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1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 北 김정일 사망 3년 추모 … 김정은식 조직정비 마무리 2015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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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사망 3년 추모 … 김정은식 조직정비 마무리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년을 맞은 지난해 12월 17일 정오 추모 사이렌이 울리자 평양 김일성광장에 모여 있던 주민들이 고개를 숙이고 묵념하고 있다.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년을 맞은 지난해 12월 17일 정오 추모 사이렌이 울리자 평양 김일성광장에 모여 있던 주민들이 고개를 숙이고 묵념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의 권력 판도에서 주목되는 것은 입으로는 ‘선군’을 유지하면서도 군부를 노동당의 통제라는 시스템 안에 가두고 힘을 빼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3년 탈상을 통해 김 위원장의 그늘을 벗고 보여줄 2015년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마치고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17일은 김 위원장이 사망한 지 3년째 되는 날로 북한은 예의를 갖춰 탈상행사를 갖는 모습이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자정부터 리춘희 아나운서의 추모사 낭독을 시작으로 종일 방송을 시작했으며 중앙추모대회도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한파 속 실내체육관이 아닌 금수산태양궁전의 야외 광장에서 가졌고 조포도 발사됐다. 또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에 자리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고위 인사들은 왼쪽 팔에 검정 완장을 찼고 정오에는 전역에서 3분간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주민들이 묵념했다.

이러한 모습은 지난 1, 2주기 때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탈상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김 위원장의 3년 탈상에 무게를 두는 것 같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시대의 개막에 초점을 맞췄다.

김정일 사후 3년 … 당의 군부 통제 시스템 확대 과정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룡해 비서는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 결의연설에서 “김정은 동지를 단결의 중심, 영도의 중심으로 높이 받들며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워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전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추모사에서 “전체 당원들,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은 우리의 운명이시고 미래이신 김정은 동지를 정치사상적으로, 목숨으로 결사 옹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면에 실린 정론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위대한 선군시대’에 이어 ‘위대한 김정은 시대’가 펼쳐졌다고 강조하며 “김정은 동지는 곧 백두산 대국이시며 백두산 대국의 약동하는 힘은 김정은 동지의 기상”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3주기를 맞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영도를 강조함으로써 앞으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가 열렸음을 공표한 셈이다.

김 위원장의 사후 지난 3년의 시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정일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애쓴 시간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사건이 장성택의 제거다. 김정일 체제부터 김정은 체제 출범까지 지난 40여 년간 3대 세습체제의 일등공신으로 위세를 떨쳤던 장성택은 작년 12월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거부한 반역죄로 처형됐다. 북한 정권 수립 이래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이 이어지고 수많은 사람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지만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손으로 친인척을 처형한 것은 사상초유의 일.

백두혈통의 첫번째 공주인 김경희마저 남편 장성택 처형의 여파 속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비롯해 모든 직책을 내놓고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전락했다.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 리영수 당 근로단체 비서 등 이른바 장성택 라인도 줄줄이 사라졌고 장성택 잔재 청산작업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또 김정은 체제의 권력 판도에서 주목되는 것은 입으로는 ‘선군’을 유지하면서도 군부를 노동당의 통제라는 시스템 안에 가두고 힘을 빼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김정은 다음 가는 군부 실력자인 총정치국장에 당료 출신인 최룡해와 황병서를 잇달아 앉히고 김정일 시대에서 오랫동안 군부 요직을 차지하고 영향력을 발휘했던 실세들을 밀어냈다. 김정은 후계체제 출범과 더불어 군부 핵심으로 떠오른 리영호 총참모장은 2012년 숙청됐고 김영춘, 현철해, 김명국, 리명수, 박재경 등 쟁쟁하던 군부 실세들은 은퇴하거나 한직으로 밀려났다.

원로들이 물러난 자리에는 현영철, 리영길, 변인선, 김영철, 서홍찬, 윤동현, 렴철성 등 소장파 인사들이 차지했지만, 이들 역시 계급의 등락을 거듭했다. 현재 군 핵심에 있는 장성들 가운데 계급 강등을 당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길들이기를 통한 군부의 위상 약화는 권력기반이 취약한 김정은 정권의 잠재적 위협 세력을 제거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대수술로 평가된다.

김정은 체제에서 권력 핵심부가 요동치는 가운데 권력구도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최룡해의 현 지위는 공식서열로 보나 실질적인 권력행사로 보나 김정일 체제의 실질적인 2인자였던 장성택을 능가한다. 최룡해는 지난 10월 말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다시 호명되고 공식 서열도 후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를 제쳤다.

군부에 대한 당의 영도가 강화되면서 오랫동안 당 조직지도부에서 군부를 관장해 온 황병서의 위치도 급부상했다. 김 제1위원장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았던 황병서는 김 제1위원장 집권 이래 공개활동 수행 횟수를 급속히 늘렸고 지난 4월 말부터는 군복을 입고 총정치국장에 올라 정통 군인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최룡해 비서 중심 재편 양상 … 빨치산 계열 부상 주목

최룡해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김일성·김정일을 받든 빨치산’ 오진우·오백룡의 아들인 오일정 당 부장과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도 중용되는 모습이다. 백두혈통 김정은을 받드는 빨치산혈통의 부상이 주목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도 김경희의 공백을 메우고 핵심실세로 부상하며 본격적인 대외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여정은 지난 4월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투표행사에 김정은의 수행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27세의 어린 나이에 권력무대에 공식 등장했다. 또 11월 말부터 노동당 부부장이라는 공식 직책으로, 다른 간부들처럼 수첩과 펜을 들고 김 제1위원장의 측근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하며 정치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김여정이 어떤 업무를 보든 단순히 3대 세습체제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공주의 지위를 뛰어넘어 김정은 체제의 안정과 국정운영의 핵심실세로 활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자신의 체제를 굳혀 온 김정은 제1위원장이 3년 탈상을 통해 김 위원장의 그늘을 벗고 보여줄 2015년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은 체제의 권력 판도에서 주목되는 것은 입으로는 ‘선군’을 유지하면서도 군부를 노동당의 통제라는 시스템 안에 가두고 힘을 빼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3년 탈상을 통해 김 위원장의 그늘을 벗고 보여줄 2015년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장용훈 /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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