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 통일준비위원회, 자신감 있는 통일대전략 제시해야 2014년 8월호
시론 | 통일준비위원회, 자신감 있는 통일대전략 제시해야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 ‘통일준비위원회’가 지난 7월 15일 인적 구성과 운영 방향을 발표하였다. 통일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는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화두를 제시한 데 이어 2월 25일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을 위원회 구성 의지를 밝히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정부는 다각도로 의견을 수렴하며 준비 작업을 진행해온 결과 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8월 초 1차 회의를 개최하며 공식 출범을 선포하게 되었다.
통준위는 박 대통령의 평화통일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의지를 정책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범정부, 범국민적 기구이다. 박 대통령은 집권 이전부터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구상을 남북한 신뢰구축에서 풀어가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국내외 여론 수렴과 통일 기반 조성을 핵심 정책 현안으로 설정하고 추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도발과 도전은 그치지 않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태도를 버리지 않음으로써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통일보다는 분단된 현실을 기정사실화하고 통일을 달성해야겠다는 기대와 의지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통일이 되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혼란에 대해 우려하고 기피하는 풍조가 증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현재의 정부 조직이나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제대로 된 통일 기반을 조성할 수 없으며 특단의 조치를 통해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통일준비를 가속화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통준위, 범정부·국민적 기구로 면모 갖춰
통준위에는 통일부를 비롯한 6개 부처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NSC 사무처장, 민주평통 사무처장 등 정부 위원과 국회 여야 정책위원회 의장들이 참여함으로써 명실상부한 통일관련 범정부 기구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또한 민간위원, 전문위원, 자문단 소속 위원들의 경우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학식과 경륜을 갖춘 분들을 선임하여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을 마련하고 남북문제와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범국민적 기구로서의 기반을 갖추었다.
통준위는 외교안보, 경제, 사회문화, 정치·법제도 등 4개 분과위로 구성하여 각 분과위별로 과제를 발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특히 통일준비에 있어 국회와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국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와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발전 특별위원회’ 등과 소통을 하면서 범국가적 기구로서의 면모를 갖추어나갈 구상을 갖고 있다.
통준위의 구성과 운영 및 향후 과제에 관하여는 8월 초 개최 예정인 1차 회의를 통해 보다 상세히 밝혀질 것이나 현재로서는 위원장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정기 회의는 분기별로 1회 개최하며 수시로 분과별 회의를 개최하여 민·관협업을 통한 내실 있는 통일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향후 통일정책의 주무 부서인 통일부 및 통일문제에 관한 헌법적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의 역할 분담 및 업무 협조체제를 효율적으로 조정하여 시너지 효과를 제고해야 할 것이며, 현실적으로 대북지원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향후 통일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지방자치단체들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 반발 … 대승적 설득 논리 개발되어야
통준위는 출범과 동시에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통일 추진의 구체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통일 및 통합과정의 의제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여 연구할 것이며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투명성 있게 통일 논의를 펼쳐나감으로써 국내외 통일공감대를 확산하는 역할과 과제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통준위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북한의 내부 정세에 효과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되 우리의 전략 목표에 따라 한반도 정세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여야 한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유지하여 북한이 스스로 핵-경제발전 병진정책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복귀함으로써 동북아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할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하고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 구상에서 제시했듯이 북한의 일반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주어질 수 있고 북한 내 온건 엘리트들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진화된 정책 제안들을 구체화해야 한다. 민·관협업기구인 통준위는 기존의 정부 중심에서 민·관역할분담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북사업의 정치적 효과, 통일준비 역량확충 등과의 역학관계를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지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의 핵개발이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대북정책과 통일정책 간의 유기적 연관관계가 파기되었기에 통준위에서는 새로운 시대적 소명을 담은 현실적인 통일방안을 제정하여 통일 담론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최근 북한은 통준위의 출범을 체제통일 시도라고 비난한 바 있는데 이러한 북측의 반발과 비난에 대해서도 대승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설득 논리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감안하여 우리 사회 내부에서 통일에 대한 우려와 무관심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자신감 있는 통일 비전과 통일 대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연구와 비전 및 전략 제시를 통해 통준위는 통일국가 리더십의 확립과 국민대통합 기반구축을 실질적으로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 내부에서 통일에 대한 우려와 무관심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자신감 있는 통일 비전과 통일 대전략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유호열 /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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