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광복70주년․분단70년, 국민들은 통일을 어떻게 바라볼까? 2015년 10월호
포커스
광복70주년․분단70년, 국민들은 통일을 어떻게 바라볼까?
통일정책은 정부의 기조와 남북관계에 따라 상호 변화해왔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첫 공식입장은 ‘북한지역 자유총선거론’이었다. 이후 정부는 1960년대 ‘선 건설, 후 통일’의 정책기조를 분명히 해왔다. 남북 대화의 시기를 열기 시작한 1970년대에는 ‘평화통일구상 선언’(1970)을 통해 북한을 사실상 정권으로 인정하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고, 남북 당국 간 최초의 공식문서 ‘7·4 남북공동성명’(1972) 발표를 통해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원칙을 내세웠다. 민주화의 토대를 다져나가던 1980년대에는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1982)과 ‘7·7 선언’(1988),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1989)으로 남북 공존을 위한 구체적 모색을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은 1990년대 ‘제1차 남북고위급회담 개최’(1990)와 ‘남북기본합의서’(1992), ‘민족공동체 통일방안’(1993)으로 확대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처음으로 남북 정상이 만나 ‘6·15 남북공동선언’(2000)을 채택했고, ‘10·4 선언’(2007)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실천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분단 70년간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도 남북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과거 일관성 있게 조사가 추진되지 않아 분석에는 한계가 있지만, 통일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살펴본다면 통일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1972년 94.1%, 1989년 89.2%, 1990년 93.4%로 나타났다. 당시는 남북관계에 커다란 전기가 있던 시기로 남북 접촉의 영향 때문에 국민들은 통일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민족결합’수십년 부동의 통일이유 선정돼
당시 국민들은 통일이 가져다 줄 장점, 즉 통일에 대한 필요성으로 ‘이산가족의 고통해소 및 단일민족의 재결합’(1986년 45.04%, 1993년 47.4%)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경제발전’(1986년 44.73%, 1993년 22.2%), ‘민족자주성의 확립’(1993년 14.9%), ‘전쟁발생 방지’(1986년 6.96%, 1993년 9.9%) 순으로 답했다. 당시 국민들에게 통일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정서적 요인이었던 반면, 경제·정치·안보 등의 현실적 이유는 그 다음이었다.
또 “통일을 위해서 남한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1971년에는 ‘경제건설’(30.7%), ‘국방력 강화’(23.3%), ‘정치안정’(18.2%) 순으로 답했다. 이는 ‘선 건설, 후 통일’이라는 정책기조가 미친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1985년에는 ‘정치안정’(44.2%), ‘경제건설’(31.1%), ‘민주발전’(18.4%),
‘국방력 강화’(10.5%) 순을 보였으며, 1987년에는 ‘민주주의 확립’(44.2%), 1990년에는 ‘사회안정’(34.3%)라고 응답했다. 이는 민주화가 진행되는 과정이 통일인식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광복 70주년 분단 70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가동하고 있는 현재 우리 국민들의 ‘통일의식’은 어떨까? 2007년부터 9년 동안 우리 국민들의 통일의식을 조사하고 그 변화의 특징을 분석해 온 결과 발표가 지난 9월 11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에서 있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통일의식조사가 처음 실시된 2007년 63.8%에서 9년 동안 등락을 반복하다가 현재에 이르러서는 51.0%로 최저치를 보였다. 2015년 조사에서 “통일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필요하다’ 20.6%, ‘약간 필요하다’ 30.4%로 이 둘을 합친 긍정적인 응답의 비율은 51.0%로 나타났다. 반면 ‘반반 또는 그저 그렇다’는 응답은 24.2%, ‘별로 또는 전혀 필요없다’는 응답은 24.8%였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의 비율은 전년대비 4.8% 포인트 감소했다.
