일시대를 맞기 위해 “북한의 농촌 사회가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의 법칙에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풍요로운 환경의 농촌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대북지원 모델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에 필요한 재원은 국제적인 협력 공동체를 형성하여 충당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동훈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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