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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미·중 협력과 경쟁 사이 … 중국은 왜 신형대국관계를 말하나? 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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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중국이 미국에 제안한 신형대국관계 형성은 시진핑 체제의 핵심적인 대외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신형대국관계를 천명하면서 과거 미국과 소련의 ‘구형’ 대국관계를 반성하고 상호이해와 전략적 신뢰의 중요성, 서로의 ‘핵심이익’ 존중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신형대국관계 제안은 신장된 국력과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미국의 아시아재균형과 자국 견제에 맞서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겠다는 중국의 의지와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상하는 중국과 인접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향후 중국의 움직임을 더욱 면밀히 관찰하고, 전략적인 대응방향을 슬기롭게 잡아나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해지고 있다. 이에 중국의 신형대국관계 형성 제안은 무엇이며, ‘핵심이익’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를 살펴보았다.

 

 

기획 | 동북아 지정학의 부활 – 중국
미·중 협력과 경쟁 사이 … 중국은 왜 신형대국관계를 말하나?

지난해 6월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두 정상은 새로운 미·중관계의 미래를 말하는 ‘신형대국관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해 6월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두 정상은 새로운 미·중관계의 미래를 말하는 ‘신형대국관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형대국관계는 부상하는 중국이 강대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특히 미·중관계를 핵심적인 대상으로 볼 수 있다. 이 개념을 통해 중국은 미국과 ‘비충돌, 비대항, 상호존중, 협력적 윈윈’에 기초한 관계를 정립함으로써, 전통적인 강대국의 부상과정에서 나타난 바와 달리 전쟁을 수반하지 않은 평화적 부상을 할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구상은 그동안 G2구상을 비롯하여 미·중관계에 대한 각종 구상이 미국에 의해서 먼저 제기된 것과 달리, 중국이 먼저 제기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2012년 처음 신형대국관계를 만들어가야 함을 제기한 이래,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은 미국의 정치지도자를 만난 각종 자리에서 이를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2013년 6월 7일 미국방문 중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미·중관계의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고 태평양을 뛰어넘는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방문목적이라고 언급하면서 미국 측의 지지와 이해를 이끌어내고자 하였다.

美, 자국 주도 틀 내 중국의 책임 있는 강대국 역할 요구

신형대국관계론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대한 고차원적 대응으로 간주할 수 있다. 21세기에 아시아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중국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미국도 아시아 중시정책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국의 상대적인 국력 쇠퇴와 중국의 부상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미국 내에 확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1년 7월 당시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은 아시아 순방 중에 미국이 아태지역 문제에 핵심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아태국가임을 선언하면서 아시아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 중국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또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과 공동의 관심이 있다고 선언하고, 외교·안보 차원에서 중국을 포위, 압박하려고 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회귀 및 재균형정책 추진을 아태지역의 긴장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으로 간주했다. 세계 강대국이 되려면 우선 아태 강대국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는 중국에 미국의 동아시아 재균형 전략은 중국의 부상에 대한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신형대국관계론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에서 ‘상호존중, 협력, 윈윈’을 주요 내용으로 한 관계를 정립하고자 하며, 동시에 각자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는 가운데 건설적인 경쟁을 하고 지역 및 범세계적 이슈에 대해서는 협력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아직은 중국의 힘이 미국에 미치지 못하므로 미국 중심적인 질서를 변화시키려는 것보다 협력을 표방하면서 미국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중국의 국가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은 핵심 이익에 대한 침해나 내정간섭 및 대중 견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 측은 현재까지 높은 관심을 보이거나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정계는 외교적으로 중국 측에 일정한 반응을 보인 것을 제외하고, 신형대국관계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에 대하여 한 번도 구체적인 언급을 한 적이 없다. 중국은 핵심이익인 타이완, 티베트,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남중국해의 영유권에 대해 미국의 인정을 강조하지만, 오히려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여 중국의 분노를 사고, 동남중국해 문제에서 일본, 베트남, 필리핀의 편을 들어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여전히 현재의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틀 내에서 중국이 책임을 다하는 강대국 역할을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中,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인의 손으로”

더구나 시진핑의 등장 이래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의 주도국이자 리더국으로서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면서 신형대국관계의 건설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2013년 국가주석이 된 이후 시진핑은 경제적으로 신실크로드경제벨트구상, 해양실크로드구상,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을 제기하면서 중국 주도의 아시아지역 경제질서의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동시에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 신안보관을 제기하면서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인의 손으로”라는 슬로건을 통해 중국 주도의 동아시아 안보질서구상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러한 중국과 미국의 동아시아지역에서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은 미·중 간 신형대국관계 건설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세력전이 이론에 따르면 부상하는 국가가 기존 강대국의 국력에 가까이 갈 때 가장 위험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부상하는 국가와 기존 강대국 사이에는 영국과 미국 사이의 세력전이를 제외하고 대부분 전쟁이 발생하였다. 미국과 영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영국이 서반구를 미국에 내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미국이 중국에 아태지역의 주도권을 준다면 두 국가 사이는 화목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동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통해 이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아태지역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어줄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아태지역은 미국과 중국의 세계질서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의 출발지역이며, 미·중 간 신형대국관계 건설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양국관계는 협력보다 경쟁이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듯 보인다. 더구나 미·중 사이에는 아직 지역질서를 어떻게 제도화 할 것인가에 대하여 어떠한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만약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잘못 해결하면 그 결과는 재난에 가까울 것이다. 미·중 양국이 이를 어떻게 통제하여 전면적인 충돌을 피할 것인가가 중요한 도전이 되었다.

이정남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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