여기에는 세대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모든 연령층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이 전년대비 감소했으며, 20대와 50대 이상의 응답률 격차가 두 배 넘게 벌어졌다. 20대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지난해 43.1%였던 데 반해 올해에는 30.7%로 12.4% 포인트 감소했다. 50대 연령층에서는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이 지난해 66.2%에서 올해 63.8%로 감소했으며, 60대 이상에서도 지난해 74.1%에서 올해 73.1%로 감소했지만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로는 ‘같은 민족이니까’라는 응답률이 40.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07년 조사 이후 여전히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지만 그 비중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보여 과거 조사와 비교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두 번째로 높은 이유인 ‘전쟁위협을 없애기 위해’라는 응답률은 26.2%로 조사를 시작한 2007년 19.2%로 답변한 이후 2013년 30.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2009년 이후 계속해서 ‘같은 민족이니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보여왔다. 이는 최근 남북 간의 긴장관계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선진국으로 도약’이라는 응답은 2010년 정점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였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이 제기됐던 지난해에 잠시 증가, 올해 다시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던 정은미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그만큼 우리 국민의 통일인식에 정책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통일대박, 더 큰 공감대 위해 가시적 성과 창출해야”
올해 국민들이 예상하는 통일 시기에 대한 조사 결과는 전년대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전년도에는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률이 23.9%였던데 반해 올해에는 19.7%로 줄었다. 2013년에 이어 2014년까지 2년 연속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우리 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가 광범위하게 확산된 데 따른 우려가 컸으나 올해에는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통일이 가능한 시기는 여전히 상당히 먼 미래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년 이내’라고 답한 비율이 25.5%로 가장 높았고, ‘30년 이상’ 19.6%, ‘10년 이내’ 17.8%, ‘30년 이내’ 13.9%, ‘5년 이내’ 3.5% 순이었다. 하지만 ‘5년 이내’와 ‘10년 이내’와 같이 비교적 단기간을 내다보는 예상 비중이 전년대비 소폭 증가하였다는 점이 올해의 다른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언급한 이후 통일대박 항목이 통일의식조사에 반영되었다. 통일대박론에 대한 공감도에 ‘공감된다’는 응답률은 2014년 31.4%에서 2015년 36.4%로 상승했다. 반면 ‘공감이 안된다’라는 응답률은 2014년 28.6%에서 2015년 26.8%로 소폭 하락했다. 판단을 유보한 ‘보통’의 응답률은 36.8%로 지난해 40.0%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 선임연구원은 “통일대박론이 국민으로부터 더 많은 공감을 받기 위해서는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5·24 해제 과반 유보 … 유연한 정책운용 기대
국민들의 대북인식에 대한 조사도 이어졌다.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대상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협력대상’이라는 응답이 35.2%로 가장 많았고, ‘경계대상’이 23.1%, ‘지원대상’이 17.3%, ‘적대대상’이 16.5%, ‘경쟁대상’이 7.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협력대상’이라는 의식이 지난해 45.3%에서 35.2%로 10.1% 포인트 급락했으며 ‘적대대상’이라는 의식은 지난해 13.9%에서 16.5%로 2.6% 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의 대북협력 인식이 27.6%로 가장 낮고 그 다음이 30대 31.6%, 20대 36.9%, 40대 39.0%, 50대 39.0% 순으로 나타나 30대의 대북협력 인식이 지난해 46.7%에 비해 15.1% 포인트 급락한 특징이 두드러졌다.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있다’는 응답이 70.5%로 ‘없다’ 29.5%보다 2.4배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안보불안감이 가장 높았으며 이러한 양상은 그동안의 추세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20대는 74.5%가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으며 30대와 40대는 각각 71.0%, 70.0%,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68.4%, 68.8% 등으로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 간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젊은 세대일수록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대북정책 만족비율에 대해서는 49.2%로 지난해 53.5%에 비해 4.3%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3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과반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던 것에서 최초로 절반 이하를 기록한 것이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북지원이 불가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9.8%로, 지원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8.8%로 예년 수준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5·24 조치 해제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60% 정도는 사실상 판단을 유보하고 있었다. 이는 정치성향별로 진보층(32.9%)이나 보수층(28.7%) 모두 30% 전후가 찬성하고 있음에도 진보층(54.0%), 보수층(52.9%) 모두 50% 이상이 판단을 유보하고 있기도 했다. 따라서 5·24 조치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은 유동적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의 유연한 운용을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들은 최우선 대북정책으로 ‘북한의 개혁·개방 및 인권개선’을 원한다고 답했다. 또 20대는 최우선 대북정책으로 ‘북한의 개혁·개방과 인권개선’(39.1%)을 고른 반면, 60대는 ‘북한의 개혁·개방과 인권개선’(26.2%), ‘남북교류와 대북지원’(24.3%)을 선호했다. ‘통일정책·재원준비’라는 응답은 연령대별 상대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주변국에 대한 친밀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미국’을 선택한 비율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북한’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미국을 가장 가깝게 느낀다는 응답자는 78.3%로 역대 가장 높은 친밀도를 보였으며, 박근혜 정부 들어 대미 친밀감은 계속해서 70%대의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북한을 가장 가깝게 느낀다는 응답자는 8.1%로 작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다. 이는 미국, 중국 다음의 친밀도를 보인 것이다. 한편 일본에 대한 친밀도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 국민의 통일의식은 대체로 남북관계의 정세나 정책의 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조사한 시점에 따라 그 해 국민들의 통일의식은 변화할 수 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올해 통일의식조사는 DMZ 지뢰 폭발이 발생하기 이전에 실행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15 통일의식’과 DMZ 지뢰 폭발 이후 국민의 통일인식은 체감상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전제에 두었다.
따라서 통일이라는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우리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북한에 대한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 특히 남북관계의 정세와 통일의식이 상호 밀접함을 갖는 만큼, 분단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을 낮추고 통일한국에 대비하기 위한 통일정책의 실천적 방안 모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선수현 본지기자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