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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法 통일LAW | <온달전> 2중 양도 사건 2018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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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法 통일LAW

<온달전> 2중 양도 사건

최은석 / 통일교육원 교수

남북교류가 활기를 띠게 되면 그동안 막혀 있던 저작물의 교류가 빈번해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현안을 다룰 창구를 단일화하지 않으면 2중 양도 등 저작물 분쟁 사건 발생이 또다시 반복될 수 있다. 과거 남북교류 시 북한 저작물인 영화 <온달전> 사건은 그 대표적 사례라 할 것이다.

사건 개요를 보면, A는 1998년 5월 28일 중국의 선양 고려민족문화연구원을 통하여 북한의 조선영화수출입사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온달전> 영화에 대한 한국 내에서의 복제·배포권 및 방송권 등의 유효기간을 15년으로 정해 양수하였다. 한편 B는 일본 서해무역으로부터 이 사건 영화의 비디오테이프를 입수한 후 1998년 10월 국내 M 방송사와의 사이에 이 사건 영화를 독점적으로 방송할 것을 허락하는 내용의 독점적 계약을 체결하였고, 비디오테이프는 수입 추천 결과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M 방송사에 제공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해 A는 1998년 11월 9일과 1998년 12월 말경 B와 M 방송사에게 이 사건 영화에 대한 한국 내에서의 판권이 자신에게 있으므로 허락 없이 그 사용이나 방송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취지의 통지를 보냈다. 하지만 M 방송사는 1998년 11월 6일 문화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이 사건 영화에 대한 수입 추천을 받은 후 B로부터 비디오테이프를 제공받아 1999년 1월 3일 TV를 통해 방영했다. 이에 대해 A는 <온달전>의 남한 내 판권이 자사에 있다는 이유로 B와 M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북한 영화의 남한 내 권리 두고 분쟁 법원 판단은?

본 사안의 핵심 쟁점은 <온달전>의 저작권자인 북한의 조선영화수출입사가 중국의 선양 고려민족문화연구원과 일본의 서해무역에 2중으로 판권 계약을 한 상태에서 남한의 두 업체가 위 중계업체들과 각각 이용 허락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러한 2중 양도에 있어 제1양수인으로부터 이용 허락을 받은 A가 저작권 양수의 등록 등 공시절차 없이도 제2양수인으로부터 이용 허락을 받은 B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법원은 우선 B가 서해무역으로부터 <온달전>의 동북아 지역에서의 TV방영권 및 극장상영권 등을 적법하게 양수하였고, M 방송사가 B로부터 적법하게 이용 허락을 받았음을 인정한 후 다음과 같은 법리로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즉 “저작권법 제52조에 따르면 저작재산권의 양도는 등록하지 않으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바, 여기에서 제3자라 함은 등록의 흠결을 주장하는 데 대하여 정당한 이익을 가진 자, 즉 지적재산권의 양도에 관계한 당사자의 법률상 지위와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가진 제3자라 할 것이고 여기에는 저작재산권의 2중 양수인 또는 그로부터 저작물의 이용 허락을 받은 자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A는 영화 <온달전>에 대한 복제·배포권 및 방송권 등의 저작재산권을 양수하였음을 저작권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등록하지 않았으므로 제3자인 B 및 M 방송사에 대항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위 서울지방법원의 판결 내용을 검토해 보면, 북한에 소재하는 저작권자가 저작물에 관한 권리를 2중으로 양도하는 행위가 있고, 증거에 의하여 두 양도 행위가 모두 진실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이에 관하여 저작권법 규정에 따라 권리의 우선순위를 판단한 의미 있는 판결이다. 1심 법원은 그러한 사실 인정 및 저작권법에 따라 제1양수인이 양수에 관한 대항력을 갖추지 않는 한 제2양수인에게 그 양도의 효력을 대항하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대한 항소심 결과를 보면, 서울고등법원은 B가 A에게 일정한 금원(3천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되었는데, 이는 양 당사자의 형평이 고려된 바람직한 북한 저작물에 대한 분쟁해결로 판단된다. 또한 이 판결은 북한 저작물의 양수 시 2중 양도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당사자들이 유의하여야 함을 일깨워 준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남북한 저작권 이용과 보호라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양쪽 모두 다 평등하게 이용하고 보호하면 가장 좋다. 문제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사실 남한의 한류드라마가 DVD나 CD로 복제되어 상당 수량이 북한 지역에 은밀히 거래되고 있고 그 중간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현실적 지배 아래 있지 못한 관계로 남한의 저작권료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한류가 북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면 우리 정부 차원에서 남북협력기금이나 별도의 재원이 마련될 시 저작권료를 일정 부분 지원해 주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남북통일 후 사회문화적 격차 해소를 위해 사후에 지불되는 비용보다 사전에 일정한 역할을 저작권법이 기여할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대안은 없다.

이제 민간교류와 협력이 탄력을 얻게 될 것에 대비하여 여러 방면에서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남한과 북한은 통일을 최대의 민족과제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방안도 분단 반세기가 넘는 동안 다양하게 제시해 왔다. 그러나 통일을 제약하는 국내외적 조건들은 여전히 탈냉전의 국제정세 하에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남북교류협력에 있어 남북 간의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길은 원칙적으로는 상호주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겠지만, 남북한 사회문화 통합의 원만한 결합을 위해서는 어느 일방의 희생이 크지 않다면 일정 부분 타협과 양보도 필요하다. 남북 간의 접촉면이 급격히 확장되고 교류가 양적·질적으로 급진전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남북관계를 어떻게 정립해 나가야 할지를 저작권법 차원에서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즉 통일을 지향한 새로운 남북관계의 정립을 위하여 저작권법적으로 추구해야 할 지향점을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하여 각 부문별 과제와 실천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며 이에 따른 저작권법 질서 재편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접근이 요구된다.

남북교류협력 재개 시 저작권 교류 합의서 체결해야

궁극적으로는, 남북 간 저작권 교류 관련 합의서를 체결하여 상호 저작물의 자유로운 이용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 간 정보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저작물의 생성 과정에 있어서도 북한 저작물의 생산을 인정하면서 국내 저작물과 비교하여 상호보완적 교류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형태가 이루어지면 남북한 간의 사회문화 수준의 격차(gap)를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정보격차 해소 문제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과거 독일통일 과정에 동독 주민의 자발적인 민주주의 갈망과 통일에 대한 의지가 컸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렇게 되기까지 서독에 대해 사회주의체제에 자신 있었던 동독은 통일 이전 서독 정보(매스미디어)에 대해 자유로운 접근을 가능하게 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북한 상황은 어떠한가? 북한 주민은 한류(남한 드라마 등)에 대한 선호도는 높으나 북한 체제의 폐쇄성으로 인해 소수만을 제외한 다수에게는 여전히 정보 접근권이 제한적이다. 우리의 경우도 분단이 가져다 준 폐해로 인해 북한 저작물에 대한 접근권(right of access) 또한 제한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을 위해 ‘정보 접근권’을 보다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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