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한국의 전략은? 한·중 무한경쟁 개막신(新)통상전략 마련 시급 2014년 12월호
특집 | 한·중 FTA 타결 … 세계경제 플랫폼을 향해!
한국의 전략은? | 한·중 무한경쟁 개막신(新)통상전략 마련 시급

한국과 중국 간 FTA가 타결된 지난 11월 10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에서 중국 웨이하이와 인천 항로를 운항하는 ‘뉴골든브릿지Ⅱ호’에서 물품이 하역되고 있다. 작은 사진은 11월 11일자 중국 주요 일간지들이 한·중 정상회담과 FTA 타결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한 모습
10년 동안 논의되어왔던 한·중 FTA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올해 11월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한·중 FTA가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양국은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가장 역사적인 한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의 경제교류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한·중 교역은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64억 달러에서 2013년 2,289억 달러로 지난 21년 동안 36배 증가하였고, 우리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2년 3.5%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약 26%로 증가하는 등 교역이 빠르게 확대됐다.
중국 내수시장 선점 및 효율적인 개척 계기 확보
투자는 2013년 현재 중국의 대(對)한국 직접투자가 4억8천만 달러로 한국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대(對)중국 직접투자는 동년 32억9천만 달러, 전체 해외 직접투자의 12.7%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투자대상국으로 발돋움했다. 인적교류에서도 양국은 1992년 9만명에서 2013년 830만명으로 급증하였다. 특히 한국 내 중국인 입국자 수는 2014년 9월까지 470만명으로 급증하고 있어 이 증가세로 간다면 2016년 1천만명 시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한·중 간 경제교류 확대의 이면에는 지난 10여 년간 무섭게 성장한 중국 경제의 뒷받침도 크게 작용했다. 2013년 중국의 GDP 수준은 전 세계 GDP의 12.4%로 미국을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IMF(2011)는 구매력 기준으로 중국 GDP가 2016년에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더욱이 수출은 전 세계 수출 중 11.1%로 세계 최고의 수출국으로 부상했고, 이로 인해 제조업 기반인 우리 경제도 ‘세계의 공장’ 중국과 함께 성장하며 차이나 특수를 톡톡히 누려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의 변화는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구조에서 그동안의 양적 성장에서 소비 중심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등 경제 전반의 고부가가치화를 향한 이른바 뉴-노멀(New-Normal)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산업 측면에서는 과잉생산 등 그동안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맡아왔던 투자 부문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기회로 삼아 과감한 구조개혁을 통해 지금보다 더욱 강력해진 중국 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한·중 FTA 타결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면서 중국과의 무한 경쟁을 준비해야 하는 커다란 도전이기도 하다. 우선 한·중 FTA로 우리는 세계적 통상 허브국가로의 도약이 가능해졌다. 한·중 FTA는 미국·EU·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과의 FTA 체결은 물론 동아시아 FTA 네트워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선점효과 및 효율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었다. 맥킨지(2012)에 따르면, 향후 2022년이면 중국의 도시 중산층이 약 6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계의 소득 향상이 빨라지면서 소비 욕구도 동반 상승할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중산층을 겨냥한 고부가 농산품 및 관련 제품을 2차 산업과 융복합하여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활용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리스크 역시 확대됐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이번 타결안에서 일부 중소기업 공산품을 초민감품목에 포함하면서 피해 최소화를 위한 노력이 있었으나, 아직 중국 제품에 대한 대응이 불충분한 실정이다.
중·일 사이에서 한국의 ‘넛-크래킹’ 현상 심화 우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2014)에서 조사한 ‘한·중 FTA 업종별 영향 및 대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중소기업의 약 17%가 한·중 FTA 영향에 대한 대처 질문에 대해 “대비 방안 없음”이라 응답하고 있어 향후 대응방안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한·중 간 기술력 역전도 우려된다. 중국의 과학 경쟁력은 1997년 28위에서 2014년 7위로 급상승하여 6위인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도 동기간 45위에서 20위로 8위 한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2013)에 따르면, 120개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2010년 대비 2012년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보다 불과 1.9년 앞서고 있으며, 모든 중점 과학기술 분야가 길어봐야 3년 내에 중국에게 위협을 받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중국의 산업고도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한·중 간 분업관계 약화로 FTA 효과가 자칫 반감될 우려가 상존한다. 국제투입산출데이터(WIOD)에 따르면, 중국의 자체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동북아에서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조달하는 부가가치 의존도가 2000년대 중반 3%대 중반에서 최근 2% 중반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북아에서 한·중·일의 분업구조도 조금씩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은 넛-크래킹(Nut-Cracking)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중 FTA 타결은 진정한 한·중 경쟁시대의 서막으로 진입을 의미한다. 중국과의 경쟁우위를 지속하기 위해서 연구개발 확대 지원책 마련은 물론, 과학기술 전문 인력 육성 등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신(新)통상전략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칭화대에서 제갈량이 말한 ‘담박영정(淡泊寧靜)’을 인용해 자신의 인생관을 피력한 것처럼, 100년 후 한·중 FTA가 우리 역사에서 어떠한 의미의 한 점(點)이 될지는 결국 중국으로부터가 아닌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더욱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한재진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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