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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감자를 제대로 알자 201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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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17 | <음악경연날에 있은 일>, <향기골에 온 감자>
감자를 제대로 알자

<음악경연날에 있은 일>은 줄기식물로서 감자의 특성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작물들이 모여서 기량을 겨루는 ‘풍년음악경연대회’ 개최 소식이 알려졌다. 각종 작물들은 경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저마다 경연준비에 들어갔다. 뿌리작물들도 한 자리에 모여서 경연대회 준비를 했다. 홍당무가 장새납(북한 악기)을 담당하였는데, 실력이 좋지 않았다. 고구마는 장새납 명수인 감자를 데려오기로 했다.

감자는 줄기작물들이 모인 곳에 있었다. 고구마는 감자에게 뿌리작물이 모인 곳으로 가자고 했지만 감자는 선뜻 나서지 않았다. 통배추가 감자는 줄기작물이라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구마는 “감자가 줄기작물이면 고구마인 나도 줄기작물이냐.”라고 반문하며 감자를 데려갔다. 밤이 되자 통배추가 찾아와 감자가 줄기작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고구마는 ‘어림없는 소리’라면서 통배추를 돌려보냈다.

경연대회 날, 여러 작물들이 들뜬 마음으로 대회 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통배추가 책을 한 권 들고 나타났다. 한편 경연을 앞두고 음료수를 사러 간 뿌리작물들은 깜짝 놀랐다. 감자가 없어진 것이었다. 감자는 줄기작물의 연주 무대에 있었다. 줄기작물에게 감자를 빼앗긴 고구마는 화가 나 연주를 막고 심사위원들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고구마와 달라 … 땅 속에서 자라도 감자는 줄기작물

땅 속 줄기에서 생기는 감자는 뿌리작물이 아닌 줄기작물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中

땅 속 줄기에서 생기는 감자는 뿌리작물이 아닌 줄기작물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음악경연날에 있은 일> 中

심사위원들이 모여서 고구마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고구마는 ‘감자가 땅속에서 자란다’고 하면서 뿌리작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통배추가 가져온 작물 책에는 ‘감자는 줄기작물’이라고 적혀 있었다. 감자는 땅 속 줄기에 생기기 때문에 줄기작물이라는 것이었다. 작물들은 땅 속에 있느냐 땅 위에 있느냐로 줄기작물과 뿌리작물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부분에 생기느냐에 따라서 구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향기골에 온 감자>는 감자 품질개량을 소재로 한 체제 선전이 강한 애니메이션이다. 향기골에 새로운 씨앗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든 곡식들이 나가서 환영했다. 그런데 온다는 씨앗은 오지 않고, 감자들만 남았다. ‘둥글이 감자’들은 자신이 바로 향기골에 새로 왔다고 했다. 옥수수는 실망했다. 작년에 왔던 감자 쪽쪽이가 와서 온갖 벌레들에게 고생만 하고 돌아갔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감자대장 둥글이는 “작년에 왔던 쪽쪽이와는 다른 종자”라고 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한편 감자가 왔다는 소식은 벌레들에게도 전해졌다. 벌레들이 하나 둘씩 향기골로 모여들었고, 새로운 둥글이 감자들과 벌레들이 들판에서 한바탕 싸움을 벌였다. 벌레들이 감자에 달라붙으려고 했지만 둥글이 감자들은 용감하게 벌레들을 물리쳤다. 밭에서 벌어진 한바탕 싸움에서 둥굴이 감자들이 승리하자 옥수수도 깜짝 놀랐다.

싸움에서 진 나쁜 벌레들은 차가운 바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벌레의 말을 들은 차가운 바람은 ‘감자를 말라 죽이겠다’면서 공격했지만 둥글이들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차가운 바람대왕이 직접 나서 차가운 바람을 몰아쳤다. 차가운 바람대왕이 나선 것을 본 옥수수들은 걱정이 됐다. 차가운 바람에 모두 쓰러졌던 지난 일이 생각났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둥글이 대장은 강한 추위와 맞서서 용감하게 싸우고 있었다. 마침내 차가운 바람대장도 지쳐서 물러갔다. 싸움은 둥글이의 승리로 끝났다.

물이 공급되자 둥글이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났다. 곡식이 수확되는 날이 됐다. 향기골은 감자 농사가 가장 잘 되어서 다락골 옥수수를 비롯한 많은 곡식들이 구경을 나왔다. 향기골에서는 풍년이 든 둥글이 감자를 위한 흥겨운 축제가 열렸다.

감자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 이유는 분명하다. 건강에도 좋고 식량해결에도 도움이 되는 감자를 잘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감자는 고난의 행군 이후 식량문제 해결 방법 중의 하나로 강조되었다. 특히 감자는 쌀농사 이외의 대체작물로서 주식 겸 부식으로 열량도 높아 국가적 차원에서 재배가 권장되었다. 고산지대가 많은 북한의 지형과도 잘 어울려 대체작물로서의 가치와 효용성이 강조되었다. 양강도 대홍단군을 감자 시범지역으로 선정하여 대규모 협동농장을 만들었다. 협동농장과 함께 감자 연구소, 감자 가공공장 등을 개발하여 가공식품 보급에도 적극 나섰다.

北, 식량문제 해결 위해 감자 적극 홍보

북한 아리랑 공연 중의 감자 배경대 미술

북한 아리랑 공연 중의 감자 배경대 미술

동시에 언론 매체를 통해 감자의 중요성과 활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북한의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감자는 중요한 소재 중 하나였다. 199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요리사들이 고민하는 공통의 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감자녹말을 이용한 가공음식의 개발이었다. 드라마 <가정의 재부>나 <옥류풍경>에서도 감자농사의 중요성이나 감자녹말을 이용한 국수 개발같은 주제가 강조되었다.

이처럼 <음악경연날에 있은 일>과 <향기골에 온 감자>는 주요 작물인 감자에 대한 상식을 키우고, 그 중요성을 일깨우려는 북한 당국의 의도가 반영된 애니메이션이다.

온론 매체를 통해 감자의 중요성과 활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처럼 <음악경연날에 있은 일>과 <향기골에 온 감자>는 주요 작물인 감자에 대한 상식을 키우고, 그 중요성을 일깨우려는 북한 당국의 의도가 반영된 애니메이션이다.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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