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6월 4일

통통인터뷰 | “서로의 개성 인정하며 존중 받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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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인터뷰 | 이민해 무지개청소년센터 통합지원팀

서로의 개성 인정하며 존중 받기를 바라요

조두림 / 본지기자  

이민해 무지개청소년센터 통합지원팀 팀원

이민해 무지개청소년센터 통합지원팀 팀원

Q.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언제부터 활동을 시작했나요? 센터의 초기 활동과 주요사업이 궁금합니다.

A.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이주배경청소년을 지원하는 여성부 산하 재단으로 2006년 설립 이래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지원복지법」 제18조 정의에 따르면 이주배경청소년이란 “「다문화가족지원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다문화가족의 청소년과 그밖에 국내로 이주하여 사회 적응 및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말합니다.

이를 토대로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는 현재 이주배경청소년의 유형을 다문화가족의 청소년, 외국인근로자가정 자녀, 중도입국청소년, 탈북청소년,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 등으로 분류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기 센터 사업은 이주배경청소년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필요성으로 연구와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이후 그 자료들을 토대로 이주배경청소년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체화시켰고, 현재는 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국 지역 위탁시설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는 청소년들에게 특화된 재단이라는 점에서 다른 단체와 구분되는데요. 이를테면 하나센터 같은 경우는 23개소 전국에 운영하고 있고, 탈북민에 대한 지원이 체계적이고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청소년과 같은 탈북민 자녀에 대한 지원은 비중이 적습니다. 아무래도 지역 주민들의 지역 정착을 위한 사업이나 진로·재취업 등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청소년 특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면 하나센터도 저희에게 의뢰를 많이 하고 있어요.

Q. 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는 이주배경청소년 프로그램 중 탈북청소년에 특화된 사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신다면?

하나원, 하나둘학교 졸업생, 선배, 후배, 동기들이 함께하는 운동회 모습 ⓒ 무지개청소년센터

하나원, 하나둘학교 졸업생, 선배, 후배, 동기들이 함께하는 운동회 모습 ⓒ 무지개청소년센터

A. 가장 대표적으로 탈북청소년 현장체험프로그램 ‘비교문화체험학습’이 있어요. 하나원 하나둘학교 청소년반 소속 탈북청소년을 대상으로 1박2일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기초생활 및 경제생활 체험, 대중교통 이용, 교육기관 탐방, 문화체험 등 실생활 위주의 체험활동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통해 탈북청소년의 남한 사회 이해 제고와 적응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탈북청소년 선배와의 대화를 통해 지역사회 정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이후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대중교통 이용과 같은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편이에요.

다음으로 탈북청소년 사회입문 프로그램 ‘동기야! 놀자!’는 하나원 하나둘학교를 졸업한 탈북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각자 생활하게 될 지역사회의 초기 정착에 대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스포츠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매회 15명 내외의 탈북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활동과 더불어 안정적인 사회 적응을 위하여 하나둘학교 동기 및 선·후배와의 정보 공유, 진로 고민 등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어요.

또한 안정적인 한국 생활 정착과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 및 사례관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싶을 때는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고, 마음이 아프고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을 때나 학교 입학, 직업 선택을 앞두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상담·언어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선생님과 함께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며 적절한 심리검사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위치하거나 긴급한 상황에 처한 청소년의 경우에는 그 특성과 상황을 고려하여 찾아가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필요시 기관 연계 및 ‘다톡다톡(多talk茶talk)’이라는 심리치료비 지원 연계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CLS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미국 단체 ‘OSF’가 지원하는 탈북학생 대학원 학위 수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해 현재 졸업생을 포함해 총 23명

이 지원을 받기도 했어요. 대학원 수료 과정이기 때문에 저희 재단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성인을 대상으로 선발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생활 총체적 지원 프로그램인 ‘OK(One Korea) 라이프 코칭’이 있는데요. 14~18세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의 생활 및 진로 교육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해요. 보통 진로 교육은 영어, 수학 등 학업 교과 부분만 지원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이 프로그램은 예체능 과목도 지원 내용에 포함된다는 데서 차별점이 있습니다.

