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8월 1일 0

영화리뷰 | 인류를 초월하고 신의 영역까지 … 그 위험한 도전 2014년 8월호

영화리뷰 | <트랜센던스> 인류를 초월하고 신의 영역까지 … 그 위험한 도전

CS_201408_69 영화 <트랜센던스(Transcendence), 2014>는 호불호가 비교적 명확한 영화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다”와 “시원찮았다”로 극명하게 갈렸다. 왜 그럴까에 대한 의문은 직접 시청하고 해소하는 게 맞을 듯 싶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영화 <트랜센던스>가 매우 색다른 상상력에서 여러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적 재미 너머의 영역에서 나름 색깔이 분명한 영화다.

제목 <트랜센던스>의 사전적 의미는 ‘초월’이다. 이 영화는 인간 두뇌의 모든 정보가 하드디스크에 그대로 업로드 되고 업로드 된 정보의 덩어리가 하나의 인격을 유지하며 네트워크상에서 인간과 기존의 슈퍼컴퓨터가 하지 못한 신의 영역을 넘어서는 능력을 보여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랜센던스>류의 영화는 미래에 발생할 인공지능체와 인간과의 관계, 생명, 영혼 등의 문제에 천착했다. 또한 <인셉션>, , <매트릭스>, <트론 : 새로운 시작>, <론머맨> 등 상당히 많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유명세를 탔던 <공각기동대>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의 과학수준에서 아직 먼 이야기일 수 있지만 컴퓨터 기능의 확장과 인간지능의 결합문제, 인간화와 영혼 등 미래사회 인간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에서 인간의 지능이 단순히 컴퓨터의 연산기능으로 수렴될 수 있는 것인지, 연산기능 이전에 존재론적 의미에서 ‘자각력’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 등의 문제의식을 다루고 있다. 2012년에 개봉된 우리 영화 <인류멸망보고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로봇이 ‘열반’하는, 소위 인지능력을 넘어 ‘깨달음’의 경지를 논하기도 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간의 두뇌가 업로드 된 슈퍼컴퓨터

CS_201408_69 영화 <트랜센던스>는 주인공인 천재과학자 윌(조니 뎁)이 사망 직전 뇌의 모든 정보를 인공지능 컴퓨터에 업로드 한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이 영화는 <인셉션> 촬영감독 월리 피스터의 연출 데뷔작이자 <배트맨>과 <슈퍼맨>을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했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인셉션>식의 인간의식의 네트워크화와 <배트맨>식의 사회문제의식이 은근히 배어있다.

우선 눈길을 끄는 큰 대결구도는 윌로 대표되는 과학자집단과 ‘RIFT’라는 반(反)과학단체 간의 대립이다. RIFT는 주요 인공지능 연구소와 과학자들을 습격한다. 그 과정에 주인공인 윌은 ‘트랜센던스’라는 최종 슈퍼컴퓨터 이론 발표회장에서 이들의 테러에 총상을 입는다. 총알에는 맹독성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이 입혀있었기에 치명적이었고 윌은 최대 5주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를 받는다.

이에 같은 동료과학자이자 연인인 에블린(레베카 홀)은 윌의 뇌를 PINN 양자컴퓨터 코어의 일부에 스캔해서 업로드 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나오지 않자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 기적적인 현상이 발생한다. “거기 누구 없어?”라는 메시지가 컴퓨터 모니터에 뜬 것이다. 모니터에 나타난 존재가 윌이라고 확신하는 에벌린. 그러나 그 존재가 윌이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두는 과학자 동료들. 영화의 전개는 윌의 실체를 둘러싼 기존 과학자들과 윌-에블린 커플의 갈등으로 흐른다.

인터넷 네트워크 세계에 뛰어든 윌은 엄청난 능력을 기반으로 왕국을 건설한다. 브라이트우드라는 사막의 오지마을에 초대형 센터를 세우고 각종 연구를 진행한다. ‘나노’ 과학과 생명과학의 끝을 보여주며 가히 신의 영역에 접어든 연구 성과를 이뤄낸다. 과거 성인이 보여줬던 기적이 작은 오지마을에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얼굴이 뭉개지고 만신창이가 된 사람이 멀쩡해지고 엄청난 완력을 발휘한다. 시각 장애인이 눈을 뜨고 휠체어를 타던 하반신 장애인이 걷고 뛰기 시작한다. 에블린을 둘러싼 모니터에 띄워진 윌의 형상이 점점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전지전능. 윌이 보여주는 기적이 그랬다. 그 공포감은 요셉 태거 박사(모건 프리먼)가 ‘거기서 도망가’라는 쪽지를 전달하면서 극에 달한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질문 던져

이 영화의 주제는 초반부 “당신은 신을 만들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인간이 늘 해오던 짓 아닌가?”라는 윌의 대답에 담겨있다. 과학기술의 진보와 신, 그리고 그 가운데 인간존재의 의미라는 문제의식을 함축하고 있다. 또 하나의 선문답스러운 대화는 양자컴퓨터인 PINN과의 대화나 윌이 빙의된 트랜센던스와 태거 박사의 문답에도 나온다. 이른바 ‘자각’이라고 하는 존재론적 물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 영화의 워스트 포인트는 RIFT단체 조직원들의 허접한 모습이나 트랜센던스를 공격하기 위해 동원되는 FBI 전술요원들이 동네깡패 소탕 수준의 무장과 규모를 갖춘 점 등이다. 블록버스터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너무 ‘조촐’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과학기술의 진보와 인간존재의 문제 등에 대한 제작자의 고민은 충분히 와닿는다. <캐리비안의 해적> 조니 뎁의 연기 변신도 볼만 하다.

이 영화의 주제는 초반부 “당신은 신을 만들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인간이 늘 해오던 짓 아닌가?”라는 윌의 대답에 담겨있다. 과학기술의 진보와 신, 그리고 그 가운데 인간존재의 의미라는 문제의식을 함축하고 있다.

서유석 /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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