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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꼬일 대로 꼬인 남북관계 … 선제적 대북조치 필요 지적도 2015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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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꼬일 대로 꼬인 남북관계 선제적 대북조치 필요 지적도

 

북한이 광주 유니버시아드 경기대회(이하 광주 U대회) 보이콧 입장을 밝혔다. 전극만 북한 대학체육협회장은 지난 6월 19일 광주 U대회 조직위원회 앞으로 보내온 이메일에서 대회 참가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회장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서울에 개설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유로 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우리 측의 반복된 경고에도 남한 정부는 군사적 대립을 계속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 ‘인권’ 문제를 들먹이며 남북관계를 극한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쪽에서 기울여 주신 최상의 노력에는 유감스러운 바이며 비우호적인 분위기로 뒤덮인 장소에서 개최되는 대회에 참가할 수 없음을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북한은 6월 22일 FISU 측에도 불참을 통보하는 메일을 보냈다.

사실 북한은 5월 초 중국 선양에서 열린 남북 민간접촉에서 광주 U대회에 응원단 파견까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까지 밝혀 이번 대회 불참 입장은 사실 뜻밖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북한은 육상, 다이빙, 기계체조, 리듬체조, 탁구, 유도 등 6개 개인종목과 여자축구와 핸드볼 등 2개 단체 종목에 나설 선수 75명과 임원 33명 등 총 108명의 선수단 파견 신청서를 FISU에 제출했다.

北 “광주 U대회 불참”… 북한인권사무소 서울 개소 때문?

일단 북한의 갑작스런 대회 불참은 남한과 FISU 측에 밝힌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서울 개소가 직접적인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는 지난 6월 23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개소했다. 이번에 설치된 북한인권사무소의 정식 명칭은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로,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유엔 차원의 대응을 위한 기구다.

사실 북한은 자국의 인권상황을 감시할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 개소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5월 29일 서기국 보도를 통해 “인권사무소가 서울에 끝끝내 설치된다면 공공연한 대결 선포로 간주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징벌하겠다.”고 위협했다. 6월 15일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선 김영호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진정한 인권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인권의 정치화일 뿐이며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정치적 음모”라고 비난했다.

여기에다 북한이 지난 6월 1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발표한 ‘정부 성명’을 통해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하며 관계개선 입장을 밝혔지만 남측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불쾌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북한은 남측에서 벌어진 ‘반북 행위’를 문제 삼아 국제체육경기 대회 불참을 통보했다. 2003년 8월 참여정부 시절 국내 보수우익 단체가 8·15 집회에서 인공기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불참 의지를 강력히 시사했다. 결국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정세현 통일부 장관의 유감 표명으로 북한은 대회를 이틀 앞두고 전격 참가 의사를 통보했다. 남쪽에서 열리는 국제체육경기대회의 북한 선수단 참가 여부도 사실상 남북관계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한이 발표한 ‘정부 성명’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정부 성명’에서는 그동안 외면해 온 남북 당국 간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남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 성명이 ‘엄중한 위기에 처한 남북관계 수습용’이라고 분명히 밝히면서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적시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지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북한이 대화 의지를 대남기구인 조평통 성명이 아닌 ‘정부 성명’을 통해 표명했다는 것만으로도 단순한 제스처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북한은 성명에서 한·미 합동군사연습 중단, 전단살포 등 북한을 자극하는 비방 중단,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막고 있는 5·24조치 해제를 요구했다. 또 대북정책의 한·미 간 협력을 중단하고 흡수통일 정책도 포기하라는 주장을 폈다. 사실상 전제조건으로도 읽힌다. 그러나 이런 전제조건은 남북관계가 본격 가동되면 별 것 아닌 것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북한은 남북대화의 조건으로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내세웠지만 남북정상회담 등을 거치면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또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연습에 반발하고 있지만 2013년 3월에는 키-리졸브 한·미 합동군사연습 기간임에도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고위급 접촉 등 남북 간 소통의 결과물이다.

“정부, 대북 고위급 회담 성사시켜 남북관계 풀어야”

따라서 북한의 대화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정부가 먼저 고위급 회담을 제의해 성사시킴으로써 꼬일 대로 꼬인 남북관계를 풀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현재의 상황이 방치된다면 올해 하반기 한반도 정세가 가파르게 위기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재개하고 광복 70주년 행사를 남북한이 공동으로 치르면서 화해 분위기를 만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굉장히 나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월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돼 있어 남북한에 군사적 위협이 고조에 이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10월에는 노동당 창건 70주년이 기다리고 있어 대외적으로 뭔가를 과시하려는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반도 정세 관리를 위해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남북 간에 대화하고 이를 통해 위기를 관리함으로써 가뜩이나 메르스 등으로 좋지 않은 국내 상황에 남북관계 악재가 되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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