Q. 탈북청소년 지원 사업을 담당하면서 애로사항과 보람을 느낄 때는?

탈북청소년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 ⓒ 무지개청소년센터

탈북청소년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 ⓒ 무지개청소년센터

A. 저희는 탈북청소년이 먼저 연락이나 만남의 의사를 취하지 않는 이상 합법적으로 그 친구들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트라우마나 불안 증세 등 센터의 관심과 상담 등의 지속 관리가 필요한 청소년들을 돌볼 수 없다는 점이 조금 어려운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탈북청소년들은 ‘인신매매’나 죽음 등 보통 사람들이 겪지 못한 아픔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에는 더 깊이 공감해줄 수 없다는 데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제가 상담사이니까 그 아픔을 좀 더 헤아려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그래도 꾸준한 관심과 상담을 통해 마음이 전해지기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낄 때가 있어요. 일례로 무연고 탈북 청소년 중에 극심한 트라우마와 정신적 고통을 갖고 있는 친구가 있었어요. 보통은 5~10회차의 상담을 진행하지만, 약 1년 정도 한 달에 한 번씩 만남을 갖고 회복을 위한 지원을 했었거든요. 그리고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돼 2달 정도 기간을 두었다가 얼마 전 다시 만났는데 이제 혼자라도 두렵거나 힘들지 않다고 말하더라고요. 탈북 과정에서 지속되는 헤어짐 때문에 어두운 삶을 살았는데, 이제 빛으로 조금씩 나올 수 있는 용기를 가졌다고 했어요.

처음에는 저도 사람인지라 이제 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 같아서 내심 서운한 마음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친구의 회복과 성장을 보고 보람을 느끼게 되었죠. 처음과 비교해 건강해진 것이잖아요. 이후 아이러니하지만 제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질 때가 보람 있는 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됐어요.

또 제가 탈북청소년 프로그램 중 ‘동기야 놀자!’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하나원 졸업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외롭게 정착하고 있는 친구들이 선배, 동기, 후배 들을 만나는 동창회와 같은 자리죠. 그때 온 친구들이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같은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이후에도 공동체를 이뤄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 있더라고요.

그리고 탈북청소년들이 준비한 프로그램들에 참여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다음에 또 올게요!” 하면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그 친구들이 스트레스를 벗어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는 자체가 보람 있습니다.

Q. 탈북청소년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위해 지금 우리의 시스템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크게 두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현장에서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과 정책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탈북청소년들에게 생활적인 측면에서 현실적인 보조 등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필요에 의한 지원은 어떤 것인지 연구와 고민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현재 탈북 관련 업무를 하는 많은 기관에서 아마도 공감하고 다같이 고민하는 부분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에 대한 지원이 현재 무척 필요한 시점이에요.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 비율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요.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총 탈북청소년 약 2,500명 중에 절반이 넘는 수인 1,300여 명 정도인 52.3%를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아요. 그래서 이 친구들에 대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죠.

제3국 출생이라고 하면 보통 어머니가 북한 사람인 경우가 많은데, 어머니가 인신매매로 팔려가 한족이나 조선족 남성과 결혼을 해 아이를 낳은 경우에요. 중국에서 태어난 것이죠. 어머니가 탈북민 출신이기 때문에 탈북청소년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인 것인데요. 어떤 측면에서는 다문화 청소년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 친구들은 중국인도 아니고 탈북청소년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애매한 위치에 포함돼 있어요.

그런 애매한 위치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정책적 측면에서 ‘비보호’ 대상에 속하게 되거든요. 중국에서 태어나서 중국에서 컸고 중국인 부모 한 명을 둔 것이기 때문에 국적도 제3국이라는 점이기 때문에 ‘비보호’에 속하게 되고, 탈북청소년만큼의 보호와 지원을 받지는 못하는 상황이죠.

이 친구들이 가지는 어려움은 일단 한국어를 못하고, 다른 탈북청소년 환경과 비교해 가족 해체가 심한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정체성 측면에서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죠. ‘나는 한국도, 중국도, 북한 사람도 아니다’라는 혼란인 것이죠. 또한 이 친구들은 다른 탈북민과 똑같은 법령의 보호 아래 있지 않기 때문에 입시에서 특별전형도 없어요. 한국어도 못하는데 일반 한국 친구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하고 학비 지원 등의 경제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 처해 있죠.

탈북청소년보다 총체적인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시간이 걸리고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모두가 인지하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여러 이해관계 등으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도 사실이에요.

'동기야 놀자' 문화스포츠 활동 겨울방학 스키 체험 ⓒ 무지개청소년센터

‘동기야 놀자’ 문화스포츠 활동 겨울방학 스키 체험 ⓒ 무지개청소년센터

Q. 탈북청소년 지원 사업에 대한 센터의 향후 비전은 무엇인가요?

A. 저희 센터가 무지개센터인 이유는 사람마다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인데요. 그런 다양한 빛깔들을 가진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이 사회에 건강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해나갈 예정입니다. 꼭 정착이 아니더라도 저희 재단에서 하고 있는 인식개선 사업 등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청소년들이 서로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받아들이고, 협력하면서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서 이주배경청소년들이 한국에서 존중 받는 청소년들로 자라서 이 친구들이 건강하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청소년들로 성장하기를 희망합니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이유는 7가지 다양한 색깔이 각자의 위치에서 고유한 빛을 내고 있기 때문인 것처럼, 청소년들이 ‘탈북’, ‘다문화’ 등의 이름표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고유한 개성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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