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문제해결 열쇠는 남북 최고지도자 의지 2013년 8월호
기획 |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 하려면?
문제해결 열쇠는 남북 최고지도자 의지

지난 7월 15일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남북 3차 실무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왼쪽)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남북 간 실무회담이 6차례 열렸으나 결국 결렬 위기를 맞았다. ‘발전적 정상화’는 한마디로 개성공단을 국제적인 수준의 공단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구상이다. 국제적인 수준의 공단은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특구처럼 안전한 투자가 보장되고, 기업 활동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곳을 지칭한다. 개성공단도 이들 나라의 공단처럼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투자여건을 보장하는 것이 훨씬 더 큰 이익을 가져온다는 것이 발전적 정상화를 주장하는 배경이다.
지금까지 6차에 걸쳐 진행된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시한 주요 의제들은 △개성공단 가동중단 재발방지 보장문제 △신변안전과 투자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완비 문제 △국제적 수준의 기업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북측은 △개성공업지구정상운영에 저해를 주는 정치·군사적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 등 중단사태 재발방지 문제 △공업지구의 안정적 운영과 기업 활동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한 기구 및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데 대한 문제 △신변안전 및 투자재산보호 문제 △통행·통신·통관문제 △공업지구를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경제협력지구로 발전시켜나가는 문제를 비롯하여 공업지구를 하루빨리 정상화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성의 있는 실천적 제안들을 내놓았다.
책임소재와 재발방지 벽 못 넘어
이들 의제 가운데 일부 협의가 진전된 부분도 있고, 좀 더 조율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평가다. 실제 북측이 6차 회의 때 일방적으로 공개한 지난 3차 실무회담 합의서 초안, 4차 실무회담 합의서 수정안, 6차 실무회담 합의서 재수정안 등을 보면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로 해석할 수 있는 제안 내용도 있고, 그렇지 않고 우리의 입장과 충돌되는 내용도 적지 않아 보인다. 남북 양측은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을 국제적 수준의 기업 활동을 보장하다든지, 외국기업의 유치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부문에서는 일치를 보였다. 또한 개성공단 운영에서 생기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경제협력 협의사무소의 가동 재개와 공동위원회 구성, 분과위원회 설치 등도 제시하였다. 김기웅 우리 측 수석대표도 “(외국기업 유치는) 북한 측도 개성공단을 국제적인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남북한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로 나아가기 위한 첫 번째 관문, 즉 재발방지 보장장치의 마련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우리 측은 재발방지를 실제로 보장할 수 있고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합의서에 담겨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재발방지 부분에 대한 입장차가 가장 크고 우리 측은 재발방지 보장을 위해 북측의 확고한 약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북측이 재발방지 조치와 관련해 ‘나름대로’ 진전된 안을 재차 내놓고 있지만 우리 측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성공단 사태의 책임 소재와 재발방지책에 대한 남북 양측의 의견차가 너무 큰 나머지 다른 의제와 관련해 절충점이 많이 만들어져도 회담은 결국 본격적이고, 충분한 논의조차 하지 못한 듯하다.
아직 ‘반전’의 가능성 열려 있어
북한은 기본적으로 개성공단 중단과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는 남북한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개성공단을 중단시킨 것도 북이고, 해결할 책임도 북에 있다.”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은 앞으로 바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결국 앞으로 언젠가 회담이 재개되어 남북 양측이 재발방지 및 책임소재 문제에 대해 절충점을 찾지 못한다면 개성공단 폐쇄상태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전’의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은 열려 있으므로 북한이 개성공단의 정상화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우리 측의 입장을 수용해 나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 북한도 회담을 ‘결렬’이나 ‘폐쇄’로 규정하지 않고 ‘결렬 위기’라는 표현만 사용하고 있다. 우리측의 재발방지와 관련한 입장변화를 촉구하면서 실낱같은 회생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남북한 모두 개성공단의 장기적 폐쇄는 부담스럽다. 특히 북한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의 폐쇄가 불러올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의 결렬위기로 남북대화와 경제발전에 주력하려는 김정은 정권의 노력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6차 회담까지 보여준 행동을 보면 근본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를 못하지만 사실상의 공단 가동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이 공개한 합의문 초안 수정안 등을 보면 과거보다 훨씬 전향적인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보여주었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제안들을 했다. 재발 방지, 북한의 일방적인 책임 인정 부분을 빼면 나머지 부분은 개성공단을 재가동 했을 경우 북한의 전향적인 정책, 제도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지금 당장 결렬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남북 간의 최고 지도자의 의지가 근본 문제를 푸는 열쇠로 인식된다. 남북이 다시 마주앉아서 재발 방지와 관련해서 낮은 수준의 합의를 하더라도 우선은 개성공단을 가동시켜놓고 재발 방지의 수준을 점차 높여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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