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함께, 자연과 함께! | 생태환경 위기시대, 녹색외교로 극복한다 2015년 10월호
새와 함께, 자연과 함께! 5
생태환경 위기시대, 녹색외교로 극복한다
한반도는 고유의 아름다움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환경오염과 정치적 긴장상태 등 여러 문제도 당면하고 있다. 유럽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러한 한반도만의 독특한 상황과 타국과 비교하여 유사한 상황 모두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반도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다수의 생물종과 사람들로 인해 다른 지역들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처럼 전쟁과 평화의 시간을 겪기도 했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념을 뛰어넘는 사고가 필요하다. 보편적으로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인류애에 기반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사고해야 함과 함께 삶의 터전인 이 지구상에서 우리가 활용해야 할 환경자원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보편적인 인간애와 공공의 환경자원 그리고 전 세대가 함께 공유하는 미래에 대해 깊게 성찰하고 지향해 나가는 것은 결코 이상에 경도된 것도, 순진무구한 것도 아니다. 이런 인식이 UN의 탄생과 밀레니엄개발목표(MDGs)를 이끌어 냈고 전 지구의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목표들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추진하게 만들었다.
이런 인식은 실제로 모든 국제적 환경협약의 핵심이기도 하다. 올해 6월 전 인류 공통의 문제인 환경과 사회적 위기와 관련하여 생태적, 사회적, 윤리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당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 있다. 한스자이델재단이나 새와 생명의 터가 한반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환경보전 사업 활동은 이러한 인식에 공감하는 민간단체 차원의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세계적 환경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국제환경협약에 참여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 2014년에는 생물다양성협약(CBD) 당사국 총회를 주최한 바 있다. 또한 녹색기후기금(CCF) 사무국, 황해광역해양생태계(YSLME) 프로젝트 사무국, 그리고 철새 보전에 주력하는 동아시아-대양주플라이웨이파트너십(EAAFP) 사무국도 한국에 거점을 두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 그간 이룩했던 경제대국의 저력을 바탕으로 녹색외교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앞서 소개한 프로젝트나 사무국 운용을 통해 비중 있는 지원을 받아온 가운데 귀중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안을 해결하는 데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노력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생태계 악화와 오염으로 인한 철새 개체수의 감소 및 수산업 쇠퇴, 수질저하 등 함께 풀어가야 할 환경적 과제를 앞에 두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다.
北, 조림·농업·철새보전 등 환경프로젝트 의지 갖고 추진
한편 최근 DMZ 포럼에 제출된 보고서에서 다루었듯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비협조적인 국가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면서도 이미 몇몇의 국제환경합의서에 서명한 바 있고 실제로 협약당사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의지를 보이며 다양한 조처를 취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국제적 파트너들과 함께 재조림, 지속가능한 농업 및 철새 보존과 같은 다양한 환경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고 습지의 보존과 현명한 활용을 위한 람사르협약에도 동참할 준비를 갖춰나가고 있다.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람사르협약에 서명하게 된다면 북한뿐 아니라 황해, DMZ, 두만강삼각주 지역 등 국경지역에서의 습지 운영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장의 관리여건이 개선된다면 개발의 과잉을 막을 수 있고 해당 지역의 자원 사용자 간 긴장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협약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고위급회의들은 북한의 습지에 대한 지역적 이해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지역적 환경정책과 협력의 모범을 보여준 성공적 사례가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그리고 덴마크를 지나며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습지 중 하나인 와덴해의 보전 역사에 관해서는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난 세기 이 세 나라는 전쟁을 겪고 있었음에도 지금은 국제적 중요성을 지닌 와덴해 보전을 위해 생물다양성 보존과 어장관리, 관광과 문화 등 다각적인 방면에서 서로 협력하며 해당 지역을 관리 및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환경보존을 위한 녹색외교의 행보에 참고할만한 좋은 선례를 많이 발굴하여 활발한 논의와 함께 본격적으로 면밀한 연구를 추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나일 무어스 / <새와 생명의 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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