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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마당 인사이드 | 먹는 것이 변한다! 201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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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마당 인사이드 11

먹는 것이 변한다!

정은이 / 한국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

중국 단둥시의 소매점 전단지. 북한 장마당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산 제품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정은이

중국 단둥시의 소매점 전단지. 북한 장마당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산 제품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정은이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경제 성장률을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정확한 통계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현실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최근 많은 학자들의 평가는 북한 경제가 호전되었다는 의견으로 모아진다.

무엇보다 주민의 경제적 삶이 향상되었다는 질적 지표가 다양하게 발견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람들이 저녁에 밖에 나가 녹음기를 틀어놓고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지금은 북한에서도 이러한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암흑기가 지나고 경제적 여유를 가지며 삶을 향유하는 계층이 증가했음을 뒷받침한다.

특히 물가는 2013년 이후 안정적이지만 고부가가치 상품이 증가한 것이 특징적이다. 쌀, 밀가루, 야채 등 대량 소비품은 여전히 시장에서 내화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지만 휴대전화, 태양광판, 주택, 정제유 등 100% 외화로만 거래되는 고부가가치 상품도 등장했다.

이런 모습은 실제 북한의 장마당에서도 직접 느낄 수 있다. 종전에는 파인애플이나 바나나 등 중국 남방의 고급 과일이 있었으나 진열하는 정도에 그쳤고 직접 구매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러나 이제는 공급량과 함께 수요량도 증가하고 있다. 소위 북한에서 잘 산다는 사람은 이러한 식품들을 잘 사먹는다.

열대과일부터 통조림까지 없는 게 없다!

또한 최근 북한에서는 ‘깡통’이라 불리는 통조림 식품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종전 일반인은 사먹을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지금은 소비량도 늘고 더불어 종류도 매우 다양해졌다. 수산물, 고기, 과일 등 다양한 통조림이 있으며 물론 중국산도 있지만 북한산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제 북한 주민들은 식품에서는 오히려 중국산보다 북한산을 선호하며 가격도 북한산이 중국산 제품을 능가하고 있다. 시장의 분위기가 이러니 이제는 상인들이 중국산 식품이라면 오히려 가져다 놓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변하고 있다.

물론 의류는 여전히 중국산이 많지만 담배를 비롯한 사탕과자, 빵류 등 식품은 북한산이 즐비한다. 종전에는 개인이 만든 시커먼 사탕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북한에서 생산한 사탕을 중국 수입제품 보다 더 알아준다는 것이다.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안목도 그만큼 높아졌으며 맛과 함께 건강적 측면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 경영하는 공장기업소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국가에서 생산한 상품이 시장에도 많이 나오고 주민들 사이에서도 신뢰도가 높다. 예를 들어 개인이 가내수공업 형태로 제조한 신발은 한 두 달 밖에 못 신지만 순천 신발공장에서 만든 것은 질이 좋아 오래 신으니 공장에서 만든 신발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차츰 많아졌다.

한편 생활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한국산을 찾는 고객도 늘어났다. 3~4년 전부터 장마당에 한국산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일례로 일반 북한 주민들은 카레를 즐겨 먹는다. 그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이 바로 한국산 오뚜기 카레다. 한 봉지에 1kg 짜리를 사게 되면 꽤 오래 먹는다고 한다. 조리법도 모두 한국어로 나와 있어 편리하다. 마지막에 카레 가루를 물에 타서 저어주면 되는데 독특한 향기가 매우 좋다는 평가다.

한국산 카레와 조미료, 장마당에서 인기 최고

뿐만 아니라 장마당에서 인기 있는 상품은 조미료(쇠고기 다시다)다. 북한에서는 ‘종합 맛내기’라고 부른다. 커피도 1회용이 아닌 500g 짜리를 사서 오래 놓고 먹는다. ‘COFFEE’라고 영어로 쓰여 있다. 가격은 카레 1kg 짜리가 15달러다. 쇠고기 다시다도 500g 짜리와 1kg 짜리가 있는데 1kg가 15달러다. 커피는 500g이 7달러다.

옷도 개성공단에서 나온 것은 품질이 좋아 잘 팔린다. 화장품의 인기도 매우 높다. 파운데이션 하나에 20달러가 넘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라면도 농심 신라면이 컨테이너 박스로 북한에 들어가고 있다. 라면은 10개 묶음 포장도 있지만 낱개로도 판다. 초코파이도 상자로 나오지만 낱개 판매도 한다. 초코파이는 낱개 하나가 3천 원(북한 돈)이다. 찰떡파이도 있다.

물론 여전히 북한 장마당에서는 한국산만은 내놓고 못 판다. 진열이 안 된다. 먹어본 사람들만 사먹는 것이다. 수요가 높았던 중국산 음식이 자국산보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현재 북한에서는 과거와 달리 북한산이나 한국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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