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1월 1일

탈북교사의 생생이야기 | 교사의 하루, 바쁘다 바빠! 2015년 1월호

print

탈북교사의 생생이야기 25

교사의 하루, 바쁘다 바빠!

북한 학교의 관리체계는 보통 교장-부교장-교무지도원-분과장-교사로 되어 있어 남한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직책들이 있다. 우선 교장은 학교 대외사업을 책임진다. 학교를 관리운영하고 외부단체와의 연계를 취하는 것이다. 부교장은 남한의 교감으로, 당조직 책임자이자 교무행정에 대한 총책임자이고 당의 외곽단체에 대한 지도 및 통제를 맡는다. 북한의 모든 기관이나 단체에는 반드시 정치조직이 있는데, 교사들 중에는 노동당에 입당한 당원교사도 있고, 입당하지 못한 기혼교사들은 직맹(직업총동맹)에, 미혼 교사들이나 30대 이전의 청년교사들은 교초(청년동맹 교원초급단체) 소속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과정안 집행정형, 교사들의 교수안 작성정형, 교편물, 교재내용 및 교수방법 등 교수에 관한 모든 것을 관리한다.

지난 2008년 4월 1일 평양 릉라소학교의 수업 모습

지난 2008년 4월 1일 평양 릉라소학교의 수업 모습 ⓒ연합뉴스

평양제1중, 외국인 참관 위한 전문교사도 있어

하지만 실질적으로 부교장은 당사업이 바쁘기 때문에 교무지도원이 교무행정을 총괄한다고 볼 수도 있다. 즉 교무지도원은 시간표를 작성하고 과정안에 따르는 학기간 수업주수, 주당 시간수에 맞춰 시간표를 작성한다. 이 외에도 학교에서 지시하는 작업이나 행정사항에 대해서 교장, 부교장과 조율하여 집행하기도 한다. 분과장은 우리의 부장과 같지만 과목별로 교사들을 분리해둬 조금은 차이가 있다. 사회분과, 자연분과, 외국어분과 등으로 나뉜 분과별로 수업지도안을 검토하고 분과교재연구회나 분과회의를 주관한다.

한편 도 단위의 제1중학교나 외국어학원, 예술학원 등에는 시, 군, 리 단위에서 온 학생들이 있어 기숙사를 운영해야 하기에 경리부교장이라는 직책도 있다. 학교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것이다. 평양제1중학교 같은 경우에는 외국인 참관이 있어 외사지도원제도 있다. 외국 대표단이 참관할 때 행사 일정을 조율하고 학교 안내를 전문적으로 맡은 교사이다.

학교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교사들의 일주일은 요일별 일정에 따라 쉼 없이 돌아간다.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은 가장 바쁜 날이다. 학습 및 강연회, 정치조직 생활총화, 주·월 교무행정총화가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에 이렇게 많은 일정이 잡힌 것은 교사들의 과외학습(자율학습) 지도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어서이다. 예전에는 요일별로 일정들을 나눴는데 요즘에는 하루에 다 몰아넣고 과외학습 지도에 많은 시간을 할당하게 한다. 학습 및 강연회는 격주로 진행된다. 강연회는 도·시 교사 및 공무원들이 모두 모여 도·시 연구실에서 진행된다. 학습이나 강연회가 끝나면 바로 주·월 교무행정총화를 한다. 이때 교사들의 지각, 결근, 교수사고, 청소정형, 다음 주 계획발표 등에 대해 총화 및 토의한다. 총화가 끝난 다음 바로 조직별 생활총화에 들어간다. 우리학교 같은 경우 월요일은 제일 바쁜 날로 의례 늦게 퇴근할 것을 각오했었다.

과외학습 지도로 화요일, 수요일을 보내고 난 목요일은 분과운영의 날이다. 이날은 교재연구 및 교수방법 발표모임, 시범수업 같은 것들이 있다. 분과운영의 날엔 분과장이 교수안 작성정형을 검열하고 수업에서 제기되는 학문적 문제를 토론하기도 하고 교수방법에 대해 토론도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급수가 높은 교사들에 한해 분기별로 소논문을 제출하게 했다. 소논문은 교재연구를 하며 발견한 논리적인 것들, 교수법들을 중심으로 5~8쪽 정도 작성한다. 그런데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수업에 학생 과외학습 지도, 교양지도 등 할 것이 너무 많아 모두가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은 학과경연(월말시험)

금요일은 학과경연(월말시험)의 날이 있다. 학과경연의 날은 월 1차,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월초에 과목을 정하다가 학생들이 경연과목에만 편향한다는 의견이 있어 월말에 무작위로 월간 진도범위에서 문제를 제출하는 식으로 했다. 학과경연을 금요일로 하는 이유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채점을 끝내야 월요일 첫 아침에 교무과에 성적이 취합되어 오후 주 및 월 총화에서 학급별 등수를 발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엔 이렇게 강한 규율을 세우지 않으니 채점이 다음 주 말에 나오는가 하면 성적종합이 그 다음 주에 나오는 등 경연을 한 번 치르면 다음 달 중간에 가서야 총화를 하게 되어 경연으로서의 의미가 없어졌고 아이들에게 성적을 통한 동기부여도 되지 않아 서둘러 진행하게 되었다.

토요일은 학생정치조직의 날이다. 이날 1~3학년은 2(교시)수업, 4~6학년은 4(교시)수업을 하고 학생들은 학급별로 조직 생활총화를 한 다음 강연회를 비롯한 다양한 정치행사들을 한다.

이러한 주별 일정을 기반으로 이외의 행사나 작업이 수도 없이 치러진다. 그러면 자연스레 주간 일정이 흔들리고 집행 못한 일정을 후에 소화하느라 교사들은 늘 바쁘다. 요즘엔 교사들이 학생개별지도를 비롯한 다양한 부업을 통해 생계도 유지해야 하기에 북한 교사들은 갈수록 더 바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명호 / 전 양강도 혜산시 소재 중학교 교사



댓글 0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