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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북한, 강병부국 건설과 전략적 요충지 활용 추구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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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동북아 지정학의 부활’ 마지막 편은 북한이다. 동북아의 교차점으로 지정학적 요충지를 점하고 있는 한반도의 반쪽, 북한은 핵보유를 바탕으로 지정학적 가치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에 입각한 강병부국(强兵富國) 건설과 지정학적 요충지론을 내세우면서 동북아 세력균형과 질서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를 이용하며 강대국들 틈에서 체제와 정권의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질서 재편과 갈등구조,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관련국들의 전략적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지정학적 요충지론을 내세우면서 강병부국을 추구하고 있는 북한은 우리에게 또 다른 전략적 과제를 던지고 있다. 동북아 지정학의 부활 기획을 마무리하면서, 북한의 선택과 함께 우리의 대응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기획 | 동북아 지정학의 부활 – 북한
북한, 강병부국 건설과 전략적 요충지 활용 추구

은 지난 11월 3~4일 ‘제3차 인민군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가 열렸다고 5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모든 군인을 사상의 강자, 도덕의 강자로 준비시키는 것을 기본과업으로 내세우고 당 정치사업을 끊임없이 심화시켜야 한다.”라고 지시했다. 이번 대회는 2006년 이후 8년 만에 열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월 3~4일 ‘제3차 인민군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가 열렸다고 5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모든 군인을 사상의 강자, 도덕의 강자로 준비시키는 것을 기본과업으로 내세우고 당 정치사업을 끊임없이 심화시켜야 한다.”라고 지시했다. 이번 대회는 2006년 이후 8년 만에 열렸다.

북한은 현실주의적 국제관을 강하게 표출하면서, 상호의존과 협력의 필요성이나 증진보다 국제질서의 무정부성과 힘의 논리를 강조한다. 세계를 제국주의 세력과 이에 대항하는 반제국주의 세력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지속하는 가운데 세계적, 지역적 차원에서 군사적, 전략적 세력 균형의 유지가 평화와 안정의 기반이라고 인식한다.

북한은 이를 바탕으로 대국들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동북아에서 상대적으로 쇠퇴하는 미국과 부상하는 중국이 만들어가고 있는 새로운 강대국 질서를 주목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에 의한 강대국 정치(협조체제)를 경계하여 미·중 양국 간의 협력 가능성보다는 갈등 가능성을 부각시킨다.

북, 미·중 간 협력보다 갈등 가능성 부각시켜

북한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 또한 강조한다. 한반도가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가교로서 지정학적인 요충지라는 점을 지적하며 힘을 가질 때 지정학적 숙명론에서 벗어나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요충지론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영도력 선전에 활용한다. ‘탁월한 영도자’인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조선은 큰 나라들의 짬에 끼여서 각축전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정학적 숙명론을 부정하고 북한이 불리한 위치가 아니라 ‘전략적 요충지’라고 결론 내렸으며, 최근년에 ‘적대국들에 맞서 연전연승한’ 바탕에 이러한 ‘전략적 요충지 사상’이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조선신보> 2012년 3월 17일).

북한은 이러한 전략적 요충지론을 바탕으로 한반도가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지점이기에 남한을 비롯해 주변 강대국들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 각국의 이해관계가 동북아시아의 한복판인 조선에서 교차점을 이루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봉쇄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조선과의 전통적인 우호협조관계를 중시하고 강화해야 한다.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해 북핵문제를 이용하고 있는 것만큼 의장국을 맡고 있는 6자회담을 재개하여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 러시아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적극 진출하여 자기 나라의 정치, 경제적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하고 있다. 국경을 접한 조선과의 관계정립은 중요한 과제로 나선다. 섬나라인 일본도 대륙을 향해 외교적 발판을 닦자고 하면 이웃나라인 조선과 국교가 없는 비정상적인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남조선(남한)도 당연히 북의 동족과 손잡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분단민족이 각축전을 벌리는 대국들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통일을 지향해나가야 한다. 미국은 대조선적대시정책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냉전시대의 대결관점을 버리고 조선과 공존하는 길을 택한다면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협력의 새 질서를 구축하는 데서 긍정적인 역할을 놀면서 자기 나라의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조선신보> 2014년 7월 2일)

이런 인식 하에 북한은 힘을 바탕으로 지정학적 이점을 적극 활용하는 가운데 강대국 간 대결과 갈등 국면에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약소국은 강대국 간에 협력보다 갈등이 고조될 때 협력대가를 극대화하면서 협상입지를 강화할 수 있고, 경쟁하는 강대국과 인접해 있거나 국제적 거래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을 경우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하여 입지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협조체제를 형성하여 대북압박을 가중시키고 특히 정권이나 체제 불안정을 고조시키는 상황은 최악일 수 있다. 이에 비해 남한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협조하는 체제, 특히 군사안보분야에서 갈등이 해소되거나 완화되는 것이 최상이다. 이는 남한과 북한의 전략적 입지가 상반되는 구조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은 전략적 입지 강화를 위해 자주와 존엄의 기치 하에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에 입각한 강병부국(强兵富國) 건설을 추구한다. 북한은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가 평화보다 더 귀중하다며 이를 지키기 위한 선군정치를 강조하는 가운데 핵무기의 전력화를 추진하고 재래식전력의 현대화와 비대칭전력의 확충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한편, 지식경제시대라며 과학기술의 발전을 강조하면서 이를 기초로 경제강국을 건설하겠다고 한다.

북한은 이러한 인식과 전략을 기초로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먼저 중국에 대해서는 핵보유 등 국방에서의 자위와 러시아, 일본, 미국 및 남한 등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의존도가 심화되고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균형전략을 모색한다. 미국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미·중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통해 지역질서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관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제재와 고립 탈피, 중국에 대한 의존도 분산, 미국과 남한에 대한 정책 전환 압박 등을 위한 외교다변화 차원에서 협력확대와 관계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되는 것은 러시아와의 협력관계 확대인데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가 미국이나 유럽과 대결하고 있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러시아와의 전략적인 협력관계도 발전시키고 있다.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이광근 대외경제성 부상뿐 아니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노광철 인민군 부총참모장을 대동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러한 북한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편 북한은 남한에 대해서는 관계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체제불안정 심화나 흡수통일 가능성을 우려하는 가운데 핵무기 보유와 다소 간의 경제회복을 바탕으로 전략적 우위에 서서 대남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북한의 전략은 성공할 것인가?

그렇다면 북한의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 것인가? 그 핵심은 강병부국 건설 즉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의 성공여부일 것이다. 이와 관련 존엄과 자주의 바탕인 핵무기 보유와 경제건설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고립으로 인해 상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 중요하다. 즉 북한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시도하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이 그럭저럭 버티면서 핵무기 보유는 지속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경제적 도약을 통한 경제강국 건설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용석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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