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7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 새정부 통일·외교·안보 라인 진용을 갖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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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새정부 통일·외교·안보 라인 진용을 갖추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 6월 1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서훈 국정원장과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 6월 1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서훈 국정원장과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라인업이 갖춰지고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임명됐고 통일부는 조명균, 국방부는 송영무 장관 후보자가 각각 지명됐다.

4개 부처의 차관급 인선도 마무리됐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정점으로 이상철 1차장이 일하고 있다. 물러난 김기정 2차장의 후임에 남관표 주(駐)스웨덴 대사가 결정되면서 차관급 이상 요직들은 인선이 완료됐다.

전체적으로 문재인 정부 1기 통일·외교·안보 라인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제재와 압박보다는 대화와 협력에 무게를 두는 인사들이 많이 포진해 향후 유연한 대북정책을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인 서훈 국정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되면 문재인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훈 국정원장, 남북 회담 베테랑 중 베테랑

국내에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가장 많이 면담한 서 원장은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을 합의하는 과정 뿐 아니라 6·15남북공동선언의 성안 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김 위원장이 서 원장을 보며 “왜 우리에게는 저런 인재가 없느냐.”고 한탄했다는 일화까지 있다. 그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남북 회담을 주도해 10·4남북정상선언도 이끌었다. 서 원장은 2000년 정상회담뿐 아니라 이후 총리 회담이나 부총리 회담, 장관급 회담의 거의 모든 합의문을 도출하는 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훈 원장이 남북 회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면 조명균 후보자는 남북 교류협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주역이다. 그는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으로 적자에 시달리던 금강산관광 사업을 살려내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역임하면서 개성공단 출범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하면서 미국 상무부 측과 이중용도물자 반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고 전력 등 개성공단의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또 남북경협추진위 등 각종 남북 회담 대표로도 참여했다. 참여정부 때인 2006년 대통령 안보정책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뒤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실장이던 이듬해 10·4남북정상선언 당시에는 실무를 주도했다. 2007년 8월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이 특사로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 북측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하던 자리에도 배석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지명자가 임명된다면 서 원장과 함께 대화와 협력이라는 남북 간의 직접 실무를 총괄 지휘하게 되고 국제사회에 대한 설득은 강 외교부 장관의 몫이 될 전망이다. 강 외교부 장관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다자외교 업무가 주특기다. 더군다나 뛰어난 영어 실력까지 갖춰 외교 무대에서 호감도가 높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우리의 대북정책을 국제사회에 설득하고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적격이다. 특히 역대 외교부 수뇌부는 대부분 대미 외교를 다루는 북미국이 독점하다시피 했다는 점에서 강 장관은 한국 외교에 다양성을 불어넣으며 부드럽게 일처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서 원장과 조 내정인은 모두 외교 문제를 푸는 데도 능력을 발휘해왔다. 서 원장은 2004년 이른바 남핵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사건은 1982년과 2000년 한국의 원자력 연구기관이 극소량의 플루토늄 추출과 우라늄농축 실험을 비밀리에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단을 보냈던 사건이다. 당시 미국 네오콘의 수장격인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은 한국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당시 서 원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으로 정부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아 사태 해결을 주도한 바 있다.

조 내정인은 참여정부 때 대통령 안보정책비서관을 하면서 남북관계뿐 아니라 외교 사안도 처리했다.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건이나 북핵 6자회담 등을 청와대에서 조율하고 처리하는 업무를 하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강 외교부 장관은 남북관계와 국제문제에 탁월한 서 원장, 조 내정인의 지원을 받아 산적한 외교 현안을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균 3차장, ‘백채널통해 남북관계 물꼬 틀 대북통

차관급에도 과거 참여정부 출신들이 여럿 포진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2003~2006년 NSC 정책조정실 정책담당관으로 근무한 뒤 통일부 회담기획부장으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도 참여정부에서 NSC 전략기획실장과 통일·외교·안보 정책 수석비서관을 역임하며 안보 정책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혔던 인사다. 당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현안을 다루면서 자주외교를 강조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 후 유임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도 참여정부 당시 북핵외교기획단장으로 일하며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로서 활발하게 활동한 경력이 있다.

주목해야할 인물은 국가정보원에서 대북업무를 책임진 김상균 3차장이다. 그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에 만들어진 거의 모든 합의서의 문구를 작성하는 실무 작업을 도맡아 해오는 등 안팎에서는 ‘대북통’으로 손꼽힌다. 2002년에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6·15남북공동선언 이행의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근정포장을 받기도 했다. 국정원에서 근무할 때에는 서 원장과 ‘사수-부사수’의 관계로 찰떡 호흡을 맞췄다. 앞으로 이른바 ‘백채널’을 통해 북한과 물밑 접촉을 갖고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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