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에서 부르는 통일희망가! | 북·중 간 최초 현대식 다리, 신압록강대교 2014년 11월호
기획르포 | 접경에서 부르는 통일희망가! 3
북·중 간 최초 현대식 다리, 신압록강대교
단둥의 신개발지인 신성구.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신개발지다. 마치 서울 강남의 아파트촌을 연상할 정도로 현대식 아파트가 단지화 되어 있는 주택가다. 신성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대목이 바로 신압록강대교다.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이 다리의 의미는 북한 신의주 간의 교량으로써 북한정권 성립 이후 최초의 현대식 다리라는 점이다.
기존의 공식 통로는 압록강철교가 유일했다. 압록강철교는 일방 차선이다. 단둥에서 신의주 방향으로 건너가고 나서 다시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건너오는 방식이다. 기차가 지나갈 때는 그마저도 잠시 중단되어야 한다. 그래도 압록강철교를 통해 북한과 중국 교역의 70퍼센트 이상의 물자가 오고 갔다. 그간의 협소한 통로를 넘어 이제 숨통이 열리는 셈이다. 신압록강대교는 자동차 전용 다리이고 왕복 4차선이다. 많은 물동량이 오갈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다.
신의주-단둥 이어주며 황금평 자유무역지대 바로 연결
지난 2013년 10월 신성구에서 조·중(북·중)무역박람회가 열렸다. 두 번째 열리는 행사였고 이 자리에는 중국 주재 북한 대사도 참석했다.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행사에는 1만명의 중국인과 외국 비즈니스맨들이 참석했고 200여 건 이상의 투자상담이 이뤄졌다고 한다. 반면 북한 미디어들은 이 행사에 대해 다소 소극적으로 보도했다. 신압록강대교도 보도의 줄거리에 포함되었어야 할 상황인데 전혀 언급이 없었다. 구체적인 숫자 언급을 회피한 채 단순히 개최된 사실만 전했다. 한편 북한 국영 미디어들의 보도에서 신압록강대교가 주는 의미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중국이 건설비를 전부 댄 신압록강대교의 위치는 북한이 자유경제무역지대를 구상한 황금평과 가깝다. 신의주에서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신성구에서 조금만 가면 황금평이 나온다. 다시 말해 황금평을 바로 연결하는 통로가 되는 셈이다. 북한 중국 간 교역확대를 염두에 둔 다리건설임을 어렵지 않게 추측해 볼 수 있다.
순항하던 북·중교역에 이상이 생긴 건 북한의 내부 사정이 변화한 이후부터다. 중국과 교역확대를 추진하면서 황금평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북한 장성택이 김정은에 의해 처형된 것이다. 황금평의 주된 추진동력 인물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 셈이다. 그러자 신압록강대교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다리 완공이 지연된다는데, 이유인즉 중국이 신압록강대교를 북한 침략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유포되었다.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이 다리를 통해 중국인들이 쳐들어오는 도구가 되기에 북한이 다리 완공을 내심 환영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신압록강대교가 장성택의 업적과 연관된 이미지를 불러일으켜 공고한 정치권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처형된 장성택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애써 신압록강대교 완공 소식을 북한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신압록강대교는 김정은 체제에서 상징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인데 감감무소식이고, 이에 반해 마식령 스키리조트가 대대적으로 대내외에 알려지는 선전과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사실 북한의 전임 지도자였던 김일성이나 김정일에게도 신의주 인근 주변지역은 썩 좋은 기억의 장소는 아니었다. 김일성에게는 1945년 신의주 학생의거가 발생한 지역이라는 기억이 있었고, 김정일에게는 신의주에서 멀지 않은 용천에서 폭발사고를 경험한 지역이다.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이 지역은 늘 불안을 주던 장소였다.
신압록강대교 북단 단둥 신성구, 배후도시 기능 완성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최고지도자들은 단둥을 통해 열차로 중국을 방문했다. 현실적으로 중국과 원활한 관계를 위해 반드시 구축되어야 하는 교통 인프라의 최적합한 지정학 요소를 단둥은 태생적으로 확보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날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과 별개로 신압록강대교의 유용성은 절대적이다. 북한에서 다리를 건너면 바로 단둥 신성구인데 중국은 이미 다리와 연관된 배후도시를 완성해놓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성구에는 단둥시 공산당 당사와 시청건물 등이 입주해 실질적인 단둥 권부로 부상하고 있다. 그만큼 정치적 의미가 부여된 곳이라 황금평 개발에 대한 중국의 의지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황금평 자유뮤역지대가 진전되면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북한 근로자들이 황금평 자유무역지대에서 근무하고 출퇴근 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국경 자유무역지대의 근사한 그림이 될 것이다. 물류와 인적교류의 가능성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충분하다. 따라서 신압록강대교의 완공 소식은 이미 북한주민들에게도 크게 이슈화 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신압록강대교는 향후 북한과 관계진전이 있을 경우 북한이 대외적인 교류에서 큰 역할을 할 미래의 가교다. 지금 그 준비단계로 북·중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통한 새로운 환경조성의 결정적 역할을 준비하고 있는 다리다. 북한정권 출범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과 연결되는 현대식 다리인 신압록강대교는 그래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신창섭 / 중국 〈CCTV〉 한국어방송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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