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6월 4일

브라운관 속 북한 직업 이야기 | 혹독한 훈련 이끄는 리더십, 충성심으로 필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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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 속 북한 직업 이야기4 <우리 여자축구팀> | 축구 국가대표 감독

혹독한 훈련 이끄는 리더십 

충성심으로 필승하라!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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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자축구팀>은 북한 여자축구팀의 FIFA 월드컵 우승 스토리를 소재로 한 드라마로 2011년에 방영되어 큰 인기를 모았다. 5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에는 당시 경기에 출전했던 여자축구팀 선수들이 직접 출연하였고 실제 경기 영상을 그대로 사용하는 다큐멘터리 방식을 활용해 사실성을 높였다.

드라마 주인공 ‘정우’의 직업은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다. 축구 감독에게 필요한 역량이라면 먼저 지도자로서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전략과 전술, 용병술, 추진력과 결단력이 필요하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와 헌신을 불러일으키는 용인술 역시 중요한 덕목이다. 여기에 북한 축구 감독에게만 더해지는 자질이라면 ‘장군님을 향한 충성심’이 있겠다.

과거 전략으로는 우승 할 수 없다

큰 기대를 갖고 국제경기대회에 출전한 북한 여자축구팀이 패배하고 돌아왔다. 대표팀을 이끌었던 패장 ‘동철’은 감독직을 사퇴하면서 신임 감독으로 ‘정우’를 추천한다. 그렇게 제3차 세계여자축구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정우는 “동철의 전략대로라면 순위권에는 들 수 있을지 몰라도 우승은 할 수 없다”면서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축구’와 ‘지능 훈련’을 주문한다. ‘강한 훈련’과 ‘기술전’도 강조하였다. 또한 “축구도 일종의 과학”이라면서 선수들에게 매일 수학이나 물리 문제를 최소 10문제씩 풀도록 하였다.

그리고 동일한 방식으로 같은 장소에서 훈련하는 것은 성과를 높일 수 없다고 생각해 운동장에서 벗어나 다양한 곳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갈수록 훈련 강도를 높여 나가는 한편, 선수들의 전술 응용능력을 시험하고자 ‘구월산 팀’과의 시합을 앞두고는 의도적으로 전술을 노출시키기도 하였다. 대신 경기 결과에 충격 받은 선수들에게는 자신들의 약점을 고칠 것을 힘주어 지도하면서 하나씩 팀을 재정비해 나간다.

물론 이런 정우 감독의 방식에 강한 반대 의견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정우는 “현대 축구의 새로운 전술인 전원 공격과 전원 수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높은 육체 훈련이 필요하고,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능 훈련이 필요하다”며 뜻을 굽히지 않는 강단을 보였다.

선수들은 초반에는 정우 감독의 고강도 막무가내(?) 훈련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반항하였지만 끝내는 자신들의 기량을 최대치로 끌어내려는 감독의 진심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비로소 하나가 된 감독과 선수들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실력과 자신감을 키워나갔다.

대회를 앞두고 정우 감독은 ‘사상전’도 준비한다. 장군님이 강조한 축구에서의 사상전, 투지전, 속도전, 기술전이 그 내용이었다. 그렇게 선수들은 점점 육체적, 정신적 실력으로 무장해갔다.

그러나 지금껏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너무 긴장한 탓인지 첫 경기에서 패배하고 만다. 선수들은 자책했지만 정우 감독은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그러자 이후 열린 경기에서 독일, 스위스, 멕시코, 프랑스, 브라질을 차례로 꺾고 승승장구하며 결승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그리고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여자축구팀은 끝내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거머쥔다.

극의 마지막에서 우승을 이끈 정우 감독과 여자 선수들은 군복을 입고 김일성 동상을 참배하면서 국제경기에서 더 많은 금메달을 따서 선군 조선의 체육인으로서 도리를 다해 가겠다는 맹세를 다진다.

여자축구, 세계 최정상급 강도 높은 훈련 유명해

북한의 여자축구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예컨대 <우리 여자축구팀>의 소재가 되기도 한 2006년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월드컵 ‘U-20’에서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해당 대회에서 경고와 퇴장이 가장 적은 경기로 페어플레이상을 받기도 하였고,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성희 선수는 ‘실버슈’에 선정되었으며 주장 홍명금 선수를 비롯한 3명의 선수들은 대회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기도 하였다.

타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008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17세 이하 세계청소년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02 부산아시안게임과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2연패를 석권했다.

북한의 여자축구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북한의 체육 정책과 관련이 있다. 북한에서 여자축구는 비교적 이른 시기인 1980년대 중반부터 집중 육성되기 시작했고 체계적으로 관리되었다. 특히 김정일은 ‘여자축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하였는데,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아시아 여자축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아시아권 강자로 부상했다. 현재는 일반 팀과 대학 팀이 20여 개, 중학교 팀이 50여 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남자축구팀은 국제경기에도 자주 참가하지 않고 A매치 경기(국가대표 간 시합) 경험도 상당히 적다. 그리고 선수 개인의 역량도 세계적인 수준하고는 아직은 거리가 있는 반면, 여자축구팀은 신체적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개인 기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버금가는 좋은 선수들도 많으며 국제경기 경험도 풍부하다.

여기에 ‘헝그리 정신’이 결부된 강인한 정신력, 강도 높은 훈련, 높은 포상, 우수한 지도자들은 북한 여자축구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자 축구선수들은 남자들과 훈련을 같이 할 정도로 강도가 높다. 특히 매주 금요일에는 12㎞를 달리는 훈련을 하는데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모든 훈련을 거치고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인민체육인’ 같은 명예칭호를 받을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선수 입장에서는 더없이 매력적인 요소다. 북한에서는 여자축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지도자들도 남자팀보다 여자팀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여자축구팀>의 정우 역시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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