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9월 1일

집중분석 | 아프리카, 글로벌 경쟁무대로 떠오르다! 201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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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아프리카, 글로벌 경쟁무대로 떠오르다!

 지난해 5월 5일(현지시간)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앞줄 왼쪽 다섯 번째)와 아디스아바바 도시철도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및 기술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5일(현지시간)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앞줄 왼쪽 다섯 번째)와 아디스아바바 도시철도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및 기술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가 정치적 안정과 함께 높은 경제성장으로 잠재적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미개척 시장’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주요국 간의 각축전이 가열되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 주요국 간의 해외시장 확보경쟁이 기존의 신흥시장을 뛰어넘어 지구상의 마지막 미개척 시장인 아프리카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에너지·인프라·수요시장 우월적 지위 확보

아프리카에 가장 공세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으로 대규모의 원조공세를 앞세우며 교역, 투자, 자원개발, 인프라 건설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협력의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중국이 인식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는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및 원자재 조달, 인프라 건설시장 확보, 값싼 공산품의 판매처, 국제정치 무대에서의 협력자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21세기 글로벌 파워로 등장한 중국은 막강한 자금력과 외교력을 동원하며 아프리카 전체 대륙을 대상으로 진출 공세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또한 경제 진출 차원을 뛰어넘어 국가적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한 상태이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이면에는 아프리카의 개발욕구도 자리하고 있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과의 협력 강화가 자국의 개발욕구를 충족시켜주고 나아가 경제발전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중국과의 교역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으며, 중국의 대규모 투자는 국내자본이 극히 열악하고 외국자본 유입이 저조한 아프리카 국가들부터 커다란 환영을 받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투명성이나 민주주의 등과 같은 서구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은 투자 등을 통해 아프리카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아프리카의 많은 지도자들은 믿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필사적인 아프리카 공략에 대해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저가상품 공세로 아프리카의 취약한 산업기반을 붕괴시키고, 자원 통제권을 행사하려고 한다며 ‘신식민지’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오늘날 중국이 영국, 프랑스 등 과거의 유럽 식민종주국에 버금가는 아프리카 지역의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상당한 신뢰를 축적한 상태이며 지금처럼 막대한 경제적 지원과 협력을 지속하고, 여기에 ‘소프트 파워’를 계속 확산해 나간다면 아프리카 내 중국의 국가적 위상과 입지가 더욱 빠른 속도로 강화될 것이다.

미국의 아프리카 진출 역시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아프리카는 미국에 있어 국가전략상 그다지 중요한 지역이 아니었으나, 2001년 9·11 사태 이후 미국은 아프리카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루어오고 있다. 미국은 아프리카에서 테러 근절과 함께 자원 확보라는 ‘사활적 이익’을 실현하는 핵심 수단으로 군사력을 활용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프리카 미군사령부(AFRICAOM)’ 창설이다. 이는 아프리카에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이 지역의 안보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적 의도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아프리카에 제공하고 있는 무역특혜 조치(아프리카 성장기회법 : AGOA) 역시 아프리카로부터의 자원 수입을 늘리겠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AGOA 체제 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물품을 보면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관련제품이 80% 이상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를 분할하여 식민통치했던 영국과 프랑스는 식민종주국으로서의 기득권을 바탕으로 과거 식민지 국가에서의 영향력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유럽 국가는 중국,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의 아프리카 진출공세로 기존의 우월적 지위가 위협을 받게 되자 원조 확대 및 경제협력 파트너십 등을 내세우며 관계강화에 나서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영국의 아프리카 외교정책이 다소 느슨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2000년대 들어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를 확대해 나가며 과거 식민지 국가를 중심으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프랑스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식민시대에 형성된 막강한 네트워크와 정보력 등 식민종주국으로서의 이점을 협력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등에 업고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프랑스는 정상회담 및 고위급 방문, 비즈니스 포럼 등 외교적 수단을 통한 경제협력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의 아프리카 접근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과거 일본과 아프리카 간의 협력관계는 그다지 긴밀한 편이 아니었으나, 1990년대 들어 동경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라는 협력포럼을 계기로 새로운 협력이 시도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TICAD를 통해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대대적인 재정지원책을 내놓고 있는데 여기에는 정부협력뿐만 아니라 민간차원에서의 교류 촉진을 위한 각종 지원책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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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보통신기술 앞세워 차별적 진출에 주력

