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배낭여행 | 지친 일상에 활기를! 평안북도로 떠나요~ 2015년 6월호
북녘 배낭여행 4
지친 일상에 활기를! 평안북도로 떠나요~
초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위에 지쳐 피곤해진 일상에 여행이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바라며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여행지를 찾아보았다. 아무래도 북쪽이 남쪽보다 시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반도 북쪽 지역을 찾아보다 보니 평안북도가 적합한 듯 했다.
인구 270만명의 평안북도는 한반도 북서부에 위치, 동부는 자강도, 남부는 평안남도, 서부는 서해에 면해 있으며 북부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동북지방과 접해 있는 곳이다. 현재 행정구역은 3시 22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 소재지는 신의주시이다. 시원한 여행이 되길 바라며 평안북도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덜컹덜컹 기차소리가 여행에 설레 두근두근 거리는 내 심장소리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지하수 용해·용식 받은 세계적 천연동굴, 용문대굴
한숨 푹 자고 일어나보니 어느새 평안북도 구장군의 구장청년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려 곧장 첫 번째 목적지였던 구장군 용문노동자구에 위치한 용문대굴을 찾아갔다. 용문대굴 입구에서 어느 정도 관광객이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용문대굴 관광을 시작하였다. 용문대굴은 지금으로부터 4억8천만년 전에 형성된 석회암층이 지하수의 용해·용식 작용을 받아 형성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희귀한 천연동굴이라고 하는데 1958년에 탄광노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한 용문대굴은 총 연장 길이가 5km로 북한에서 가장 긴 자연동굴이라고 한다. 동굴 안을 걷다보니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무척이나 시원해 역시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문대굴은 2개의 원굴과 30여 개의 가지굴을 가지고 20여 개의 명소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중 만물동과 백화동이 특히나 인상 깊었다. 만물동은 만 가지 물상이 다 모인 곳이라 하여 만물동이라 불린다고 하는데 그 이름만큼이나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돌고드름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백화동에서는 마치 함박눈꽃송이가 피어난 듯한 석순과 돌꽃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황홀하고 신비스러운 절경을 가지고 있는 용문대굴을 보고 있자니 자연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용문대굴을 둘러본 후에는 구장군의 북부에 위치한 향산군으로 향했다. 향산군에는 북한 5대 명산 중 하나인 묘향산이 있는데 향산군이라는 이름도 묘향산을 품고 있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또한 묘향산을 중심으로 많은 유물, 유적들과 명승지들이 있다고 한다.
향산군에서 첫 번째로 들린 곳은 묘향산약수터였다. 묘향산약수터는 묘향산 등산로 초입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에서 샘솟는 약수는 약산성으로 만성위염, 만성간염, 만성신우염, 만성방광염을 비롯한 일련의 비뇨기계통에 좋다고 하는데 비만증에도 좋다고 해서 날씬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비치되어 있는 컵으로 한 잔 가득 약수를 마시고 발걸음을 옮겼다.
두 번째로 들른 곳은 묘향산역사박물관이었다. 1947년에 개관했다는 묘향산역사박물관은 특이하게도 북한의 이름난 절 중 하나인 보현사 건물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었다. 박물관은 보현사의 대웅전과 만세루, 영산전과 수충사, 종각, 팔만대장경 보존고 등을 포함한 5만여 ㎡의 넓은 부지면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묘향산역사박물관에서는 팔만대장경 판본과 보현사 8각 13층탑 등을 비롯한 다양한 유물, 유적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이곳에서는 보현사금강암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그 모습이 무척 이색적이었다. 보현사금강암은 산마루에서 굴러 내려온 큰 바위에 또 다른 바위가 굴러와 겹쌓이면서 생긴 자연동굴 안에다가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 방과 부엌은 바위 밑에 있고 앞면 툇마루부분만 굴 밖으로 나와 있었다.
보현사금강암을 둘러보고 나서는 묘향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는 비로봉에 올랐다. 비로봉은 해발 1,909m의 높이로 북한 서부지방에서도 최고 높이인 봉우리라고 한다. 사실 비로봉에 오르기 전, 더위를 피해 온 여행인데 너무 덥고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비로봉에 올라 만난 시원한 산바람과 푸른 주단을 펼쳐놓은 듯한 묘향산의 절경은 그 생각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비로봉에서 내려오니 어느덧 저녁이 되어있었다. 하룻밤 묵기 위해 향산군에 위치한 특급호텔인 향산호텔로 향했다. 객실에 짐을 푼 후 저녁을 먹기 위해 호텔 내의 회전전망식당에 갔다. 식당에는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다. 어떤 메뉴가 좋을지 식당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예로부터 평안북도 지방에서는 만두가 고급음식에 속하고 유명하다며 만둣국을 추천해주었다.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던 만둣국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진달래꽃’ 영변의 약산, 봄철이면 연분홍빛으로!
다음날은 평안북도 영변군으로 향했다. 영변군에서 찾아간 곳은 약산동대였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약산동대는 김소월의 ‘진달래 꽃’에 등장하는 바로 그 영변의 약산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약산동대는 제일봉, 동대, 학벼루를 비롯한 명소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김소월의 시처럼 봄철의 온 산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진달래로 이름났다고 한다. 이미 여름에 접어들어 진달래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약산동대에서 가장 높은 제일봉에 올라 약산동대를 감돌아 흐르는 구룡강과 저 멀리 서해로 흐르는 청천강, 대령강과 함께하는 짙은 녹음을 보고 있으니 그 경치도 퍽 황홀감을 안겨주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였던 약산동대에서 내려와 집으로 향하기 전, 기념품 상점에 들렀다. 영변지역에서는 영변뽕과 영변약산단이 특산물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상점에는 뽕과 오디로 만든 제품들, 빛깔 곱고 감촉 좋은 비단제품들이 많이 있었다. 제철 맞은 오디로 만든 달콤한 오디잼을 몇 개 구입하고 이번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더위를 피해 간 이번 여행에는 바다도, 계곡도 없었지만 평안북도의 시원시원한 자연환경과 풍치들은 충분한 청량감을 안겨주었다. 뜨거운 여름, 평안북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박지혜 / IPA 온라인 홍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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