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1월 1일

기획 | 통일준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15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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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945년은 한반도에 해방의 감격을 선사한 해이지만, 분단이라는 비극이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한반도는 36년간의 일제 식민지배라는 치욕의 역사를 정리했지만, 미·소 냉전의 여파를 막지 못하고 분단이라는 질곡의 역사를 시작하게 됐다. 광복 70년이 되는 올해는 사실상 분단 70년이 되기도 하는 해로, 우리의 광복은 여전히 반쪽에 머물고 있다. 남과 북 모두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2015년. 한반도 통일을 통한 광복의 완성과 평화적 번영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보았다.

 

 

특집 | 광복 70주년, 통일한반도를 향해!

 통일준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지난해 2월 26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태극기 광장에 설치된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지난해 2월 26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태극기 광장에 설치된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금년은 일제에 빼앗겼던 국권을 되찾아 독립한 지 꼭 70년이 되는 해다. 광복 70주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다 보니 온 국민이 2015년을 맞이하는 기분이 남다를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부 역시 “온 국민이 참여해서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하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광복 70년 기념사업’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온 사회가 갈등과 분열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통합의 기회로 삼기 위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남, 번영에 이르는 ‘터널’ 통과 … 북, ‘동굴’ 속에 갇힌 역사

그런데 우리의 광복은 여전히 반쪽짜리 성취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1945년 8월 15일에 찾아온 독립의 기쁨은 잠시였을 뿐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곧바로 분단이 되었다. 이후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가 경탄해 마지않는 눈부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으나 북한주민들은 상투적인 선전선동과는 달리 여전히 굶주리며 전체주의 세습독재권력의 횡포에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당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만 해도 대한민국은 경제 사정이 세계 최빈국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어느새 세계 10위권에 이르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정치적으로도 민주화를 훌륭히 달성해 낸 모범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와 담을 쌓은 채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동토(凍土)’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광복 이후 한국 현대사의 궤적이 번영에 이르는 ‘터널’의 역사라면, 북한 현대사의 여정은 스스로 ‘동굴’ 속에 갇힌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사정이 그러하기에 2015년은 광복 70주년으로서 한민족이라면 마땅히 경축해야 할 해이지만, 남북이 분단을 극복하지 못하고 여전히 적대시하고 있다는 사실은 역사 앞에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격적인 통일 준비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여야 하는 이유다.

남북한이 동족이라면, 단일민족으로서 반만년 동안 이어온 유구한 민족사와 고유한 민족전통을 회복하고 계승·발전시켜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두 세대를 훨씬 넘어선 분단 현실은 한반도가 단일민족국가로 통일하는 데 실로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북한은 일찍이 김일성 우상화를 위하여 역사를 왜곡·날조하고, 여기에 초점을 맞춘 일상적인 정치선전과 정치교육으로 북한주민의 판단력을 마비시켜 왔다. 그 결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으로 이어지는 전근대적인 ‘김씨 왕조’를 구축하고 말았다. 반면에 한국사회는 물신주의의 팽배와 그에 따른 갖가지 사회병리현상으로 갈등과 분열이라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무엇보다도 오랜 기간에 걸쳐 굳어진 이념과 체제의 차이는 남북한 간에 극심한 반목을 초래하며 분단을 고착화하는 깊은 골을 파고 말았다. 혹자는 남북 분단이 이렇게 지속될 경우 언젠가는 남북한이 별개의 독립국가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속히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어떠한 통일을 준비하느냐다. 두말할 필요 없이 단일민족인 우리는 1민족 1국가 1체제의 통일한국을 평화적으로 건설해야 한다. 북한이 말하는 1국가 2체제 형식의 연방제통일방안(그것이 고려민주연방공화국방안이든 ‘낮은 단계의 연방제’이든 간에)은 근본적으로 평화통일과는 거리가 멀다.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듯이 성격이 다른 2체제가 어떻게 평화를 유지하며 국가를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 북한의 통일방안이 노리는 것은 결국 통일전선전술을 통해 ‘북한식 통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평화적인 연방국을 이루려면 연방을 이루는 구성요소가 아무리 많다하더라도 체제 성격이 같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연방국인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을 보아도 그렇고, 통일독일의 경우도 동독지역의 주들이 서독지역의 주들과 같은 체제를 택함으로써 연방형태의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2개의 체제로 이루어진 통일국가는 일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필경 큰 혼란에 휩싸이며 이내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신뢰 쌓아야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한 당국이 먼저 신뢰를 쌓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류협력을 확대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기능주의통합 이론에 입각하여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여 체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69주년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남북이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행동으로 옮겨서 서로의 장단점을 융합해 나가는 시작을 해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남과 북은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작은 통로부터 열어가고, 이 통로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 가면서, 사고방식과 생활양식부터 하나로 융합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매우 타당한 지적이었다고 판단된다. 통일한국은 거창한 것을 내세우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국론분열만 가중시킬 뿐이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신뢰를 쌓아갈 때라야 남북이 공존하는 통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

또 하나 통일한국의 성취를 위해 간과해서 안 될 일은 우리가 먼저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 내에 깊숙이 자리한 갈등과 분열은 분단 극복에 큰 난관을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집요하게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이유도 결국은 한국으로의 체제 통합을 우려한 데 따른 전략이다. 그렇다면 ‘남남갈등’의 만연은 반사적으로 북한체제를 공고히 해주는 것이고 그만큼 우리가 바라는 통일은 더욱 멀어질 뿐이다. 금년 광복 70주년을 ‘온전한 광복’ 통일한국으로 연결하는 가교로 삼기 위해서 먼저 국민통합에 힘써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통일한국의 성취를 위해 간과해서 안 될 일은 우리가 먼저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 내에 깊숙이 자리한 갈등과 분열은 분단 극복에 큰 난관을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일환 / 보훈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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