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10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 北, 로켓 및 핵실험 위협 … 남북관계 다시 기로에? 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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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로켓 및 핵실험 위협 남북관계 다시 기로에?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 위기 상황에서 만들어진 고위급 접촉 합의와 이어진 적십자 실무접촉 합의로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던 한반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그동안 예상해 왔던대로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대내외적으로 국가적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남북 8·25합의 직후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10월에 북한이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이라는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남북한) 합의 후 오히려 커진 측면이 있다.”며 “북한은 합의로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9월 10일 국정감사에서 “인공위성을 가장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최근 북한이 지난 7월 말 이후 로켓 엔진 연소실험을 한 차례 실시하고 발사 시 필요한 새로운 구조물을 짓고 있어 일정 시점에 가서 발사시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일지

, 당 창건 70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 시사

이런 가운데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9월 14일 “선군조선의 위성들이 우리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주개발국장은 “나라의 경제발전에 적극 이바지하기 위하여 기상예보 등을 위한 새로운 지구관측위성 개발을 마감단계에서 다그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위성개발의 새로운 높은 단계인 정지위성에 대한 연구사업에서도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다 높은 급의 위성들을 발사할 수 있게 위성 발사장들을 개건 확장하는 사업들이 성과적으로 진척되어 나라의 우주과학 발전을 힘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확고한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 개발은 세계적 추세이며 많은 나라가 통신 및 위치측정, 농작물 수확고 판정, 기상관측, 자원탐사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위성들을 제작, 발사하고 있다.”며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어 “평화적 우주개발은 국제법에 의하여 공인된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이며 우리 당과 인민은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이 권리를 당당히 행사해 나갈 드팀 없는 결심에 넘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이미 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7월께부터 대규모 열병식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열병식 행사장인 평양 미림비행장에 스커드와 노동 등 각종 미사일과 240mm 방사포 등 포병 장비, 장갑차 등 수송장비 등을 집결시키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보통 대규모 열병식 행사 3개월 전부터 병력과 장비를 집결시켜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면서 “연습 초기인데도 장비 동원 규모로 미뤄 대규모 행사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제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듯한 발언까지 내놓았다. 북한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9월 1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우리는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무분별한 적대시정책에 계속 매여달리면서 못되게 나온다면 언제든지 핵뢰성으로 대답할 만단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핵뢰성’이라는 표현이 핵실험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제4차 핵실험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0월 이산상봉, ‘바람 앞의 촛불되나?

실제로 북한 원자력연구원장은 “우리의 핵보유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의 산물”이라고 강조하고 “다시 말하여 미국의 극단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에 대처한 자위적 조치”라고 덧붙였다. 원장은 특히 “각종 핵무기들의 질량적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 핵억제력의 신뢰성을 백방으로 담보하기 위한 연구와 생산에서 연일 혁신을 창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장은 그러면서 지난 2013년 4월 북한 원자력총국 대변인이 핵무기 생산 의지를 공개 천명했던 사실도 상기시켰다. 그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에 따라 우라늄 농축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들과 5MW 흑연감속로의 용도가 조절변경 되었으며 재정비 되어 정상가동을 시작하였다.”고 말했다.

북한이 당장 핵실험을 하지는 않겠지만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기존 결의에 규정한 ‘트리거 조항’ 즉 자동개입에 따라 추가 제재에 나서게 된다. 그러면 북한이 이에 반발해 새로운 위협 카드로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위협 발언이 이어지는 속에서도 남북 간 합의는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 양측은 적십자 실무접촉 합의에 따라 10월 20~26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생사확인 의뢰서를 9월 15일에 교환했다. 이 의뢰서 명단의 생사확인 결과가 담긴 회보서를 10월 5일에, 최종 상봉 대상자 명단은 10월 8일에 각각 교환한다.

정부는 금강산 면회소에서 상봉행사를 위해 9월 16~17일 시설점검단을 현장에 파견했고 상봉행사를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도 내렸다. 모처럼 이뤄진 남북 간 화해 분위기 속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 정부도 유엔의 대북제재 움직임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바람 앞의 촛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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