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11월 1일 0

집중분석 | 일국양제의 시험대, 홍콩 민주화 시위 2014년 11월호

집중분석 | 일국양제의 시험대, 홍콩 민주화 시위

홍콩이 연일 중국 정부를 상대로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대해 전면적인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명확한 조치를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행정장관은 1997년 7월 1일 중국으로 주권이 회수된 이후 일국양제(一國兩制)에 근거한 항인치항(港人治港: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이라는 약속에 의해 선거로 선출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친중국 성향인 1,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어, 서구식 직선제를 원하는 홍콩주민들 의사에 배치되고 있다. 이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는 홍콩반환 이후 현재까지 계속되어 왔다.

일국양제,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

홍콩 반(反)중 민주화 점거 시위 20일째인 지난 10월 17일 까우룽 반도 몽콕에서 대오를 이룬 진압경찰이 시위대 점거지역으로 진입, 시위대 진영과 대치하고 있다.

홍콩 반(反)중 민주화 점거 시위 20일째인 지난 10월 17일 까우룽 반도 몽콕에서 대오를 이룬 진압경찰이 시위대 점거지역으로 진입, 시위대 진영과 대치하고 있다.

중국은 선거법을 개정하여 2017년 선거부터는 직선에 의해 행정장관을 선출한다는 방침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는 전면적인 직선제가 아니라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받은 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는 것이다. 결국 홍콩주민들이 원하는 행정장관이 추천될 가능성이 없는 미완의 직선제는 현행 제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시위로 이어졌다.

덩샤오핑이 제시한 일국양제는 홍콩반환의 근거가 되었고, 반환 이후 동 정책은 중국의 실지를 회복하는 통일정책으로 고착화되었다. 홍콩특별행정구(특구)는 중국 중앙에 속하며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내용 외에도 독자적인 삼권제도 유지, 항인치항, 현재 화폐제도 유지, 홍콩차이나로 명명, 동 제도 50년간 불변 등을 포함하고 있어 반환에 따른 홍콩주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홍콩반환을 추진할 여건을 갖추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태생적 허점을 이면에 안고 출발함으로써 분란의 소지가 이미 예견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홍콩의 미래도 희망적이지 못해 보인다. 첫째, 배경상의 허점으로 영국은 99년간 조차된 신계지역만 반환하겠다고 한 반면, 중국은 홍콩 섬과 스톤카터지역까지 반환을 요구하였다. 이를 거부할 경우 영국이 무력으로 영구 할양했던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를 점령하겠다는 중국의 강경한 태도에 영국이 저항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홍콩반환은 중국의 의지대로 진행되어 갔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개념상의 허점으로 일국양제에서 일국은 주권의 불가분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홍콩지역 주권이 상실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고, 양제의 주체는 사회주의이고 비주체는 자본주의 제도라는 것을 이미 획정한 상태에서 출발하였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제도적 허점으로 당시 중국 헌법과 상치하고 있다. 헌법은 특구설치의 합법화를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전인대의 법률에 의한다고 되어 있어 홍콩반환 후 중국의 의지에 따라 변경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헌법 서문의 ‘사회주의 노선을 견지하고 사회주의만이 살길이다’나 총칙강령 제1조 ‘어떤 조직이나 개인이 사회주의 제도를 파괴할 수 없다’라는 규정은 자본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67조 14항 조약폐기권은 중국이 전인대 2/3의 찬성으로 외국과의 조약을 폐기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중국과 홍콩 간의 조약도 폐기할 수 있다. 즉 홍콩반환 후 언제든지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33조 “모든 인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현실은 다른 셈이다.

이처럼 많은 허점과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환 당시 영국이 홍콩을 넘겨준 것이라면 영국 정부가 홍콩을 포기 또는 방치했다고 할 수 있고, 반대로 일국양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반환을 추진한 것이라면 영국의 외교적 실수였다고 할 수 있다.

작금의 홍콩 시위에 중국은 아래와 같은 딜레마를 안고 있다. 첫째, 일국양제에 의한 홍콩의 사례는 마카오, 대만 및 소수민족에 파급될 영향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홍콩의 결과가 중국의 통일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일국양제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둘째, 홍콩반환 후 경제적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시위의 또 다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반환 이후 살인적인 물가와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홍콩주민의 반중 감정에 한 몫 했고, 중국공산당과 관련되어 있는 지도층과 일반 주민 간의 경제적 불평등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해법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셋째, 중국 중앙의 눈치만 보는 홍콩 정부 탓에 정체성을 지키려는 홍콩주민들의 자존심과 자부심에 상처를 내고 있으며,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부재하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홍콩 시위, 마카오·대만·소수민족 파급 우려

현재 중국은 홍콩의 의사를 수용할 수 없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수용하였을 경우 일국양제의 기본적인 원칙이 훼손되어 마지막 실지 회복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의 주권 회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소수민족의 독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홍콩반환 17년이 지난 현재 영국이 중국에 항의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하고 있기에 홍콩의 민주주의는 홍콩 스스로 해결하여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양측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은 중국식 민주주의와 홍콩식 민주주의의 조화를 통해 홍콩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관건은 중국 당국의 과감한 정치적 양보와 경제적 배려에 달려있다.

박광득 /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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