인도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정상회의 등을 통해 정치적 협력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원조 및 금융지원 규모를 늘려가며 교역·투자 확대 및 자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인도와 아프리카 간의 협력관계는 오랜 역사적 교류와 정치적 연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교역·투자 등 경제협력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또한 중국 등 경쟁국과의 차별화를 위해 자국의 경쟁력이 높은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등을 중심으로 개발협력과 기업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위한 금융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역사적으로 오랜 유대관계를 맺어온 동부 아프리카와 달리 서부 아프리카와 인도 간의 경제교류는 활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인도는 자국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하게 대두됨에 따라 자금지원 등을 앞세우며 서부 아프리카 산유국들과의 관계강화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는 전 세계 국토 면적의 1/5에 해당하는 광활한 대륙에 매장되어 있는 막대한 양의 지하자원에서 비롯되고 있는데, 그동안 내전과 열악한 수송 인프라 등으로 인해 미개발 지역이 많이 남아 있어 다른 어느 지역에 비해 개발 잠재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아프리카의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오는 2020년에는 그 비중이 25%에 달하는 등 아프리카가 세계적인 자원공급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아프리카가 러시아, 중앙아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신흥 에너지 자원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자원개발 뿐만 아니라 인프라 건설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내전 종식 등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도로, 철도, 항만, 발전설비 등 인프라 건설을 통한 국가재건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에 따른 건설 붐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산유국들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대규모의 산업기반시설 확충에 매진하고 있어 여기에서 파생되는 플랜트 건설 수요가 증가일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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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생협력의 아프리카 진출 전략 짜야

아프리카는 잠재적 소비시장으로서도 새롭게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신흥시장으로서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는 자원분야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나, 최근에는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대로 구매력이 확대되면서 소비시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아프리카는 시장규모가 영세하고 구매력이 낮아 국제무역에서 외면당하다시피 해왔으나, 10억명 가까운 인구에다가 2000년대 초반 이후 5~6%대의 높은 경제성장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접근은 상생협력에 두어야 한다. 경제적 이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적이고 일방적인 접근방식은 그 효과가 한시적이거나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유럽 국가들로부터 ‘자원 수탈’이라는 뼈아픈 식민역사의 상처를 잊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인 경제적 접근에 대해 적지 않은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아프리카 접근전략은 상생협력의 길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두 해만 협력하고 말 것이 아니라면 보다 큰 틀에서 상생 또는 윈-원 협력의 포괄적 성격을 이해하고 호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협력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지닌 대한민국의 글로벌 리더십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상생협력을 위해서는 우리만의 경제적 이해에 집착하지 않고 상대방 국가들의 협력 입장을 고려하여, 그들이 직면해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간파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개발경험을 상생협력의 ‘소프트 파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 성공모델이라는 소중한 국가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상생협력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식민지와 전쟁의 경험을 딛고 압축 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발전상을 통해 교훈을 얻고 또한 한국의 여러 제도를 벤치마킹하기를 원하고 있다.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들은 선진국과 중국의 대규모 원조에도 불구하고 최빈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경제발전모델의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산업화 혹은 경제발전은 다른 선진국의 산업화 과정과는 많은 점에서 차이를 갖고 있으며, 이런 우리의 개발경험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지식공유에 있어 적지 않은 장점을 갖고 있다. 선진국들은 지금으로부터 길게는 약 200년 전, 짧게는 100년 전에 산업화를 시작했지만 우리의 초기 산업화 과정은 아직 반세기도 지나지 않았다. 비교적 최근에 산업화를 겪었다는 점에서 선진국에 비해 훨씬 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산업화는 국제개발기구들이 일반적으로 제안하는 ‘워싱턴 컨센서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달성되었다는 점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식민지의 경험을 갖고 경제개발을 달성했다는 점 역시 선진국의 경험과는 차별화되는 요소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강조하는 것은 금물이며, 상대국 사회가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과 환경을 고려하면서 우리가 경제개발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경험을 접목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박영호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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