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겨레말 | 남한의 ‘상남자’ 북에선 ‘남자싸다’ 2015년 6월호
알쏭달쏭 겨레말
남한의 ‘상남자’ 북에선 ‘남자싸다’
남자싸다. 생소한 말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어떠한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단어가 만들어지고 이 단어에 다른 단어가 결합해서 새로운 단어가 생기는데 ‘남자싸다’도 ‘남자’와 ‘싸다’가 결합한 형태이다. ‘남자’는 다 아는 말이므로 ‘싸다’의 사전적 풀이만을 먼저 보고 그것을 통해서 ‘남자싸다’의 의미를 유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보인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싸다’의 1번 풀이를 ‘물건 값이나 사람 또는 물건을 쓰는 데 드는 비용이 보통보다 낮다’라고 하고 있다.
이 풀이가 우리가 대체로 알고 있는 ‘싸다’의 의미이다. 그러므로 ‘남자싸다’는 ‘남자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다’정도로 풀이를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풀이가 맞다면 ‘남자싸다’는 분명 욕이다. 전혀 남자답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렇게 유추한 풀이는 전혀 쌩뚱맞은 것으로 여기에 들인 노력만이 가상할 뿐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남자답다’라는 말을 많이 쓴다. 어린 아이가 넘어져서 울면 이런 말을 먼저 한다. “뚝! 남자답게 굴어야지. 얼른 뚝 그쳐.” 남자답다라는 말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에게 다짜고짜 남자답게 굴라고 하니 아이 입장에선 답답한 노릇이고 아픈 것도 몰라주는 부모만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그러다 보니 울음을 그치기는커녕 서러워 더욱 목청껏 우는 것이 아이로서는 최선인 것이다.
‘남자싸다’는 ‘남자답다’와 비슷한 의미의 말로, 북에서만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남자답다’는 ‘용감하다’, ‘씩씩하다’, ‘믿음직스럽다’ 등의 남자다운 면이 있다는 뜻을 가지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남자싸다’는 ‘남자답다’와 용법이 다르다. <조선말대사전>의 풀이를 보자.
남자싸다 [형] <남자답다>를 힘주어 이르는 말
풀이가 간략하면서도 명료하다. ‘남자싸다’는 ‘남자답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 어떤 사람의 남자다운 면을 특별히 강조할 때 쓰는 말이다. 그 사람이 남자 중의 남자, 즉 요즘 유행하는 말로 ‘상남자’라는 것을 두드러지게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 있는 말인 것이다.
북측 용례를 보면 주로 체격을 나타내는 말 앞에 쓰이는데, 남자의 골격이 제법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의도가 숨어 있다.
⊙ {남자싸게} 키가 크고 어깨가 쩍 벌어진 경철이가 아무려면 유선 방송원 영실이에게 비기랴 싶었다. <신형규 : 새물관리원>
⊙ 알고 보니 유호림은 {남자싸게} 건장한데다가 일솜씨는 물론 성미까지도 산매처럼 결패스러워 나무랄 데가 없는 사나이였다. <현희균 : 그들의 운명>
*본 코너는 ‘겨레말큰사전’ 홈페이지에서 발췌.수정하였습니다.
김완서 /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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