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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 남북 산림협력 출발선 … 소규모 사업단위 역량강화에 집중해야 2018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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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산림협력 출발선

소규모 사업단위 역량강화에 집중해야

최현아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수석연구원

한스자이델재단(HSF)의 조림 사업이 실시된 이후 지난해 9월 29일 평안남도 대동군 상서리 양묘장의 모습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한스자이델재단(HSF)의 조림 사업이 실시된 이후 지난해 9월 29일 평안남도 대동군 상서리 양묘장의 모습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오랜 기간 중단되었던 남북 환경협력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되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개성 지역에 설치할 뿐만 아니라 “민족 경제의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 정상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며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을 취해 나가기로 합의” 함으로써 이러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특히 첫 번째 남북교류 사업으로 산림협력이 꼽힌 것은 UN 대북제재 하에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 가능하며, 북한의 심각한 산림훼손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의지가 포함된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 집권 이후 새로워진 평양의 세련된 이미지는 평양 외 지역의 극심한 빈곤, 낙후된 환경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러한 점은 북한 자연환경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북한은 건립 초기부터 특정 자연자산을 보호하는 데 관심을 보였는데, 한국전쟁 이후인 1972년에 북한을 방문한 최초의 미국인이었던 <뉴욕타임스>의 저명한 기자인 해리슨 샐리스베리(Harrison E. Salisbury)는 실제로 북한 시골에서 “나무에 대한 애착은 거의 신격화된 듯하였다”라고 보도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의식도 땔감을 얻기 위한 산지 개간과 대량 벌목, 산림 환경변화로 인한 피해와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호우, 토사유출, 홍수와 가뭄의 반복현상을 막아내지는 못하였으며, 수 세기 동안 하천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순응해 왔던 경작지의 형태와 규모를 자연에 역행하는 사각형 구조로 변화시키는 대규모 경관 계획 역시 막지 못하였다.

북한 산림황폐화(~2010), 서울시 면적의 30배 정도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또한 북한의 환경 상태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산림훼손(황폐화)이 심각한 상태며, 연구자에 따라 북한 산림황폐화 면적을 다르게 계산하고 있으나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까지 황폐화 면적은 약 170만~190만ha로 서울시 전체 면적의 약 30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표1> 참고)

북한은 현재 산림을 포함한 환경에 우선순위를 두고 주민 생활환경 개선과 함께 지역주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연재해(natural disaster), 위생(hygienic) 등의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과 관련 지식, 기반시설, 의사결정 기반 등이 부족한 상황으로 산림을 포함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 북한의 환경 문제 지원을 위해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황폐산림 복구지원 사업이 이루어졌으며, 2015년 재개되어 약 126억 원이 지원되었다. 지원내용을 보면 종자 및 묘목 지원, 양묘장 건설, 산림 병해충 방지 등 북한 산림복구를 위한 역량강화가 아닌 조림을 위한 지원에 치우쳐 있었으며, 2년 이내 종료된 사업이 대부분이었다. 산림복구 사업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사업이 아니며, 능력 배양과 함께 단계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29일 몽골 전문가와 북한 현지 전문가들이 평안남도 대동군 상서리 양묘장에서 국가산림자원조사 실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지난해 9월 29일 몽골 전문가와 북한 현지 전문가들이 평안남도 대동군 상서리 양묘장에서 국가산림자원조사 실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산림복구, 단기간 완성 불가능 능력배양 동시에 이뤄져야

UN 대북제재 아래에서도 북한은 산림을 포함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기구, 국제 NGO 등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협력을 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개발협력청(Swiss Agency for Development and Cooperation), 저먼애그로액션(German Agro Action), 한스자이델재단(Hanns Seidel Foundation) 등과 경사지 복구, 조림 등 산림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스 자이델 재단(HSF)의 경우 2012년부터 산림 관련 사업을 준비하여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지속가능한 조림 사업을 진행하였다. 현재는 북한 전문가의 산림 관련 역량강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강력한 UN 대북제재가 진행되었던 2016년과 2017년에 한스자이델재단은 다른 기관과 달리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며, 북한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소규모이지만 산림 관련 지속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U 조림 사업의 경우 국토환경보호성(Ministry of Land and Environmental Protection) 산하 산림과학원 산림경영학연구소(Forest Management Research Institute)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북한 산림복구 지원을 위한 재조림 사업과 함께 북한을 국가 간 협력체제에 편입시키고 북한과 국제기구들 간의 교류 강화를 목표로 진행하였다. 산림 벌채의 영향을 받는 농촌 지역 경제 활성화 도모를 위해 80ha의 조림지가 평안남도 대동군 상서리에 조성되었으며, 국제세미나, 현지 워크숍과 산림 분야 국제협력을 위한 역량강화 교육과 연수가 진행되었다. 사업 기간 중 독일과 몽골 산림 전문가의 상서리 양묘장 방문 및 북한 현지 전문가 교육, 북한 전문가의 몽골과 중국에서의 연수가 진행되었다.

