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9월 1일

특집 |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추진 가능한 사업 발굴해야” 201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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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도발-제재 악순환 … ‘한반도 신경제지도’ 미래는?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추진 가능한 사업 발굴해야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지난 2015년 6월 24일 북한 황해남도의 옥수수 밭에서 농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지난 2015년 6월 24일 북한 황해남도의 옥수수 밭에서 농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비전을 통해 한반도 경제 통일과 북방경제 시대 개막을 제시하였으나 이는 선언적 성격을 갖는 내용이므로 반드시 명확한 사전 정리가 필요하다. 최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라는 새로운 조직 구성이 결정되면서 ‘북방경제’라는 개념에 대한 논의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북방경제’라는 용어는 노태우 정부 시절에 공식적으로 처음 등장하였으며(1998년 4월에 민간 주도의 북방경제 정책 추진을 발표), 당시 발표 배경에는 서울 올림픽 개최와 동서 관계 급변, 공산권 국가 경제개방 및 자유화 물결 등 국제 환경 변화를 반영하였다(민간이 주도한다는 개념은 1990년에 정부 주도로 변경되었음).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북방’ 개념이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와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개념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전제되어야 한다.

주변국 중장기 미래 전략에 대한 충분한 검토 선행돼야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비전의 핵심은 ‘3대 경제 및 평화 벨트 구상’이다. 하지만 환동해·환황해·접경지역 개발의 공간적 범위를 해석할 때 기존 학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환황해권·환동해권이라는 개념이 그대로 수용되는 개념인지는 불분명하다.

우선 ‘3대 경제 및 평화 벨트’는 공간적인 개념이므로 주변국과의 연계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주변 국가들이 현재 시행 중인 경제발전 전략이나 중장기 미래 전략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며 주변국 개발 계획과의 연계도 추진되어야 한다.

일례로 중국은 제13차 5개년 계획, 보하이만(발해만)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극동·바이칼 개발 프로그램,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동북 3성과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공동 개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이고 보다 과감한 산업개발 구상의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단기적인 개발 전략에는 충분한 내용들이 반영되었으나, 이에 더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과감한 개발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발 기간, 투자자본의 회수 기간이 긴 네트워크 사업 중심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도망, 가스관, 전력망 등 네트워크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검토가 필요한 사업으로 경제성 측면에서 패키지화가 필요하다. 또한 본 사업 진행 전에 파급 효과를 검토할 수 있는 시범사업을 추진하여 기존에 논의되었거나 중단된 사업에 대한 다양한 심층 분석을 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더불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끊임없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구상이 되어야 한다. 기존 이명박 정부 시절의 ‘신(新) 3대 실크로드’, 즉 철의 실크로드와 에너지 실크로드, 녹색 실크로드 구상이나 박근혜 정부의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버전 업그레이드가 아닌 새로운 시각에서 발전 및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사 용어, 동의어의 반복은 국민적 피로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한편 유엔 안보리 결의 제2371호에서는 북한과의 신규 합작 사업이나 기존 사업의 확대를 금지하였다. 따라서 경제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지원 사업도 병행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러, 한·중 등 양자 간 관련 협력 사업의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의 만성적인 가뭄 문제 해결을 위한 우물이나 관정 개발을 지원하면서 임진강의 안정적인 수자원 이용을 보장받는 조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단순 경협 사업뿐만 아니라 지원 사업 병행도 검토해야

동시에 북한 접경인 중국, 러시아 지역에 대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 전략을 추진해야 하며 중국 단둥과 훈춘, 투먼, 러시아 극동 하산, 크라스키노 지역의 물류 단지 및 산업 단지를 개발하고 농업협력 단지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

과거 동북아위원회나 통일준비위원회 등의 조직은 이러한 포괄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계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련 사업 예산의 조정 및 배분, 사업평가와 검증이 가능한 강력한 조직을 구축하는 것으로 보완해야 하고, 또한 주변 상황 변화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사업을 계속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조직을 설치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더하여 관련 정부부처 간의 업무에서 중복되는 부문이나 사각지대 방지를 위한 상시 점검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안병민 /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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