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8월 1일

특집 | 정치 | 자민당 일강체제 구축, 우경화 행보 가속 2013년 8월호

특집 | 아베의 일본, 어디로 가는가?

| 정치 │ 자민당 일강체제 구축, 우경화 행보 가속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7월 16일 오키나와 컨벤션 센터에서 자민당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7월 16일 오키나와 컨벤션 센터에서 자민당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7월 21일에 치러진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예상대로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일본 참의원의 의원정수는 242명(선거구 146의석, 비례대표 96의석)인데 ‘반수개선’이므로 선거는 3년마다 121의석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선거구는 각 도도부현에 하나씩 있는데 1인 선거구부터 5인 선거구까지 다양하다.

이번 참의원 선거의 결과, 자민당은 기존의 50석에 65석을 더해 115석을 차지했다. 더욱이 승부의 관건인 1인 선거구에서는 오키나와와 이와테를 제외한 29개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했고, 대선거구인 도쿄에서는 27년만에 2석을 차지했다. 여기에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이 20석을 확보함으로써 연립여당은 135석을 확보했다. 과반수인 122석은 물론이고 상임위원장을 독점하는 이른바 ‘안정 과반수’라고 하는 129석을 무난히 넘긴 것이다.

자민당이 선거에 승리한 이유는 자민당 내적인 요인과 외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내적 요인으로는 2012년 12월 중의원 총선거 이후 아베 내각이 추진해온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로 인한 경기부양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주요했다. 외적 요인으로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데, 첫째는 국내적 요인으로 야당의 분열과 무능이다.

참의원 선거, 자민당 압승 … 연립여당 안정과반수 확보

자민당 이외에 달리 투표할 수 있는 대안 정당이 없는 야당의 부실이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되기를 원치 않는 유권자의 심리와 맞물려 자민당의 압승으로 나타난 것이다. 둘째는 국제환경으로 북한의 핵실험, 중국과의 영토분쟁 등 안보위협이 안전보장을 이슈화한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민주당은 겨우 17명의 당선자를 내는 것에 그침으로써 선거 전보다 27석이나 줄어들어 참의원 의석은 59석이 되었다. 1인 선거구에는 19곳에 후보를 냈지만 모두 낙선했고, 5명을 선출하는 도쿄에서도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1998년 창당 이래 최악의 결과로 당 해체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12월 중의원 총선에서 민주당의 패배는 집권 3년 동안의 실정에 대한 유권자의 ‘징벌적 투표’의 결과였다. 이후 7개월간 민주당은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특별히 반전을 기대할 수 없었다. 특히 아베 내각 출범 후 아베노믹스의 높은 지지율에 밀려 그에 대항할 만한 어떤 이슈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당내에 개헌파와 호헌파가 대립하면서 확실한 노선을 천명하지 못했고, 원전재가동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다. 그 결과 호헌, 원전재가동과 TPP 결사반대를 들고 나온 공산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도 패했다.

참의원 선거 전에 가장 주목되었던 것은 중의원에서는 자민당이, 참의원에서는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른바 분점국회(分點國會) 상황이 해소될 것인가의 여부와 만약 해소된다면 연립정권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연 개헌발의선인 2/3 이상까지 차지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 자민당이 승리함으로써 중·참의원의 분점국회 상황은 해소되었지만, 개헌발의선인 162석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개헌에 찬성하고 있는 일본유신회가 9석, 다함께당이 18석을 획득하여 이들의 의석을 합치면 개헌발의가 가능한 162석이 된다.

현재 일본의 개헌 발의요건은 헌법 제96조에 규정되어 있는데, 중·참 양원에서 각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개헌발의가 되면 국민투표를 통해 과반수가 찬성해야 개헌이 이루어진다. 아베 총리는 단계적 개헌을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개헌발의 요건을 규정해 놓은 96조를 개정하여 현행 2/3 이상에 의한 발의라는 요건을 1/2 이상으로 완화한 후, 군대보유와 교전권의 금지를 명시하고 있는 9조의 개정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개헌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개헌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공명당은 평화헌법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으로 환경권 등을 헌법에 새로 추가하는 ‘가헌(加憲)’을 주장하고 있다.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이 언제까지 계속해서 반대 입장을 견지할지가 관건인데, 공명당이 연립정권에서 이탈할 생각이 아니라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아베, 단계적 개헌 추진 … 넘어야 할 산 많아

다음은 일본 국민들의 여론이다. 간단히 말해 여론은 일단 찬성이다. 그러나 9조 개헌은 반대다. 일본은 1947년에 현행 헌법이 제정된 이래 70년이 다 되도록 단 한 번도 헌법을 개정한 적이 없다. 그래서 일본인의 상당수가 헌법 개정의 필요성에 동의한다. 새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 위에 공명당의 가헌론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헌법 9조만을 놓고 조사를 하면 여전히 9조를 지켜야 한다는 응답이 훨씬 높다. <아사히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96조 개정에 54%가 반대, 찬성한다는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헌법 9조에 대해서도 ‘바꾸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52%에 이른 반면, ‘바꾸는 게 좋겠다.’는 의견은 39%에 그쳤다.

문제는 아베 정권의 앞으로의 행보다. 참의원 선거에서의 승리로 일본 정치권은 양당제가 붕괴되고 자민당 일강체제가 구축되었다. ‘아베의 독주’가 향후 3년 가량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중의원 선거와 참의원 선거가 2016년에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천재지변이 없는 한 총리가 교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직까지는 일본 국민들의 전쟁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평화헌법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중국과 북한으로 인한 안보불안도 개헌의 호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참 양원에서 개헌발의선을 확보한 아베 총리로서는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제 개헌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정권을 확실히 장악한 아베 내각의 우경화는 앞으로 더욱 구체화되고 가시화될 것은 분명하다. 우리로서는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미애 / 국민대 일본학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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