또한, 북한은 현재 산림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산림복원을 위해 자체적으로 산림 관련 정책과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관련 지식과 기술이 부족한 상황으로 지리학적 위치와 기후 조건이 비슷한 몽골과 중국에서의 연수를 통하여 산림자원 조사, 산림 병해충 방제 방법 등을 포함한 산림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고, 양묘장과 재조림 시범 지역에서의 현장조사가 진행되었다. 이외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을 방문하여 황폐화 지역에서 토양 침식과 산사태 방지할 수 있는 제품의 사용법과 생산과정을 확인하고 북한 현지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였다.

현재 직접적인 남북 산림협력이 진행될 수 있는 가운데 많은 기관들이 산림협력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UN 대북제재 안에서 양묘장 건설 지원을 포함한 개발협력 사업이 이행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중재자 역할이 가능한 국제기구, 국제 NGO 등이 정부와 민간단체들을 도와 실질적인 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주요 요구사항 등을 취합하여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산림협력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산림이 많이 황폐화된 북한에서 시급하게 진행할 수 있는 협력 사업으로 대북지원의 정치적 위험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지원 측면에서 북한 전문가의 역량개발에 초점을 둔 인도적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 즉, 역량강화를 위한 교류와 지식공유가 대북지원 전략의 중요한 정책이 될 수 있으며, 정치 상황과 구분하여 안정적·중립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산림황폐화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국가정책과의 연계보다는 소규모 사업으로 북한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이론을 응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배양 사업과 함께 기술지원 사업이 먼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동시에 다자간 협력을 바탕으로 이미 북한 현지 파트너 기관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는 한스자이델재단과 국토환경보호성과의 연계를 고려할 수 있으며, 북한 현지 사업 담당자를 고용하여 북한 현지 사정을 고려한 사업계획 수립과 진행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탄력적인 예산 운용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 산림협력을 강화하고 북한 황폐 산림복구를 위한 기반구축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 아시아산림협력기구(Asian Forest Cooperation)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인도적 차원의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사례가 아닌 북한과 비슷한 기후, 토양 등 자연조건을 가진 아시아 국가 사례를 고려한 교육이 가능하며, 북한의 산림황폐화를 포함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세계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등의 재원 활용도 고려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16일 남북한 산림 전문가와 국외 전문가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합동으로 현장 실습에 참가하고 있다.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지난해 8월 16일 남북한 산림 전문가와 국외 전문가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합동으로 현장 실습에 참가하고 있다.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북한 산림 전문가 역량강화 긴요 입체적 교육지원 필수

한 예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개발도상국의 산림황폐 방지를 막기 위해 제안된 REDD+(Reducing Emission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plus) 사업을 추진할 경우 북한은 아직까지 기후변화협약에서 요구하는 산림 모니터링 시스템과 REDD+ 국가전략 수립을 정리하지 못한 상황으로 REDD+ 메커니즘을 적용하기 위한 산림자원 통계의 신뢰성이 부족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실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먼저 산림자원 조사체계와 조사방법 등을 북한 전문가에게 교육하고 현장실습을 통해 산림자원조사 방법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개성공단이 빠른 시일 내 재가동 된다면, 교육장소로 개성공단 내 기술교육센터에서 관련 교육의 진행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 국제산림연구기관연합(International Union of Forest Research Organizations), 국제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서 초청하는 국제심포지움, 워크숍 등에 참석할 수 있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멈추었던 남북 산림협력 사업이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함께 심은 소나무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자라듯이 지속가능하고 구체적인 산림협력 사업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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