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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최룡해 北 특사 방러 … 북·러, 전략적 협력 확대한다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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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최룡해 北 특사 방러 … 북·러, 전략적 협력 확대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난 11월 18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을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난 11월 18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을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북한의 2인자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지난 11월 17일 러시아를 깜짝 방문했다. 도착 당일 최 비서는 크렘린궁을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고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크렘린 공보실은 이날 언론 보도문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최룡해 특사를 접견했다.”며 “최 특사가 북한 지도자(김정은)의 친서를 갖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회담도 가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 문제가 논의됐는가”라는 질문에 “러시아는 최고위급을 포함한 북한과의 다양한 수준에서의 접촉을 양측이 합의한 시기에 진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 측과 합의한 시점에 김정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의사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러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역효과 낳을 것”

라브로프는 이어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도 논의됐다면서 “북한 측은 회담에서 2005년 9월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성명에 기초하여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 같은 북한 측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며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 이 중요한 정치 과정을 재개하기 위한 합의를 찾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비롯한 대북 인권 압박에 대해서도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도 북한인권결의안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안보리가 결의안의 권고대로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 비서를 수행한 노광철 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은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을 만나 군사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쌍방은 조로(북·러) 두 나라 군대 사이의 친선과 협조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킬 데 대한 의견들을 폭넓게 교환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단순히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군사분야로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월 25일 ‘김정은 동지 특사의 러시아연방 방문과 관련한 보도’에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난 11월 17∼24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한 성과와 활동을 자세히 전했다. 특히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 대해 “쌍방은 조국해방 70돌과 러시아의 조국전쟁승리 70돌이 되는 다음 해에 공동의 경축행사들을 성대히 조직하며 대표단 교류를 비롯한 두 나라 사이의 왕래와 협조를 활발히 진행해나갈 데 대하여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고 소개했다.

한반도는 내년 8월 15일 일제강점에서 해방된 지 70주년이 되고, 러시아는 1945년 5월 9일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를 이긴 날을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다. 최 비서 일행은 러시아에서 군사 관련 시설을 여러 곳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비서는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에서 러시아 정교회 사원, 향토박물관을 찾았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이그나트’ 종합쇼핑센터, 빵공장, 동부군 산하 5군 지휘부, 태평양함대 군사역사박물관 등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러한 최룡해 비서의 러시아 방문은 올해 들어 급속히 강화된 북한과 러시아의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이를 한 차원 높일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나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러관계의 발전은 이번 최룡해 특사 방문 이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무래도 양국 관계 발전의 기본축은 경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최 비서의 러시아 방문 마지막 날인 11월 24일 ‘원동(극동) 지역 발전을 위한 러시아의 적극적인 노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극동 지역을 ‘러시아의 보물고’이자 ‘전망이 매우 큰 지역’으로 평가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노동신문>은 러시아가 극동 지역에서 조선산업과 과학기술 발전 등에 ‘국가적인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러시아는 원동 지역의 발전을 위해 아시아 나라들과의 협조를 더욱 긴밀히 해나가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이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러시아 잠수함 ‘C-56’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을 지난 11월 25일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러시아 잠수함 ‘C-56’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을 지난 11월 25일 보도했다

북·러협력, 외교·경제 넘어 군사분야까지 확대 전망

북한 고위관리는 러시아와 합작으로 착수한 내륙철도 현대화 사업을 양국 경제협력의 ‘본보기’로 내세우며 이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물류 거점’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했다. 내각 철도성 대외철도협조국의 김철호 부국장은 11월 25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철도개건 사업(내륙철도 현대화 사업)을 조로(북·러) 정부 간 경제협력 사업의 본보기로 잘 이끌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강성국가 건설을 힘있게 내밀 수 있는 확고한 담보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북한의 2인자로 평가 받는 최룡해 당비서의 정치적 위상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최룡해는 작년 5월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고, 이번 특사 방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만나는 북한 고위급 인사가 됐다. 그는 북한 권력의 중추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3인방 중 한 사람이다. 헌법상 국가수반으로 ‘얼굴마담’에 불과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빼면 최룡해는 상무위원 중 한 사람인 김 제1위원장과 함께 모든 정책과 인사를 논의하는 유일한 인물인 셈이다.

특히 최 비서는 지난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차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앞세우고 방한해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두루 만났다. 북한으로 복귀한 직후에는 황 총정치국장을 제치며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 비서가 장성택 숙청 이후 꼬일대로 꼬인 중국과의 관계를 푸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장용훈 /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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